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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가 소화기 질환에 미치는 영향
  • 신승환 | admin@hkn24.com
  • 승인 2017.09.0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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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지난 5월 농림축산식품부가 발간한 ‘커피류 시장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한 해 우리나라 성인 1인당 커피 소비량이 아메리카노 커피(10g) 기준으로 377잔이라고 한다. 평균적으로 전 국민이 매일 1잔 이상씩 마시는 셈이다.

2012년 이후 연평균 7%의 증가 추세라고 하니 우리나라 사람들의 커피 사랑이 대단하고, 그 크기도 점점 커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커피 문화가 급속히 전파되고 있는 것에 맞추어 병원 진료실에서도 커피가 환자의 불편 증상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이야기가 오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의사 역시 일부러 관심을 가지고 알아보지 않는 이상 커피와 어떤 신체기관의 증상이 의학적으로 얼마나 연관성이 있는지, 어떻게 연구되어 왔는지 자세히 알기는 어렵다.

그래서 글을 통해서 특정 증상이나 질병이 커피와 어떤 연관이 있고 얼마나 연구 되었는지를 이야기 해 보고자 한다.

커피는 소화기 질환에 정말 악영향을 미칠까?

먼저 커피가 소화기 질환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이야기이다.

커피는 일반적으로 소화기계통 질환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되어 온 게 사실이다. 이것은 커피가 위식도역류질환(GERD)을 일으킬 수 있는 하나의 요인으로 알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 커피는 일반적으로 소화기계통 질환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되어 온 게 사실이다. 이것은 커피가 위식도역류질환(GERD)을 일으킬 수 있는 하나의 요인으로 알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교과서나 문헌에는 커피가 주스나 청량음료와 마찬가지로 하부식도괄약근의 압력을 낮추어 역류 증상을 일으키도록 작용한다고 많이 언급된다. 그러나 옛날 사람들은 오랫동안 커피를 위장약으로 이용 해 왔다.

그 시작은 120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에티오피아의 농부들은 커피나무 열매(커피 체리)를 묽게 끓여서 죽처럼 먹거나 위장약으로 복용했다고 알려져 있다. 서양에서 커피에 대해 기록된 가장 오래된 문헌인 의학집성에도 이러한 내용이 나온다. 의학집성은 페르시아에서 의과대학생 교과서로 쓰였던 책이다.

여기서 아라비아의 의학자 라제스(Rhazes)는 “예로부터 아프리카에 자생하던 나무인 분(Bunn)의 씨앗을 갈아서 끓여 만든 보릿짚 색깔의 황갈색 액체(Buncam)가 위장에 뛰어난 효능이 있다”고 기술하였다.

동양의 의학 서적에는 커피가 나중에 전파되었기 때문에 근대에 들어서야 커피에 대한 기록이 나온다. 근대 중국에서 기술된 ‘신화본초강요’라는 책에는 “커피는 신경을 자극하고 심장을 강화하며, 위를 건강하게 하고 이뇨 작용을 한다. 소화불량에도 효과가 있다”고 기술되어 있다.

이렇듯 역사적으로는 커피가 소화기계통에 긍정적으로 작용함을 알고 이용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커피에 들어있는 카페인이 갖고 있는 위장관 계통에 대한 효과는 위산 분비를 증가시키고, 담낭을 수축시켜 담즙분비를 촉진하며, 장 연동운동을 촉진하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카페인의 함유 여부와 관계없이 커피를 섭취하면 식도괄약근의 압력이 감소되어 위산을 역류시키는 부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위식도 역류질환 환자들은 커피뿐만 아니라 주스나 청량 음료를 마실 때도 똑같이 속쓰림을 경험하게 되므로 반드시 이것이 커피에 의한 특이적 증상이라고 볼 수는 없다.

네덜란드와 노르웨이 등 유럽에서 시행된 대규모 연구에서는 커피 섭취와 위식도 역류증상과의 연관 관계를 찾아볼 수 없었다고 발표하였다. 2012년 발표된 메타분석 결과를 보아도 서로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후 이탈리아와 호주에서 시행 된 연구에서도 마찬가지 결과였다.

커피보다는 오히려 흡연, 고염식, 높은 신체질량지수(BMI)나 적은 활동량 등이 위험 요인으로 많이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억울한 커피, 흡연·헬리코박터균 감염이 장에 더 안좋아

▲ 커피 섭취는 소화불량 증상이 있는 사람들에게도 어떠한 영향을 주지 않는다. 커피는 위가 수축해서 내용물을 배출하는 기능을 포함해서 위의 생리학적 움직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커피가 위나 십이지장 궤양의 원인으로도 꼽히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커피 보다는 흡연과 헬리코박터균 감염이 훨씬 더 중요한 요인이라고 잘 알려져 있다. 2003년 덴마크에서 시행한 2400여명의 위궤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나, 2012년 일본에서 성인 80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단면 연구에서도 위, 십이지장 궤양과 커피 섭취는 관계가 없었다고 발표하였다.

커피는 장 운동을 활발하게 해줄 수 있다고 하는데, 그 기전은 이렇게 설명할 수 있다. 대장을 구성하는 근육세포에 분포하는 아데노신 수용체는 카페인에 의해 차단될 수 있는데, 이완 명령이 차단되면 근육세포들은 수축하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그러면 장의 근육들이 연동운동을 통해 더 쉽게 수축하게 되어 대장 운동이 촉진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커피는 쓸개에 돌이 생기는 담석증에는 긍정적인 효과를 미치는 것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커피 섭취는 담낭수축호르몬의 수치를 증가시켜서 담낭의 수축을 유발한다. 그래서 담석증 환자들은 커피를 마시고 나면 담도가 있는 우상복부에 통증이 유발된다고 하는 경우도 있다.

이탈리아에서 대규모로 환자-대조군 연구를 시행한 자료에 따르면 담석증 발생과 커피 소비는 반비례 관계를 보였다.

또한 40~75세 남성 약 4만6000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에서 ‘하루에 2~3잔의 레귤러 커피를 섭취하면 담석증 발생이 40% 감소하고, 4잔 이상 섭취하면 45%까지 발병이 낮아진다’고 보고하였으며 이 때 카페인의 함유 여부와는 상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 국립부곡병원 신승환 공중보건의사

이러한 결과에 따라 고 콜레스테롤성 담석증을 일차적으로 예방하기 위해 적당한 정도로 커피를 섭취할 것을 권장하기도 한다. 여러 연구들을 보면 커피 섭취는 남녀 모두 담석증 예방 효과가 있었으나 특히 남성에서 더 효과적이었다.

일반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 보다 커피 섭취는 소화기 계통에 긍정적인 경우가 많으며 대부분 소화기계 질환과의 연관성도 밝혀진 바가 거의 없다.

적어도 현재까지 연구된 바에 따르면, 커피가 소화기계통의 불편 증상을 일으키거나 악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니’라고 이야기 할 수 있다. 그러니 조금은 더 안심하고 커피를 마셔도 되겠다. <신승환 국립부곡병원 공중보건의사, 내과 전문의>

신승환  admin@hkn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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