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권현 기자] “한미약품은 현존 개발본부와 의약본부에 임상이행연구를 접목해, 개발 및 연구 과정을 효율적으로 제어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한미약품 김선진 부사장)
한미약품 김선진 부사장은 11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KPBMA)와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가 공동으로 개최한 ‘한국제약산업 공동컨퍼런스 2017’에서 이같이 말했다.
임상이행연구는 기초 과학 연구결과의 검증·재현·임상적 적용 가능성을 보는 과정을 말한다. 기초연구와 임상시험 주체 사이의 유기적인 공동작업을 가능하게 하는 기능적인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신약개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어, 시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과정이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임상이행연구, 신약개발 시간 줄이고 효율성 높여”
이날 김선진 부사장은 임상이행연구의 현재 상황과 한미약품의 신약개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발표했다.
김 부사장은 “연구·개발된 신약들은 실제 필드에서 상용화와 임상시험 중간 과정에서 ‘불일치’(Discrepancy)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투자되는 인력·비용·시간에 비해 상용화 및 실용화 효율이 낮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는 잘 숙련되고 지식과 경험을 갖춘 연구 인력 확보가 어렵지 않고, 신기술, 신약 기술 수출이나 상용화 성공에 따른 이익으로 연구개발에 순환적 투자가 잘 이뤄지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인력·비용·시간 중 상용화에 들어가는 요소로 시간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더 커지고 있어 임상이행연구도 임상시험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지오티닙’ 임상이행연구로 ‘재조명’ … ‘임상시험 박차’
김선진 부사장은 임상이행연구 성공의 실례로 지난 2015년 미국 스펙트럼사(社)에 기술수출한 경구용 PAN HER 억제제인 항암제 ‘포지오티닙’의 개발 및 임상에 대해 소개했다.
김 부사장은 “포지오티닙은 HER 변이유전자를 제어하고 EGFR 수용체에 과다 발현돼 있는 세포를 제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품목”이라며 “당시 유방암·폐암·위암·두경부암 환자를 대상으로 광범위한 임상시험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PAN HER 억제제가 EGFR이나 HER 과다발현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유사물질과 비교해 임상적이나 통계학적으로 유의한 우월성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비소세포암 환자 중에서 엑손 20 삽입 변이(exon 20 insertio mutation)를 보유한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기존 PAN HER나 EGFR 수용체를 제어하는 항암제를 사용할 경우, 저항기전으로 인해 아주 유의하게 나쁜 예후를 나타냈다는 것을 미국 MD앤더슨암센터의 임상이행연구팀이 밝혀냈다”고 말했다.
포지오티닙 역시 PAN HER 억제제로, 엑손 20 삽입 변이가 있을 경우, 다른 치료제들처럼 효과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MD앤더슨암센터의 임상이행연구 결과, 유사기전을 갖고 있는 PAN HER나 EGFR 수용체 억제제보다 약 100배 가까운 치료 잠재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 김 부사장의 설명이다.
김 부사장은 “PAN HER 억제제는 다른 물질과 비교해 엑손 20 삽입 변이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유의성을 나타내지 못했는데, MD앤더슨암센터가 포지오티닙으로 진행한 임상이행연구를 통해 액소 20 삽입 변이 환자도 (PAN HER 억제제의) 적절한 치료 타깃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임상이행연구의 좋은 실례”라고 말했다.
실제 FDA는 이 연구 결과를 토대로 비소세포폐암 환자 30명을 대상으로 한 포지오티닙의 임상2상 시험을 승인했다. 회사 측은 향후 임상3상 시험을 거쳐 상용화를 노린다.
김 부사장은 “한미약품은 의약본부와 R&D 센터 사이에 유기적인 연계를 창출해 냄으로써 신약개발의 효율을 높이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