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김다정 기자] 배고플 때 중독성 약물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생리학교실 김정훈 교수 연구팀은 29일 “식욕관련 호르몬과 약물중독의 상호작용기전이 상호 연관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그렐린(ghrelin)을 쥐의 중격측좌핵 내에 투여하면 암페타민(amphetamine)에 의해 유도된 보행성 활동량이 더욱 현저하게 증가했다.
이후 연구팀이 암페타민을 선행투여하고 2주가 지난 뒤, 중격측좌핵에 직접 그렐린을 투여한 결과에서도 그렐린을 투여한 그룹에서 마치 암페타민을 투여한 것과 같은 행동민감성이 올라갔다. 다만, 이 경우는 D1 도파민 효능제의 도움을 필요로 했다.
그렐린은 배가 고플 때 위에서 분비돼 식욕을 촉진하는 호르몬이며, 암페타민은 코카인과 함께 대표적인 중추신경 흥분제로서 중독성이 매우 강한 물질로 알려져 있다. 행동민감성이 오르는 반응은 주로 중독 현상을 보이는 동물에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행동 중 하나다.
즉, 배가 고픈 상태에서 중독성 약물에 노출되면 중독에 빠질 위험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정훈 교수는 “음식을 조절하지 못해 비만이 되는 경우도 일종의 보상회로 기능의 오작동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이번 연구는 약물중독 뿐 아니라 중독과 식욕조절장애 간의 작용기전에도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중독 분야 학술지인 어딕션 바이올로지(Addiction Biology) 온라인판 최신호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