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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변이 그리고 조현병영화 ‘엑스맨: 아포칼립스’ … 감독 브라이언 싱어, 2016 미국 개봉
  • 하주원 원장 | admin@hkn24.com
  • 승인 2017.05.19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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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그동안 엑스맨 시리즈는 끈질기게 돌연변이들에 대한 차별적 시선이나 두려움에 대해서 이야기 해왔습니다. 적과 싸우는 액션신 뿐만 아니라 주인공들이 겪는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 어떻게 보면 엑스맨 시리즈의 더 큰 매력이 아닐까 합니다.

이번 ‘엑스맨: 아포칼립스’는 그런 주제의식에서 조금 거리를 두고 막강한 세력에 맞서는 엑스맨 사이의 관계가 주된 것입니다.

가슴이 찡한 부분도 있었던 ‘엑스맨: 데이즈 오즈 퓨처 패스트’에 비하면 스토리가 약간 빈약한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그래도 저는 재미있게 봤습니다.

범인이 절름발이였던 시절부터 퍼즐 맞추기의 대가였던 싱어 감독님 덕분에 새로운 시간 축의 엑스맨 시리즈가 차곡차곡 다져지는 모습도 기쁩니다.

영화 개봉 몇일 전에 강남역에서는 묻지마 살인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생각만 해도 안타까운 사건입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작년 말 개원을 하면서 아무래도 대학병원에 있을 때보다 조현병 환자분들을 예전보다는 덜 만나게 되었지만, 제가 정신과의사가 되어 처음으로 만난 환자분도 조현병을 앓고 계셨고, 가장 가슴 아프게 기억하고 떠올리기만 하면 눈물 나는 환자분도 조현병입니다.

일반인에 비해 범죄율이 높지 않다는 것이 익히 알려졌는데, 그 중에 한 명, 또는 몇 명이 살인의 가해자가 되었다고 전체에 대해서 전수조사나 행정입원 등의 대책이 거론되고 있다는 사실이 당혹스럽습니다.

평범한 다수에 속하는 사람 중에 한 사람이 살인을 저지르면 그 사람을 나쁘다고 하지만, 소수집단 중에 한 사람이 살인을 저지르면 그 집단을 비난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오원춘이 나쁘지 조선족이 나쁜게 아니지 않습니까?

마치 돌연변이 중에 한 사람이 큰 사고를 내어, 그로 인한 대중들의 두려움과 편견이 커져 스스로의 존재를 숨기고 살아야 하고 무슨 일만 일어나면 의심받고 헬리콥터에 실려 잡혀 간 영화 속 돌연변이들의 모습. 조현병 환자분들의 삶도 이와 비슷하게 억울한 경우를 많이 봅니다.

사실 강남역 사건 이후로 “사람들이 내가 조현병인 줄 알면 어쩌죠?” 그래서 “안그래도 정신질환에 대한 시선이 안 좋은데, 오늘 여기 올 때 누가 볼까봐 더 신경쓰였어요” 하는 걱정을 하시는 환자분들이 계셔서 속상합니다.

조현병에는 이래라 저래라 하며 지시하는 환청이 있을 수 있지만 많은 조현병 환자분들이 반드시 환청 그대로 행동하지 않고, 그 지시가 좋든 나쁘든 환청이나 망상을 따르지 않고 온전히 스스로의 결정을 따를 수 있도록 매그니토의 투구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약물치료입니다.

   

나쁜 목소리를 바로 따르는 사람들도 있지만 찰스 자비에처럼 끝까지 스스로의 의지대로 살기 위해 저항하는 분이 훨씬 많습니다. 하복(천사날개→쇠날개)이 아포칼립스 편에 섰다고 그게 돌연변이 전체의 문제는 아닙니다. 하지만 그 현장에 대중이 있었다면 역시 돌연변이가 문제라고 했을 수도 있겠죠.

강남역 살인사건에 대해 정신질환이 문제라고 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물론 조현병은 돌연변이들처럼 멋진 능력을 가진 경우는 드물어서 치료를 통해 원래의 기능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살인과 같은 강력범죄에 대해서 심신미약을 이유로 감형을 해주는 것이 옳은지 의문이 생깁니다. 한 생명을 파괴한 것은 엄청난 죄악입니다. 조현병이나 다른 정신질환을 앓는 환자분들 중에 남을 해치지 않고 조용히 사시는 분이 훨씬 훨씬 더 많습니다.

그런데 어째서 ‘일반적인 조현병의 특징과는 거리가 먼 행동을 한’ 조현병 환자의 행동으로 인해, 나머지 조현병 환우분들이 편견의 희생양이 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한국인이 총기난사를 한 적이 있다고 미국에서 차별 받으면 저도 억울할 것 같거든요. 스톰이 “그렇게 사람을 막 죽이면 안돼. 법이 있다”라고 아포칼립스에게 말하듯이,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운 사람이 있다 한들 정말로 죽이지 않는 것이 우리 사람입니다.

상처 입은 사람이라는 이유로 폭력을 정당화 하면 상처입고도 참고 살아가는 사람은 바보란 말입니까? ‘그 사람’이 나쁘지, ‘그 사람들’이 모두 나쁜 것은 아닌데, 폴란드 경찰들과 같이 화살을 쏠 필요는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심정적으로 가해자의 상황을 이해한다고 한들 그래도 피해자가 훨씬 더 안타깝습니다. 음주에 대해 감형을 해주니 ‘술김에 그랬다’는 핑계를 대는 사람들이 있듯, ‘환청 때문에 그랬다’고 거짓으로 말하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조현병 환자 전체를 대상으로 묻지마 범죄의 예방 대책을 세우시는 분들이 정말로 단 한 시간이라도 단 1명의 조현병 환자분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셨는지 의문입니다. 헬리콥터로 잡아간 사람들도 돌연변이나 웨폰X와 전혀 대화하지 않듯이 말입니다.

   

다시 영화로 돌아와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퀵실버의 등장이었습니다. 저 말고도 많은 분들이 명장면으로 꼽을 것이고, 컴퓨터 그래픽에 돈 쓸려면 저렇게 써야지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능력자조차 놓치는 구멍이 있게 마련이죠.

저도 그렇고 많은 사람들이 늘 완벽하게 한다며 애를 쓰고 있지만 제가 미처 지나쳐 버릴 수도 있는 순간이 있을까봐, 저는 오히려 이 장면이 가장 무서웠던 것 같습니다.

새로운 시리즈 중에 저는 굳이 순위를 매기자면 ‘퍼스트 클래스’,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아포칼립스’ 순으로 좋았습니다.

비록 “약은 약사에게, 엑스맨은 브라이언 싱어에게” 라는 명언(?)이 있지만 저는 매튜본의 액션도 좋았고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는 스토리가 가장 탄탄하지만 전체적인 설정 자체나 의식 속과 밖이 동시에 싸우는 전투 장면이 매트릭스를 차용한 느낌도 듭니다.

제가 매트릭스를 너무나 좋아해서 그런 것이지 뭐가 비슷하냐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더 많겠죠. 그렇다고 이번 영화가 안 좋았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다음에 엑스맨 시리즈가 나오면 또 보겠습니다. 그리고 시리즈 전편에 걸쳐 특별출연이든 무엇이든 마다하지 않는 휴잭맨 멋있어요. <하주원 연세숲정신건강의학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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