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김은지 기자] 신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으로 12일 류영진 전 대한약사회 부회장이 임명됐다. 제약업계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기관의 수장 임명인 만큼 제약업계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친정부 성향이라는 점에서는 기대의, 약사 출신이라는 점에서는 불안의 시선이 보인다.
“약사회 의견 크게 반영되진 않을지”…우려 목소리 커
류영진 식약처장은 제약학과를 졸업해 약국 약사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식약처장에 올랐다. 약사가 식약처 관련 업종이긴 하나 중량감 있는 학계·관료 출신이었던 이전 처장들보다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A 제약사 관계자는 “의무적으로 소분 판매하는 점, 반품 등 제약사와 약사단체 사이에 대립하는 부분이 있는데 제약사들은 힘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정책결정을 내리는 수장이 개국 약사이다 보니, 약사회 의견이 많이 반영되는 것도 배제하지는 못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B 제약사 관계자도 “약사법 위법, 인·허가, 등의 문제와 제약사와 약사와의 관계에서 어떤 일이 생겼을 때 약국을 보호하고, 약사들 편에 서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며 “식약처는 허가·승인을 해주는 걸 넘어 제재기관이라 행정처분을 해야 할 때, 아무래도 식약처장이 약사 출신이다 보니 약사들의 손을 들어주는 결과를 내지는 않을까”하고 걱정했다.
전문성이 중요한 부처에 대선 논공행상 차원에서 인사를 단행한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류 처장이 지나치게 강한 정치색을 갖고 활동해 왔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후보의 부산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고, 이번 대선에서도 현장 활동을 했다. 지난해 총선 당시 직능 배려 차원에서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20번을 받아 공천됐으나 낙선했고, 이어 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을 맡았다.
일각에서는 류 처장이 식약처장 자리가 공천을 위한 관문이 아니냐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나오는 상황이다.
“정책적으로 제약 쪽에 도움될 것”
류영진 식약처장은 부산광역시 약사회 회장, 부산마약퇴치운동본부 후원회장, 약사회 부회장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등을 지냈던 보건전문가다. 이에 따른 희망과 기대에 찬 주장도 나온다.
C 제약사 관계자는 식약처는 식품과 의약품을 동시에 다루는 기관인데, 특히 의약품은 전문적인 직능을 가진 약사가 맡아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제약산업을 다시 살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며 “허가 업무는 의사보다는 사실 약사가 맡아야 하는 것이 맞는 것으로 생각돼서 그 자리에 맞는 인물인 것 같다”고 말했다.
D 제약사 관계자는 “약업계에 오랫동안 계셨던 분이 식약처장이 되어 제약·바이오 분야 새정부 정책에 힘이 실리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크다”며 “문재인 대통령을 가깝게 보좌했던 인물이라 정책적으로 제약 쪽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했다.
“의외의 인물…더 지켜봐야 할 것” 신중론 제기
의외의 인물이 낙점됐다는 점에서 신중론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E 제약사 관계자는 “보건복지부, 식약처 등 이번 임명은 예상했던 분들이 아니라 놀랍다”며 “제약사들이 더 힘들어질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만 아직은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아 판단을 하기엔 이른 감이 있다”고 말했다.
F 제약사 관계자는 “식약처장은 법령 안에서 고시 등을 내릴수 있는 권한은 있지만, 법 테두리 안에서 크게 벗어나는 부분이 아니라 규제가 얼마나 더 강화될지는 의문이 든다”며 “이전에도 약사 출신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이 많았지만 규제가 강화돼서 제약사에 불리한 적은 없어 우려할 부분은 아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