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효자 원료의약품, 인기 비결 알고보니
수출효자 원료의약품, 인기 비결 알고보니
JW중외·에스티팜 등 이어지는 수출계약 … 기술력·고품질 등 차별화 전략 관건 … 가격 경쟁 승산 낮아
  • 이순호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7.05.28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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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기자] 원료의약품이 국내 제약사들의 효자 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해외 굴지 제약사들의 러브콜이 이어지면서 수출 실적이 급성장, 매출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잘만 하면 돈이 된다는 소식에 적잖은 제약사가 원료의약품 사업에 눈독을 들이는 분위기다.

이처럼 국산 원료의약품이 수출 효자로 자리매김하게 된 배경에는 높은 기술력과 품질이 뒷받침 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JW중외제약은 최근 인도 그랜드파마(Gland Pharma)와 총 2600만달러(한화 약 292억8900만원) 규모의 ‘어타페넴’ 원료 공급과 미국, 캐나다 독점 판매를 내용으로 하는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JW홀딩스는 JW중외제약 시화공장의 페넴계 항생제 전용동에서 생산된 어타페넴 원료를 그랜드 파마에 2020년부터 5년 동안 공급하게 되며, 그랜드 파마는 자체 동결건조 기술을 활용해 완제품을 생산하고 미국, 캐나다 시장에 독점 판매한다.

양사는 5년 계약이 성공적으로 완료될 경우 계약기간을 1년씩 자동연장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JW홀딩스는 매년 그랜드 파마에 800만달러(한화 약 90억1440만원) 수준의 원료를 안정적으로 수출할 수 있게 됐다.

국내 제약사가 차세대 카바페넴 항생제 계열인 어타페넴 원료를 수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눈여겨볼 점은 원료의약품 강국인 인도의 제약사가 자국 기업 대신 국내 제약사와 원료의약품 공급계약을 맺었다는 것이다.

▲ JW중외제약 본사

원료의약품 강국 인도 제약사가 국산 원료의약품 선택한 이유는?

업계에 따르면, 인도의 원료의약품은 국산 제품에 비해 가격이 4분의 1 수준이다. 국내 제약사들이 가격으로는 이들 국가 제약사가 만든 원료의약품과 경쟁에서 이길 수 없는 구조다.

그런데도 인도 제약사인 그랜드파마가 JW중외제약을 선택한 이유는 기술력 때문이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인도 내에서는 아직 어타페넴 원료 합성에 성공한 제약사가 없다고 보면 된다”며 국내 제약사들이 원료의약품을 수출할 때 기술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어타페넴은 JW중외제약이 선도적으로 합성에 성공한 제품”이라며 “페넴계 중 이미페넴이나 메로페넴 같은 경우에는 현재 인도나 중국에서도 원료를 생산할 수 있는 제약사가 많이 생겼으나, 어타페넴이나 도리페넴 등은 가장 앞서있는 페넴계 약물은 아직 특허도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산 원료의약품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가격 경쟁력보다는 기술이나 품질 경쟁에 더욱 집중하고 포트폴리오 차별성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참고로, 인도는 중국과 함께 글로벌 원료의약품 시장에서 강세를 띠는 국가다. 과거 세계 원료의약품 시장은 전통적으로 유럽 제약업체들이 장악하고 있었지만, 제네릭 의약품 시장의 성장으로 제약사들이 약가 경쟁에 돌입하면서, 인도와 중국의 저가 원료의약품이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늘려나갔다.

유한·에스티팜·종근당 등 기술력·고품질 내세운 원료의약품으로 승승장구

▲ 유한양행 본사 사옥

이처럼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러브콜을 받는 국산 원료의약품은 높은 기술력과 품질이라는 공통적인 무기를 갖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의 자회사인 유한화학은 다국적제약사 길리어드와 화이자에 원료의약품을 수출하고 있다.

주로 길리어드의 C형간염치료 신약과 에이즈치료 신약 등을 제조하는 데 쓰이는 원료를 납품한다.

유한화학은 지난 1980년 설립됐다. 유한양행이 지분 100%를 보유한 기업으로, 2002년 간염치료제인 ‘리바비린’의 제조시설로 미국FDA의 cGMP 실사를 통과한 이후 글로벌 인증을 확대해 왔다. 지난해에는 유한화학 제2공장인 화성공장을 완공한 후 원료의약품 사업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원료의약품 매출이 약 2500억원으로, 전체 매출액(1조3208억원)의 19%를 차지하고 있다.

에스티팜은 뉴클레오시드계 에이즈 치료제인 ‘지도부딘’의 원료의약품을 GSK에 공급한 이래 뉴클레오시드 항바이러스제 약물의 원료 및 중간체 개발 및 판매에 집중했다. 현재 길리어드에 뉴클레오시드계 C형 간염 신약 원료의약품도 공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RNA 치료제의 원료인 올리고뉴클레오티드(oligonucleotide) 생산 기술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수익원 다변화를 꾀하고 있으며, 지난 12일 국제 콘퍼런스에서 113만 달러(약 12억6955만원) 규모의 올리고뉴클레오티드 원료의약품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에스티팜이 생산하는 종류의 올리고뉴클레오티드를 제조하는 제약사는 5곳에 불과하며, 아시아에서는 에스티팜이 유일하다.

이 회사는 지난해 1600억원의 원료의약품 매출을 올렸다. 2015년 같은 기간(1017억원)보다 60% 정도 오른 금액이다.

▲ 종근당 본사 사옥

종근당의 원료의약품 계열사인 종근당바이오와 경보제약도 수출 비중이 매우 높다.

경보제약은 지난 1987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원료의약품 전문 제약사다.

원료의약품이 전체 제품 매출의 76.4%를 차지하고 있다. 높은 수준의 생산기술을 토대로 국내는 물론, 일본, 중국, 러시아 등 30여개 국가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종근당바이오는 국내 최대 규모(1500톤)의 생산 공장과 세계 최고 수준의 발효기술을 보유했다.

종근당바이오의 원료 물질은 균주를 통해 발효조에서 배양과 정제 과정을 거쳐 생산한다. 이런 발효와 정제기술은 원료의약품 산업에서 진입장벽이 높은 분야로 알려졌다.

경보제약은 전체 매출의 46%인 854억원을, 종근당바이오는 81%에 달하는 913억원을 해외에서 벌어들였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원료의약품 수출이 늘면서 주목받고 있지만, 제약사들이 차별화 전략 없이 무턱대고 발을 들였다가는 낭패 보기 십상”이라며 “인도·중국 등 저가 원료의약품 공세를 이겨낼 수 있을 정도의 차별화 전략이 먼저 수립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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