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김은지 기자] 화이자의 통증치료제 ‘리리카’(성분명: 프레가발린)의 주요 적응증인 신경병증성 통증치료에 대한 용도 특허가 지난 14일자로 만료됐다.
그동안 뇌전증 치료제로만 판매할 수 있었던 제네릭의 적응증이 모두 풀리자 국내 제약사들의 시장 공세가 더욱 거세지는 모양새다.
대웅·명문 등 출사표 … 서방제 준비 중인 제약사도 있어
대웅제약과 명문제약은 16일 리리카의 제네릭인 ‘리카프리’와 ‘프릴린캡슐’ 75mg, 150mg 등을 각각 출시했다.
이들 제약사는 빠른 통증 감소와 수면장애 개선 효과, 높은 환자 복약편의성, 오리지널 약가 대비 약 10% 저렴한 비용 등의 장점을 내세우며 리리카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CJ헬스케어는 오리지널 제품에는 없는 25mg, 50mg 등의 용량을 새롭게 추가하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신기능장애가 있는 환자에게 저용량 제품을 우선적으로 권고 있어, 국내에서도 시장수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금까지 해당 용량 제품을 허가받은 제약사는 CJ헬스케어가 유일하다. 회사 측은 현재 출시 준비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리리카의 복용편의성을 높인 개량신약의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제약사도 있다.
유한양행은 개량신약 후보물질인 ‘YHD1119’의 임상 3상을 내년 출시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 이 물질은 리리카의 1일 2회인 복용 횟수를 1일 1회로 줄여 편의성을 높인 서방형 제품이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11월 말초신경병증성 통증 적응증으로 임상 3상을 허가받았으며, 현재 당뇨병성·대상포진 적응증에 대해서도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네릭만으로는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한 제약사들이 서방형 개량신약을 통해 차별화 전략을 펼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약 100개 제네릭 경쟁 예상…“탄탄한 영업력 내세운 국내사 기대”
리리카는 연간 처방액이 약 500억원을 넘는 대형품목이다. 신경병증성 통증 치료, 뇌전증, 섬유근육통 등에 처방할 수 있으나, 주로 통증 치료에 사용된다.
영국 NICE의 신경병증성 통증 치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프레가발린은 모든 신경병증성 통증에 1차 치료제로 추천되고 있다. 미국신경학회(AAN) 당뇨병성 신경병증성 통증 가이드라인에서도 최고등급(Level A)을 받을 정도로 효과와 안전성을 인정받고 있는 약물이다.
국내 제약사들은 지난 2012년 리리카 제네릭을 잇달아 출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화이자사는 지난 2013년과 2014년 각각 특허권 등 침해금지가처분을 국내 13개 제약사를 대상으로 신청했다. 이 같은 법적 다툼으로 인해 지금까지의 국내 제네릭들은 통증 치료가 아닌 간질 치료로만 사용이 가능했다.
하지만 최근 화이자의 일부 승소로 마무리되고, 통증 특허도 만료되면서 국내 제약사도 동일한 적응증으로 제네릭 출시를 할 수 있게 됐다. 500억 원대 블록버스터 시장에서 본격적인 경쟁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현재 리리카 제네릭 허가가 약 190건에 이르고 있는 만큼 특허만료 이후 시장에서는 100여 개의 제네릭 제품이 경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일부 제약사들은 이미 통증에 대한 적응증을 추가했기 때문에 특허 만료 직후부터 바로 처방이 가능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용도 특허가 만료되면서 발이 묶였던 국내 제약사의 활동이 자유로워졌다”며 “통증 적응증에 급여 적용이 되면 제네릭 처방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라 탄탄한 영업력을 지닌 국내 제약사와 리리카의 경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많은 제네릭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만큼 국내 제약사들의 과도한 영업 경쟁도 우려된다”며 “이미 제네릭 경쟁 포화상태인 상황에서 신약 또는 개량신약 개발도 하나의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