[헬스코리아뉴스 / 권현 기자] 자동차 매연 등으로 인한 대기오염이 치매 발생 원인이라는 연구결과가 잇따라 발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영국보건위원회 사라 월라스톤(Sarah Wollaston) 박사는 최근 데일리익스프레스와 인터뷰에서 “올 초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 연구팀의 발표에 따르면 다양한 치매의 원인 중 대기오염으로 인한 치매는 21%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세먼지와 이산화질소 등의 대기오염 물질은 치매를 일으킬 수 있는 요인”이라며 대기오염과 치매의 밀접한 연관성을 보여주는 연구결과들을 소개했다.
대기오염 지역 가까이 살수록 치매 위험↑
미국 토론토대학 연구팀은 지난 1월 대기오염이 심한 대로변에서 50m(미터) 떨어진 곳에 사는 주민들은 대로변에서 200m 떨어진 곳에 사는 주민들보다 치매 발생 위험이 12% 높았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같은 달 캐나다 온타리오 공중 보건국 연구팀이 2001~2012년 사이 캐나다 온타리오주(州)에 거주하는 20~85세 치매 환자 24만361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결과에서도 대기오염과 치매의 연관성이 나타났다.
이 연구결과 따르면 교통이 혼잡한 지역에서 50m 이내에 사는 사람들은 300m 떨어진 거리에서 사는 사람들보다 치매에 걸릴 위험이 7%, 차량 정체가 심한 지역에서 50~100m 이내에 사는 사람들의 치매 발병 위험은 4%, 101~200m 이내 사는 사람의 치매 발병 위험은 2%로 조사됐다.
즉 대기오염이 심한 교통 혼잡 지역에서 가까이 살수록 치매 위험이 높아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대기오염 물질은 사람의 혈류로 들어가 염증을 일으켜, 심혈관질환과 당뇨병 발생의 원인이 된다”며 “뇌혈관을 따라 들어가면 치매 등의 신경학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치매는 다양한 원인에 의해 뇌 기능이 손상돼 기억력·언어능력·시공간 파악 능력·판단력·추상적 사고력 등의 인지 기능이 저하된 상태를 말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기준 전 세계 치매 환자는 4750만명으로 집계됐다. 기대수명이 증가할수록 치매 환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으며, 일부 선진국에서 사망원인으로 치매는 심장병을 넘어서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치매 환자는 약 65만명으로 집계됐다. 65세 이상 전체 노인 인구 중 치매 환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9.8%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