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김은지 기자] 액션 비디오 게임을 하는 스타일에 따라 뇌에서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의 크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맥길대학 그레고리 웨스트(Gregory West) 정신과 박사팀은 약 100명을 대상으로 1·3인칭 슈팅 게임(배틀필드, 콜오브듀티 등)과 3D 게임(슈퍼마리오 등)을 90시간 동안 플레이하게 한 뒤 뇌 MRI를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헬스데이뉴스가 7일 보도했다.
연구결과, 게임을 하는 스타일에 따라 회백질 내에 위치한 해마의 크기가 달라졌다. 슈팅게임의 경우, 게임에서 학습된 경로로 항상 다니는 이른바 ‘학습 게이머’의 해마 크기가 축소됐다. 반면, 자신의 길을 찾기 위해 게임 내 세계를 머리에 지도로 만드는 ‘공간 게이머’들의 해마 크기는 늘어났다.
3D 게임을 한 게이머들은 해마와 내후각피질(Entorhinal cortex) 등의 크기가 늘어났다. 해마와 내후각피질은 장기기억형성, 공간지각 등을 담당한다.
연구진은 “집중과 단기 기억 향상은 슈팅 게임의 장점이지만, 이러한 혜택은 게임 스타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회백질이 적은 사람은 조현증,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우울증, 알츠하이머 치매 등의 질병에 더 취약하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모든 학습 게이머들이 정신 질환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라며 “슈팅게임은 가능하면 일주일에 2~3시간으로 제안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스테슨대학 크리스 퍼거슨(Chris Ferguson) 정신과 교수는 “일부 언론에서 게임에 악영향에 대해 다뤄지는 것과는 달리, 많은 연구들이 게임은 뇌에 안전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연구결과에 반박했다.
이어 “대부분의 연구는 뇌의 차이만 보여줄 뿐, 실제 행동까지 연구를 하지는 않는다”며 “게임은 스트레스를 줄이고 문제 해결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게임과 함께 운동, 직장, 학업, 가족 등 균형 잡힌 생활을 하면 뇌에 유해한 영향을 끼칠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연구결과는 분자정신의학(Molecular Psychiatry) 저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