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에게 희망을 … 고등학생들의 재능기부
암 환자에게 희망을 … 고등학생들의 재능기부
면역항암제 급여 촉구 영상 제작 … “청소년들이 앞장서서 목소리 내줬으면 좋겠다”
  • 김다정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7.08.14 17:14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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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김다정 기자] 폐암 환자들의 염원을 담은 면역항암제 건강보험 급여화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번 급여를 위해 환자들은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서울 광화문 등에서 1인 시위를 펼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이 같은 노력으로 폐암 환자들은 이르면 다음 달부터 면역항암제에 대한 급여를 적용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그런데도 면역항암제 급여를 외치는 환자들의 목소리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면역항암제의 적응증이 확대되면서 급여 혜택을 받고자 하는 암 환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암 환자와 그 가족들뿐 아니라 청소년들까지 발 벗고 나섰다. 울산 남창고등학교 이휘영(18) 학생을 중심으로 모인 김지수(20, 서울대), 구상현(19, 전주 한일고), 박상은(18, 김해 경원고), 최영주(17, 경기 서정고) 등 학생 5명은 면역항암제 급여화를 희망하는 환자들의 이야기를 담기 위해 영상 제작에 뛰어들었다.

헬스코리아뉴스는 이번 영상제작을 기획하고 학생들을 인솔한 면역항암 카페 회원 ‘달바다’(김용덕 씨)와 재능기부에 참여한 학생들을 만나, 이들이 영상을 제작한 이유와 향후 활용 계획 등에 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최영주, 김지수, 이휘영, 박상은, 구상현, 달바다(김용덕)

-. 영상제작을 기획한 이유는.

달바다: “면역항암제의 효과가 입증된 상황에서도 이론적인 자료들과 각종 비합리적인 절차 때문에 급여화가 늦어지면서 제대로 신약을 써보지도 못하고 떠나가는 환우들을 보면서 많이 안타까웠다. 더불어 많은 암 환우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어서 이번 영상을 기획하게 됐다.

인터넷 ‘면역항암’ 카페에는 폐암뿐 아니라 위암·신장암·간암·담낭암·유방암 등 다양한 암종을 앓고 있는 환우들이 모여 있다. 회원들 중에는 면역항암제를 쓰고 싶어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런 분들을 위해서 활동하고 있다. 최근 폐암에 대한 면역항암제 급여가 초읽기에 들어갔는데, 다른 암종에 대해서도 차례대로 보험 급여도 추진하고 활동할 계획이다.”

-. 영상제작에 참여하게 된 이유와 암 환자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휘영: “평소에 영상제작에 관심이 많았는데, 내가 좋아하는 일로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를 느끼고 참여하게 됐다. 저도 평소 암이라는 병에 대해 잘 몰랐는데 다른 사람들도 관심을 갖지 않으면 모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영상제작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될 수 있다면 의미 있는 일이 될 것 같아 친구들에게 도움을 요청해 시작하게 됐다.

이번 영상제작을 계기로 암 환자들의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암이나 항암제와 관련된 분야는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한데, 이전에 저는 이 분야에 대해 아무런 지식도 없었다. 그래서 이번 기회를 통해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보고 공부도 하다 보니 관심이 생겼다.”

지수: “제가 먼저 휘영이에게 함께 하고 싶다고 했다. 저희 집안은 가족력으로 위암이 있어, 친척들이 항암치료를 하는 것을 지켜보고 공부도 하면서 다른 친구들보다는 항암제에 관심이 많았다. 면역항암제라는 3세대 신약이 출시됐다는 것을 듣고 원리를 찾아보니 ‘환자들에게 싸게 보급되면 많은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캠페인에 동참하게 됐다.”

상현: “휘영이의 권유로 시작하게 됐다. 제가 축구도 좋아하는데 성공하는 페널티킥의 수에 따라 소아암 환아를 위한 모금액이 축적되는 ‘Shoot For Love’라는 캠페인을 들어본 적이 있어서, 더 관심을 갖게 됐다. 그동안 뮤직비디오나 다른 콘텐츠를 통해 영상제작하는 일을 하고 있었는데, 제 능력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흔쾌히 함께 하겠다고 했다.”

영주: “이번 영상제작 과정에서 환자분들을 만나 눈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면서 나도 모르게 감정이입이 됐다. 저의 재능을 기부하고자 참여하게 됐는데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배우고 가는 것 같다.”

상은: “처음에는 영상봉사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어떤 식으로 접근해야 할지 몰랐는데 암 환자들을 위한 영상이 제작된다는 얘기를 듣고 지원하게 됐다. 이번에 암 환자들을 만나면서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아 보이는 사람이 내면으로는 힘든 길을 걸어가고 있는 것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 이번 영상제작에서 다루고 싶은 내용은.

달바다: “정부 기관이나 국회 입법부도 이번에 저희가 제작한 영상을 보면서 암 환자들이 ‘이런 부분에서 힘들어하는구나’ 공감했으면 좋겠다. 4기 암 환자는 무조건 죽는다는 사회 통념은 이제 지난 것 같다. 새로운 치료제의 등장으로 연명을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앞으로 4기 암은 고혈압이나 당뇨 등 관리가 가능한 만성질환처럼 흘러갈 것 같다.

현재 치료제에 대한 가장 큰 장벽은 가격이다. 가격을 낮춰 새로운 치료제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현재 폐암에 대한 면역항암제 급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향후 다른 암종이나 새로 출시된 표적치료제까지 확대되길 바란다. 앞으로는 암이 흔한 질병이 될 전망인데, 의료시스템이나 환경이 잘 구축됐으면 한다.”

지수: “우리나라 국민 3명 중 1명은 살면서 한 번쯤 암에 걸린다는 통계가 있다. 그러나 이런 통계 결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생각보다 암에 대한 위험의식이 없는 것 같다. 이번 영상에서는 의료시스템이 잘 구축돼 있으면, 혹시 나중에 암에 걸렸을 때 국민 누구나 제대로 보장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싶다. 면역항암제를 급여화 해달라는 것이 암 환자의 목소리가 아니라 국민 전체의 목소리여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 이번 영상제작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진행하는 부분은.

휘영: “영상은 암 환자들과의 인터뷰가 중심이 되면서 중간중간 스케치 영상이 들어가는 방식이다.”

지수: “인터뷰가 중심인 이유는 진솔한 이야기만큼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것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저희가 아무리 화려한 효과로 영상을 꾸민다고 해도 실제로 고통스러운 항암을 겪고,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는 가족들의 진솔함은 따라갈 수 없다고 생각했다.”

달바다: “암 환우들의 절실함을 제대로 전달하는 것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다.”

-. 영상제작을 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휘영: “장소제공이 안 돼서 잡음이나 제재가 많아서 힘들었다.”

달바다: “병원에서 인터뷰나 영상 촬영을 하려면 홍보팀에 허락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환자들이 사진이나 영상에 찍히는 것을 원치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런 불만으로 인해 홍보팀 과장과 사전 협의를 통해 야외 테라스 등 사람이 없는 곳에서 촬영을 진행하기로 했다. 나중에 영상이 공개되고 나서 혹시나 출연사실을 모르고 지나가던 환자들이 병원 측에 항의할까봐 조심스럽다. 촬영장소 부분이 가장 큰 애로사항이다.”

-. 향후 영상을 어떻게 활용할 계획인가.

달바다: “영상은 8월 안에 공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영상은 영어자막을 삽입하고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 사람들에게 한국 환자들의 실정을 알리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유튜브로 인한 수익은 소아암 환자를 위해 전액 기부할 예정이다.

면역항암 카페의 운영자인 ‘맥스’님의 딸이 소아암 환자였는데, 당시 어린 친구들이 힘들고 고통스럽게 치료를 받는 모습을 보면서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영상 수익을 소아암 환자들에게 기부하기로 했다. 이밖에 면역항암 카페와 SNS에도 업로드하고, 향후 진행 예정인 스토리 펀딩의 영상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달바다: “일반인들이 이건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보다 언젠가 나도 겪을 수 있는 문제이므로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나 자신뿐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지인들도 우리가 지금 겪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지나치지 마시고 우리가 만든 영상을 꼭 한번 봐주셨으면 한다. 끝으로 암 환우분들을 위해 스스로 나서 주신 재능기부팀 학생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휘영: “영상 기획을 의뢰받기 전까지만 해도 암에 대해 전혀 몰랐다. 다른 친구들도 가족이나 친척이 암에 걸리지 않는 이상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번 영상을 통해 일반 청소년, 더 나아가 성인들까지 치료제가 있는데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게 됐으면 좋겠다.”

지수: “암 환자분들 입장에서 보면 병원에서 암 진단을 받으면 병원의 처방에 따르는 경우가 대다수다. 면역항암카페 회원들은 면역항암제에 대해 잘 알고 있지만, 대다수의 환자는 이런 약이 출시됐다는 사실조차 잘 모르고 있다. 현재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항암제는 비교적 위험하고 부작용도 많다.

이 영상을 통해 많은 사람이 면역항암제에 대해 알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면역항암제의 사용을 염원하는 목소리들이 모여 국회 입법과정 등에서 훌륭하게 작용했으면 한다. 청소년들이 모여 영상을 제작하는 만큼 청소년들이 앞장서서 의료시스템을 보다 좋게 개선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줬으면 좋겠다.”

상현: “최근에 암이 드라마나 영화에서 너무 쉽게 소재로 쓰이는 것 같다. 친구들도 답답하다는 의미로 ‘암 걸리겠다’는 말을 장난스럽게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실제 환자들이 암으로 많은 고생을 겪는데 일상생활에서는 너무 쉽게 비춰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 약이 있는데도 돈이 없어 치료를 받지 못하고 돌아가시는 사람이 많다. 정부 부처에서 이런 환자들에게 관심을 갖고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으면 한다.”

영주: “그동안 암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단순히 ‘힘든 병이다. 항암치료를 하면 머리카락이 빠진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 환자들을 만나 면역항암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니 ‘정말 좋은 약이구나, 많은 사람들이 이 약을 통해 치료 기회를 얻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빨리 보급돼서 여러 사람이 혜택을 받았으면 좋겠다.”

상은: “이번 영상제작에 면역항암카페 회원분들이 많은 도움을 주셔서 편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 그동안 지원을 아끼지 않으셨던 회원분들과 기부금을 내주신 회원분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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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15 19:44:35
암 보험에 대해 피해를 보시고 있고 까페 회원이시면 해피데이쭌에게 쪽지 주세요. 도울 수도 있을지도 모르니요

박병록 2017-08-15 13:30:51
어른들도 못하는 일을 아니 국회의원도 이눈치
저눈치 보면서 못하는 일 인데 젊은 학생들이
참 으로 큰 일를 하셧내요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대통령도 보사부도 못하는 일를 누가 시키지도 않은 일을 대한민국 암 환자 가족들은 당신들
을 사랑합니다 한가지 부탁 드린다면 생보사가
다 그런거는 아니지만 특히 삼성새영 서민들의
가정 동맥 정맥 피수혈로 가입자 건강 담보로
대한민국 암 환자 와 그 가족 두번 세번 죽이고
있답니다 암 보험도 파해쳐 주세요

연선경 2017-08-15 12:24:50
바람직한 좋은 기사를 보게되네요 감사합니다
이작업은 환우와 그보호자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기부금과 학생들의 헌신적인 재능기부로 만들어진 영상입니다 암환자들의 현재를 바로 알릴수 있기를 바랍니다 좋은약을 밈졸이지않고 구걸하지않고 써볼수있도록 해주십시요

이미선 2017-08-15 10:49:22
요즘은 5명중에 1명은 암에 걸릴정도로
암환자가 늘어나고있는데...정부에서는 무엇이 먼저인지도 모르는나라...이게 정말 누굴위한 나라입니까...?오래오래 살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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