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김다정 기자] 이혼한 형제자매나 배우자의 계부모 등을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가 나왔다.
인권위는 위와 같은 내용을 담아 건강보험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 인정 폭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국민건강보험법 시행규칙’의 부양요건을 개정하라고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권고했다고 12일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아직 결혼하지 않은 형제자매는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가 될 수 있는 반면, 혼인 경력(이혼·사별 등)이 있는 형제자매나 계형제자매, 계시부모는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가 될 수 없다는 내용의 진정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복지부 장관과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우리나라 건강보험 적용인구의 약 40%(약 2000만명) 이상이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로서 보험료를 내지 않고 혜택을 받고 있으므로 피부양자 대상을 최소화해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는 것이 인권위 측의 설명이다.
현행 ‘국민건강보험법’ 제5조 제2항 제4호에서는 직장가입자의 형제자매 중 직장가입자에게 주로 생계를 의존하는 사람으로서 보수나 소득이 없는 사람을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로 규정하고 있으며, 그 구체적인 인정기준을 복지부 장관에게 위임하고 있다.
그러나 복지부 장관이 이혼·사별한 형제자매를 직장가입자에 대한 생계 의존여부, 보수 또는 소득 유무에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혼인여부를 이유로 하는 차별행위라는 것이 인권위 측의 판단이다.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건보법에서 직장가입자의 직계존속과 배우자의 직계존속은 동일하게 피부양자로 인정하고 있으나, 복지부 장관이 직장가입자의 계부모만 피부양자로 인정하고 배우자의 계부모를 배제한 것도 합리적인 이유 없이 가족형태를 이유로 하는 차별행위”라고 지적했다.
다만, 차별시정위원회는 계형제자매의 피부양자 인정 여부에 대해서는 나라마다 여건에 따라 의료보장제도 형태가 다르고, 국가가 재원을 확보하는 방법에 따라 건강보험의 가입자격과 피부양자 인정범위를 달리 정할 수 있어, 이는 사회적 합의에 따른 국회의 입법사항이라며 각하했다.
한편, 인권위는 지난 2006년, 2014년 총 4회에 걸쳐 혼인여부나 계부모 여부가 아닌 경제적 능력 유무에 따라 피부양자 인정여부가 결정될 수 있도록 ‘국민건강보험법 시행규칙’ 개정을 복지부 장관에게 권고 했으나, 복지부 장관이 이를 불수용 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