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툴리눔톡신 시장 ‘삼국지’ … 왕좌를 노려라
보툴리눔톡신 시장 ‘삼국지’ … 왕좌를 노려라
휴젤, M&A로 악재 해소 및 글로벌 기업 도약 기대감 … 대웅, 미국 시장 초읽기 … 메디톡스, 경쟁사 네거티브로 상황역전 노려
  • 이순호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7.04.18 16: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기자] 국내 보툴리눔톡신 시장의 왕좌를 두고 벌어지는 휴젤, 메디톡스, 대웅제약 사이의 3파전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마치 중국의 위·촉·오 3국의 정사를 다룬 ‘삼국지’를 연상케 한다.

휴젤은 최근 세계 10대 사모펀드인 베인케피탈(Bain Capital)에 경영권을 매각하는 텀 시트(term sheet)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경영권 양수도 계약에 따라, 베인케피탈은 휴젤의 지분율 45.32%를 확보하게 됐으며, 이를 위해 9275억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베인캐피탈은 휴젤의 지분 24.4%를 보유한 최대주주 동양에이치씨의 발행주식 전부를 4728억원에 인수하고, 향후 제3자배정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최종적으로 최대주주에 올라선다는 계획이다.

업계의 시각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이다. M&A 소식을 발표한 뒤 회사의 주가도 급등하고 있다. 그동안 계속된 경영권 분쟁과 균주 논란을 해소하고, 베인캐피탈의 막대한 자금을 기반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올라설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호종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대주주 변경으로 경영권 분쟁 등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 요인이 완전 해소됐다. 베인캐피탈로의 경영권 매각으로 미국, 유럽 네트워크 기반 세계적인 메디컬 에스테틱 업체로 도약이 기대된다”며 “특히 미국 시장의 경우 베인캐피탈 역량을 감안하면 빅파마와 신규 파트너십 체결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 M&A를 통해 확보한 현금은 향후 글로벌 사업역량 강화에 사용될 전망”이라며 “현재 미국 파트너인 크로마사로부터 판권 회수 후 빅파마와 추가 판권 계약, 아시아 제약사 인수 후 직접 영업을 통한 수익성 개선, 필러 제조 자회사 아크로스 지분 확대를 통한 비지배주주지분순이익 감소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휴젤은 현재 인도, 우크라이나 등 20여 개 국가에서 자사의 보툴리눔톡신 제제 ‘보툴렉스’의 시판 허가를 받았으며, 수출국을 러시아, 브라질 등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시장 규모가 큰 미국·유럽·중국 등에서는 보툴렉스의 임상3상 시험이 진행 중이다.

▲ 휴젤 ‘보툴렉스’

대웅제약 ‘나보타’ 美 시장진입 초읽기 … 성형·피부과 의사 주축 파트너사 확보

대웅제약은 올 상반기 미국 FDA에 자사의 보툴리눔톡신 제제 ‘나보타’의 시판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이르면 이달 중으로 허가 신청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계획대로 허가 신청이 이뤄지면 나보타는 국산 보툴리눔톡신 제제들 가운데 미국 시장에 발을 들이는 첫 제품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다. 증권가 애널리스트 등 전문가들은 나보타가 이르면 2018년 상반기, 늦어도 하반기 안에 미국에서 발매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서근희 KB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내 FDA에 나보타의 허가신청이 이뤄지면, 2017년 하반기 FDA의 cGMP 인증을 위한 나보타 기존 공장에 실사가 이루어질 전망”이라며 “빠르면 2018년 상반기 FDA로부터 나보타에 대한 허가 여부가 결정되고, 허가 승인을 받으면 2018년 하반기부터 미국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대웅제약은 실제 보툴리눔톡신 시술을 하는 의사들에 영향력 있는 파트너사를 확보해, 미국에서 나보타 판매가 시작되면 시장 점유율이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나보타의 미국 현지 판매를 담당하는 알페온은 미국 내 성형외과·피부과 등에서 영향력 있는 400명 이상의 의사를 주축으로 구성된 조합형태의 조직인 스트라스피 크라운의 자회사다. 이 회사는 대웅제약과 나보타 판매계약을 맺은 에볼루스를 인수, 나보타의 독점 판매 권한을 위임받았다.

스트라스피 크라운이 의사들로 이뤄진 집단인 만큼 나보타는 FDA로부터 시판허가만 받으면 상당한 판매처를 확보하게 된다.

▲ 대웅제약 ‘나보타’

국내 보툴리눔톡신 제제 선두주자 메디톡스 … 美 진출은 ‘지지부진’ … 경쟁사 네거티브로 안간힘

국내에서 가장 먼저 보툴리눔톡신 제제를 선보인 메디톡스는 아직까지 국내에서 상당한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으나, 이마저 휴젤에 빠르게 추격당하고 있으며, 휴젤이나 대웅제약과 달리 미국 진출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 메디톡스 ‘이노톡스’

메디톡스는 미국에서 임상시험을 시작조차 못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이 회사의 액상 보툴리눔톡신 제제인 ‘이노톡스’를 기술수입한 엘러간이 약 4년 지나도록 임상시험을 미루고 있는 탓이다.

메디톡스는 이노톡스 임상 전용 공장인 2공장을 cGMP 기준에 맞추기 위한 밸리데이션이 예상보다 길어져 미국 내 임상이 지연되고 있다는 설명이지만, 업계에서는 엘러간이 자사의 보툴리눔톡신 제제인 ‘보톡스’의 높은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고의로 임상시험을 늦추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상당하다.

실제 이와 관련, 엘러간이 미국에서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피소돼 현재 소송을 진행하고 있어, 이 같은 업계의 시각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관련기사 : ‘이노톡스’ 독점 계약 맺은 엘러간, ‘담합 혐의’ 피소]

이처럼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선 메디톡스는 경쟁사에 대한 네거티브 전략으로 상황 반전을 꾀하고 있다.

▲ 메디톡스 정현호 대표

메디톡스의 정현호 대표는 현재 경쟁사의 균주 출처에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특정 제약사에는 자사의 균주를 훔쳐간 것 아니냐는 주장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이렇다 할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으며, 법률적 또는 행정적 절차를 배제하고, 네거티브 전략으로만 상황을 해결하려는 모습에 업계의 시선은 곱지 않다.

최근에는 균주 출처 논란을 해소하자며 방영한 TV 광고를 강행했으나, 타사 비방이나 전문의약품 광고에 해당할 수 있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행정처분까지 받은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 1위 자리와 해외 시장 공략이라는 이슈를 놓고 휴젤, 대웅제약, 메디톡스 사이에 치열한 3파전이 벌어지는 가운데 각 회사는 완전히 다른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이들 제약사 가운데 누가 보툴리눔톡신 시장의 왕좌를 차지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회사명 : (주)헬코미디어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매봉산로2길 45, 302호(상암동, 해나리빌딩)
      • 대표전화 : 02-364-2002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슬기
      • 제호 : 헬스코리아뉴스
      • 발행일 : 2007-01-01
      • 등록번호 : 서울 아 00717
      • 재등록일 : 2008-11-27
      • 발행인 : 임도이
      • 편집인 : 이순호
      • 헬스코리아뉴스에서 발행하는 모든 저작물(컨텐츠, 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제·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이슬기 02-364-2002 webmaster@hkn24.com
      • Copyright © 2024 헬스코리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hkn24.com
      ND소프트
      편집자 추천 뉴스
      베스트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