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간병서비스, 이런 점이 힘들다”
“간호간병서비스, 이런 점이 힘들다”
노동자 실태조사 결과 발표 … “중증, 경증환자 모두 힘들다”
  • 김다정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7.06.21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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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김다정 기자] 간호간병통합서비스가 환자들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것과는 달리 실제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높아진 업무량과 노동강도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21일 국회도서관에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실태조사를 통한 제도개선 방안 토론회’를 열고 간호간병통합서비스 근무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 보건의료노조 윤은정 정책국장

설문조사는 상급종합병원 14개소(434명), 종합병원 21개소(671명), 병원 5개소(78명)에서 간호사 878명, 간호조무사 236명, 간병지원인력 69명 등 총 1183명이 참여했다.

그 결과, 간호간병서비스 병동의 업무량과 노동강도에 ‘만족한다’는 의견은 상급종합병원 25%, 종합병원 16.4%, 병원 11.6%였으며, ‘불만족한다’는 의견은 각각 24.7%, 38.8%, 38.5%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의료노조 윤은정 정책국장은 “대체로 만족보다는 불만족한다가 다소 높았다”며 “특히 종합병원에서는 만성질환 노인환자가 많아 기본 간호 업무가 증가, 불만족 비율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노동자들은 근무 중 가장 힘든 점으로 중증도 높은 환자의 입원(28.5%)을 꼽았다.

이어 ▲정신과 및 노인 치매환자 등 별도 관리 필요 환자 입원(27.6%) ▲환자의 불필요한 개인 심부름(13.1%) ▲여러 진료과의 입원 환자(11%) ▲인력부족(9.4%) ▲직종에 따른 업무구분 모호(4.2%) 등의 의견이 있었다.

현재 간호간병서비스를 운영하는 대다수의 의료기관은 여러 진료과 환자가 한 병동에 혼재돼, 간호인력이 늘어도 실제 현장의 업무는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증가했다는 것이 노조 측의 지적이다.

윤 정책국장은 “지방공공병원 및 중소병원의 경우 만성질환 노인환자가 증가하면서 치매 및 정신과 질환 환자가 일반 환자와 함께 병동을 이용하게 되자 환자간의 갈등, 직원과 환자간의 갈등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도에 대한 교육을 체계적으로 받지 못했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시스템에 대한 업무교육보다는 환자의 낙상예방과 민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환자의 요구를 모두 받아들이는 교육내용이 많이 실시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경증환자 늘어 불필요한 업무 많아”

병원 노동자들의 높은 업무 강도는 경증환자의 입원도 일조하고 있다는 지적이 함께 나왔다. 중증환자의 입원은 자체 노동강도가 강하기 때문에 힘들지만, 경증환자의 입원도 환자수 증가로 인한 불필요한 간호업무 증가를 유발한다는 것이다.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현재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이용에 별도 중증도 관련 규정이 없으며, 6개월 미만 서비스를 운영하는 일부 상급종합병원에서는 3군 이상의 중증도가 높은 환자보다 경증환자가 서비스를 다수 이용하고 있다.

윤은정 정책국장은 “경증환자들은 중증환자보다 서비스 필요도가 낮음에도 일반 병동보다 환자 본인부담금이 높다는 점과 서비스에 대한 잘못된 인식으로 간호인력의 불필요한 업무 수행을 늘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주의료원 이규혁 간호사도 “지방의료원은 각 지자체에서 친절서비스평가가 수차례 진행되기 때문에 일상생활이 가능한 환자들조차 외상환자와 치매환자처럼 모든 걸 다 해주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이 간호사는 “전문적인 간호·간병 업무 외에 빨래나 잔심부름까지 하면서 간호사들의 자존감이 떨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윤은정 정책국장은 “중증도, 질환, 병동 규모별 인력기준과 수가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며 “제도에 대한 국민들의 올바른 인식을 정립하기 위한 교육·홍보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규혁 간호사도 “현재 간호인력기준으로 내과환자들과 급성기 환자를 간호하라는 것ㅇ느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의미 자체를 퇴색시키는 것”이라며 “간호사비율을 병상규모가 아닌 환자 중등도로 나눠야 전문 간호·간병이 현실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 실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높아진 업무량과 노동강도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 “노동자들의 지적 ‘공감’ … 선순환 구조 만들겠다”

이날 정부 측에서도 “노동자들이 생각하는 케어의 수준과 실제 제공 서비스의 범위 간극이 크다”고 인정하며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복지부 정경실 보험정책과장은 “정부는 간호·간병 서비스를 확대해야하지만 인력부족 딜레마로 인해 악순환 구조로 갈 수 있어 걱정되는 상황”이라며 “역할 분담과 인식개선 등이 이뤄지면 재취업·장기근무 유도 등 선순환으로 이뤄질 수 있어 정책 수립에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인력배치 기준은 의료기관 종별로 분류돼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반영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며 “인력배치 모형을 다변화하고 지역적 차이를 반영할 수 있는 안을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과장은 “정책이 제대로 시행될 수 있도록 병원을 대상으로 한 모니터링도 강화할 계획”이라며 “간호간병 수가가 실제 간호인력 처우개선에 영향을 끼칠 수 있도록 연결구조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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