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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케어에 ‘의료질 향상’은 없다
  • 공태훈 | admin@hkn24.com
  • 승인 2017.09.0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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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국민건강보험의 급여 비용에 대한 의료기관의 원가보전율이 의원과 병원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약 70%에 불과하다고 보고 된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 손실분을 보전하기 위해 비급여 진료를 허용하고 있지만 대다수의 의학적 진료는 급여의 범위에 있기 때문에 급여진료가 역시 진료의 주를 이룬다.

낮은 급여 수가로 인해 원가보전과 수익을 위해 의료기관은 진료해야 하는 환자의 수를 늘려야 했기에 의사는 시간에 쫓겨 진료를 해왔고 환자 1인당 진료시간이 줄어드는 결과를 가져왔다.

환자도 의사에게 충분히 하고 싶은 말을 다 못하고, 의사도 환자에게 충분한 설명을 하기엔 시간이 모자랐기에 진료는 환자에게 불만족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이는 의원 대학병원 할 것 없이 만연해 있는데 그래서 우리나라는 외래 진료의 질이 낮다.

수술의 수가도 낮게 책정되어 있다. 같은 수술 시스템을 운영하는 병원도 1주일에 10건쯤 하는 지역의 병원은 유지가 되지만 1주일에 1~2건쯤 하는 지역의 병원은 유지가 되지 않아 수술실 운영을 중단하거나 병원을 폐업한다.

병원이 없으니 인력도 양성되지 않는다. 인구가 많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의료기관이 발달한 이유 중 하나이다.

그나마 교통이 발달되어 있어 전국이 일일 아니 반일 생활권이라 시골에서도 도시로 이동하여 필요한 수술적 치료를 받으면 되지만 응급수술이 필요한 경우에는 얘기가 달라진다.

중증 외상으로 응급 수술이 필요한 소아가 수술할 수 있는 병원이 없어 전남에서 전북을 거쳐 서울로 이송되었으나 늦어서 사망에 이르렀다는 기사는 우리나라 의료 현실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9일 서울성모병원에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출처 : 청와대)

낮은 수가가 의료질 낮춘다

표준적인 치료 방법이 정비되어 있는 몇 가지 질환을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는 포괄수가제를 보자.

포괄수가제를 시행하자 병원은 해당 질환에 지출비용 절감을 위해 당장 문제가 되지 않는 범위에서 투여하던 약을 최소화 하였고 수술의 경우 고가의 1회용 수술기구 사용도 소독 후 사용하는 다회용 도구로 변경 하였다.

감염률이 낮은 고가의 창상 드레싱 제품은 사용 빈도는 포괄수가제 질환에서는 줄어들었고 이를 공급하는 업체도 매출이 감소하였다.

모 방송 프로그램에 출현한 한 작가분은 이를 행위별 수가제에 대비하여 의료비 절감의 효과를 가져왔으니 긍정적 효과라고 하였으나 이는 경제적 측면만 바라본 의견이다. 의사인 내가 보기엔 정반대로 의료의 질이 낮아진 결과를 초래하였다.

급여 수가가 낮아 병원은 제한된 인력을 고용할 수 밖에 없다. 대학병원의 일반병동에서 1명의 간호사가 담당하는 환자의 수는 적게는 10명에서 많게는 20명에 달하는 곳도 있다.

생사의 기로에 선 환자가 있는 중환자실도 1명의 간호사가 4~5명의 환자를 동시에 케어 해야 한다.

이미 간호사 1명이 담당해야 하는 환자 수는 이미 포화상태, 아니 그를 훌쩍 넘은 단계에 있다. 간호사의 업무가 지나치게 과다하고 힘들기 때문에 환자들이 받는 간호 서비스의 질이 낮다.

그 때문인지 간호사 면허를 가진 현직 간호사의 50% 이상이 현직에 종사하고 있지 않다고 하는데 내년에 부족한 간호사 수는 12만명이라고 한다. 그런데 국가는 제한된 적은 급여 비용으로 간호에 간병서비스까지 동시에 제공하겠다고 한다.

이미 간호 간병서비스 시범 사업을 한 병원에서 많은 부작용을 보이고 있다. 식사를 혼자 할 수 없는 환자 10명을 간호사 1명이 담당하면 식사에 20분이 걸린다고 가정하였을 때 식사에만 200분이 걸린다.

단순한 시간이 문제가 아니다. 간호사 1명이 1명의 환자에게 20분동안 식사를 보조하는 동안 나머지 9명은 어떠한 간호 간병도 받지 못한채 방치되어야 한다.

처음 식사를 한 환자부터 마지막 식사를 한 환자의 식사 시간 차이는 3시간이 넘는다. 이러니 간병 서비스의 질도 매우 낮다. 간호 간병서비스 병동인데 간병인이 추가로 배치되어 있기도 한다. 그런데 그 사업을 이제 확대하겠다고 한다.

요양병원의 질이 낮은 이유도 낮은 수가 때문

노인요양보호법을 제정하여 수많은 요양병원이 생겨나고 요양보호사 등의 인력도 늘어났지만 정작 요양병원도 질이 낮다.

요양병원에서 의사 1명이 케어 해야 하는 노인 환자의 수. 요양병원에서 간호사 1명이 담당해야 하는 노인 환자의 수는 앞서 말한 대학병원의 수준을 능가하기 때문에 질이 높을 수 없다.

질병의 심각도가 비슷하다고 생각하였을 때 노인 환자 1명의 케어는 젊은 환자 1명에 케어보다 더 많은 노동력을 필요로 한다. 그런데 노인요양보호법을 제정하여 노인 요양에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하였지만 낮은 수가를 계속 유지하기 때문에 많은 인력이 투입되지 못하고 질이 향상되지 않는다.

1명의 의사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은 잘 알려져 있다 소아외상외과 전문 의사 같은 전문중의 전문 인력은 초중고 및 의과대학까지 제외해도 7~8년의 시간이 걸린다.(인턴-레지던트-펠로우)

1명의 간호사를 양성하기 위해 걸리는 시간도 초중고를 제외하여 우리나라 정규 과정으로 3~4년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게 다가 아니다. 병원에는 환자의 간호 업무만 하는 간호사 뿐 아니라 감염관리, 진료협력, 건강보험심사 등 수많은 부분에서 일하는 간호사가 있는데 이들은 모두 병원에서 추가 교육 훈련을 받는다.

그런데 이렇게 길러진 간호 전문인력의 절반이상이 현업에 종사하고 있지 않다. 매해 수많은 신규 간호사들이 병원에서 선발하여 교육, 훈련을 받지만 50% 이상이 일을 그만두는 것이다. 심각한 국가적인 인력 낭비가 아닐 수 없다.

낮은 수가 때문에 낮은 질의 의료가 계속 공급되고 있는데 비축된 건강보험의 준비금을 복지의 확대에 더 많은 국가 재정을 쏟아 붓겠다고 한다. 의료의 질 향상에 대한 언급은 미미했다. 지난달 9일 서울성모병원에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을 발표한 뒤 환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출처 : 청와대)

문재인 케어에 ‘의료의 질 향상’은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비급여의 급여화’라는 건강보험의 보장성 확대를 골자로 이른바 ‘문재인 케어’를 발표하였다. 발표 전문을 몇 번이나 읽어보았다. 정책의 방향엔 건강보험의 보장성 확대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었다. 이른바 ‘복지’의 확대이다.

낮은 수가 때문에 낮은 질의 의료가 계속 공급되고 있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데 그걸로 비축된 건강보험의 준비금을 복지의 확대에 더 많은 국가 재정을 쏟아 붓겠다고 한다. 의료의 질 향상에 대한 언급은 미미하였다.

낮은 질의 의료를 공급하여 생긴 비축된 재정으로 의료의 질 향상에 투자하는 것이 옳다. 건강보험이 제한하고 있는 급여 지침을 확대하여 안정성과 유효성이 입증된 의학적 치료를 더 많이 건강보험이 보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의료의 질 향상을 위해 옳은 일이지만 단순히 이러한 확대만으로는 부족하다.

질 향상을 위해서는 의료서비스 인력 양성과 산업의 발달에 포커스를 더 맞추어야 한다. 현직에 종사하고 있지 않은 50% 이상의 간호사들을 다시 현직으로 복직을 유도 하는 것이 부족한 간호사 12만명을 새로 배출하는 간호대학을 만드는 것 보다 더 나은 방법이다.

긴 시간 공부와 수련을 통해 외상외과 전문의가 되었지만 인력난으로 인해 1년에 4~5번 집에 가는 힘든 생활을 견디지 못해 그만두고 다른 진료를 하는 의사가 없도록 하는 것이 반복하여 새로운 외상외과 의사를 양성하는것 보다 더 나은 방법이다.

수가 향상을 통하여 병원이 더 많은 의료 인력을 고용하도록 하는 것이 의료의 질 향상 뿐 아니라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되며 환자들의 만족도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의사들로 하여금 삭감 방지를 위해 심평원 기준을 새로 공부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의학적 진료와 연구에 전념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의학의 발달과 의료산업의 발달에, 환자의 질병 치료에, 더 나아가 국민 건강에 더 많은 도움이 된다.

▲ 창녕군 보건소 공중보건의사 공태훈

급속도로 발달하는 현대의학의 발전을 건강보험의 지침이 따라 올 수 있도록 관련분야에 인력을 양성하고 기존의 전문가 인력에게 자문을 하는데 재정이 더 사용되어야 한다.

질병치료에 비용이 덜 들어가도록 건강보험 재정을 더 투입 하는 것 보다 질병 예방과 만성질환 관리를 위한 교육에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그런데 문재인 케어에는 이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 사람이 먼저라고 외친 문재인 정부가 부디 의료 전문가 각계 각층의 의견을 널리 수렴하여 ‘복지’ 한방향이 아닌 인력 양성과 산업 발달에 포커스를 더 맞추어 주길 바란다. <창녕군 보건소 공중보건의사 공태훈>

공태훈  admin@hkn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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