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김다정 기자] 미국에서 해킹 위험이 있는 심장박동기 50만대가 리콜 조치된 일을 계기로 향후 의료기기 시장에서 사이버 보안이 중요해질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지난달 31일 세인트주드 메디컬(SJM)사가 제조한 심장박동기에 대해 해킹위험을 이유로 자진 리콜하도록 조치했다.
해당 기기는 심장박동에 문제가 있는 환자들의 가슴 부위 등에 이식하는 소형기기로, 환자의 심장박동에 이상이 있으면 이 기기가 심장에 연결된 선을 통해 전기자극을 보내 정상화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FDA는 “이 기기가 보안에 약점이 있어, 해커들이 해킹을 해 원격으로 기계의 작동을 멈추거나 환자들의 심장박동을 조작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며 리콜을 명령했다. 다만 이번 조치는 제품을 전량 회수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에 설치된 보안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도록 했다.
현재 이 기기는 미국에서만 약 46만5000명이 이식한 것으로 추산되며, 미국 외 국가에 도입된 심장박동기까지 고려하면 그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코트라 미국 로스엔젤레스무역관 최종우 조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이번 조치를 통해 앞으로 의료기기 시장에서도 사이버 보안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무선 전파로 운영되는 심장박동기가 많아지면서 다른 전자기기처럼 해커들이 무선 전파망을 통해 프로그램에 접근한 후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는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보안전문가들도 심장박동기를 비롯해 무선 전파망과 연결되는 모든 의료기기에 대해 철저한 보안 강화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권유하고 있다는 것이 최 조사원의 설명이다.
그는 “데이터 범람, 인터넷 기반 솔루션, 클라우드 및 온라인 서비스의 증가는 앞으로 더욱 광범위하고 공격적인 바이러스를 확산시킬 것”이라며 “의료기기 업체는 소프트웨어 관련 시스템 보안 개발과 소비자들과 의사들이 쉽게 업데이트할 수 있는 프로그램 제작이 필수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