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김은지 기자] 아기를 출산한 후 보통 엄마들에게 나타나는 산후우울증이 남성에게도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자녀가 태어난 후 9~15개월까지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수치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 더비 삭스비(Darby Saxbe) 박사팀은 최근 출산을 한 18~40세 저소득층 부부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UPI통신이 5일 보도했다.
연구진은 아이가 태어나고 2·9·15 개월 후 부부를 방문해 우울증 증상, 관계 만족도, 육아 스트레스 등에 대한 인터뷰 및 남성의 정액 샘플을 하루 3번 채취했다. 조사 결과 남성 호르몬 수치는 내려가기도 하지만 올라가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르몬 수치 변화는 부부관계에 있어 크게 영향을 미쳤다.
남성 호르몬 수치가 올라간 남편은 육아로 인한 스트레스나 산후우울증을 겪을 확률이 더 높았고, 부인에게 정서·언어·신체적인 공격을 할 가능성이 증가했지만, 테스토스테론이 내려간 남편의 부인은 산후 우울증이 완화돼 육아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삭스비 박사는 “아버지는 생각보다 아이 양육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고, 아버지가 있는 가정에서 아이를 더 잘 키운다”며 “따라서 아버지가 자녀 양육에 기여하는 원인을 밝히는 것이 중요했다”고 말했다.
이어 “남성도 여성과 마찬가지로 호르몬 수치에 변화로 인해 산후우을증을 겪을 수 있지만, 엄마와 아이에게 도움이 되므로 억지로 치료하는 것은 좋지 않다”며 특히 산후 기간 동안 남성 호르몬이 낮아지는 것에 대해서는 “부모 역할을 하기 위한 정상적이고 자연스러운 반응”이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결과는 호르몬·행동(Hormones and Behavior) 저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