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혁명 다음은 일자리·의료 혁명”
“촛불혁명 다음은 일자리·의료 혁명”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유지현 위원장 인터뷰
  • 김다정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7.05.12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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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김다정 기자] 보건의료 노동자들이 간호인력 수급난 해결을 바라는 마음을 담아 사직서를 찢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12일 국제간호사의 날을 맞아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새정부에 인력법 제정과 의료노사정협의체 구성 등을 촉구하는 의미를 담은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들은 한국의 보건의료인력 수준이 높아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공을 채워넣는 퍼포먼스와 대형 사직서를 찢는 퍼포먼스를 통해 인력 확충과 근무 처우 개선을 호소했다.

헬스코리아뉴스는 보건의료노조 유지현 위원장을 만나 간호인력난의 원인과 해결방안, 차기정부에 바라는 점 등을 들어봤다.

-. 오늘 퍼포먼스는 어떤 의미로 기획됐나.

“오늘(12일)은 나이팅게일이 탄생한 날을 기념하는 국제간호사의 날이다. 우리 간호사들은 나이팅게일 선서를 하면서 많은 꿈을 갖고 병원에 입사를 한다. 그러나 병원은 백의의 천사가 아닌 백의의 전사가 될 수밖에 없는 너무 힘든 전쟁터 같다. 간호사들은 ‘올해에는 꼭 사직하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

이번 사직서를 찢는 퍼포먼스를 통해 사직서를 품고 다니는 병원이 아닌 인력 확보를 통해 오랫동안 다니고 싶은 병원을 만들자는 의미다. 그리고 OECD 국가 평균만큼 보건의료인력을 늘리자는 퍼포먼스도 함께 진행했다.”

-. 간호인력난의 원인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한국의 간호사 수는 국제 기준에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이는 미국·일본의 간호사 한 명이 돌봐야 하는 환자 수가 각각 4~5명, 7명인 반면 한국은 15~20명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간호사 인력이 부족해 노동 강조가 세져, 힘들어서 직장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24시간 사업장이 있기 때문에 불규칙한 교대근무도 원인으로 꼽히는데, 이 부분도 인력이 충분히 확보되면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보건의료노조는 사직서를 찢는 퍼포먼스에 사직서를 품고 다니는 병원이 아닌 오랫동안 다니고 싶은 병원을 만들자는 의미를 담았다.

-. 간호사 수의 확충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인가.

“그렇다. 간호사 수의 확충이 필요하다. 간호사 수를 늘려야 사직률이나 이직률을 낮출 수 있다고 생각하다.

그러나 무조건적 간호사 수만 늘리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붓기’다. 밑을 막기 위해서는 근무조건의 개선, 즉 불규칙한 3교대 근무에 대해 보정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사직하고 싶어 하는 간호사들을 막지 못할 것이다.”

▲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유지현 위원장

-. 그동안 정부도 보건의료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쳐왔다. 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그동안 노조 측은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정부가 직접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인력난은 보건의료체계 및 의료전달체계까지 동시에 모두 개선이 돼야 인력쏠림 현상 등도 막을 수 있다. 정부도 다양한 정책을 펴긴 했으나 그렇게까지는 하지 못한 것 같다.

현재 좋은 호응을 얻고 있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도 간호 수급이나 근무조건이 해결될 때 전면적으로 시행될 수 있다. 그러기 위해 노조는 정부가 직접 나서라고 요구하고 있는데, 그것이 바로 보건의료인력지원특별법이다. 이 법에 따라 정부가 직접 실태조사를 하고, 어떻게 해야 병원을 떠나는 간호사들을 잡을 수 있는지 조사연구를 하고, 노·사·민·정까지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하자는 것이 노조 측의 요구다.”

-. 지난 대선기간 동안 노조 측은 일자리·의료 혁명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자리 혁명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는 5월 9일 대선을 ‘촛불시민혁명’이 만들어 낸 대선이라고 말한다. 촛불시민혁명에 이어 일자리를 늘리고 의료전달체계를 혁명적으로 바꿔보자는 것이다. 지금까지 정부와 노조 측도 의료전달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바뀌지 않았다.

이제는 촛불시민혁명과 대선이 치러진 것처럼 혁명적인 변화를 위해 사고도 바꾸고, 획기적인 정책을 펴야 한다는 의미에서 혁명이라고 표현했다. 즉, 일자리 혁명은 보건의료분야에 50만개 일자리를 만들자는 것이고, 의료 혁명을 통해 인력 확충 후 쏠림현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의료체계를 제대로 만들어 지역 주민들이 가까운 곳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좋은 병원을 만들자는 의미다. 일자리와 의료혁명을 동시에 해야 대한민국의 의료의 질이 높아져, 국민들이 안전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 대선기간동안 노조 측에서는 문 대통령 측에 여러 정책을 제안한 바 있다. 이 중 새정부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처리해줬으면 하는 정책은 무엇인가.

“물론 일자리·의료 혁명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1호 업무로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를 구성한다고 밝혔다. 저희는 일자리 위원회를 구성하면서 보건의료분야에서의 일자리를 50만개를 만들어 줄 것을 제안했다. ‘보건의료분야 노사정협의체를 구성해 구체적으로 논의하자’, ‘(우리는) 공약이 즉시 이행될 수 있는 모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 노조 측이 요구하는 첫 번째 사항이다. 이를 위해 오는 6월에 열릴 첫 국회에서 보건의료인력법을 제정하자는 것이 우리들의 요구다.”

▲ 보건의료노조는 한국 보건의료 인력 수준을 OECD 평균 수준까지 높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공을 채워넣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 마지막으로 새정부에 하고 싶은 말은?

“우리 국민들이 ‘이게 나라냐’고 물으면서 촛불을 들었고, 그렇게 대선을 치러서 당선된 분이 문재인 대통령이다. 새정부에서는 ‘이게 나라냐’는 물음에 ‘이게 나라다’라는 답을 줘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노조 측이 요구하는 일자리 및 의료 혁명과 함께 현재 산별노조가 힘있게 갈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한다.

현재 보건의료노조는 산별노조다. 산별노조는 산업별 전체적인 정책에 대해 개입을 할 수 있다. 산별교섭의 법제화와 함께 제대로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비정규직, 최저임금, 산업의 구조적인 문제 등을 산업별로 해결할 수 있다.

새정부가 국민의 염원을 담아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데, 기대에 부응해 공약을 이행하는 정부가 됐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박근혜 정부와 홍준표 후보의 진주의료원 폐업 진상조사 등 적폐청산에도 힘써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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