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권현 기자] 엘러간의 ‘보톡스’(보툴리눔톡신)가 우울증 적응증 추가를 위해 3상 임상시험 단계로 진입한다.
다만 2상 임상시험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았던 만큼 일각에서는 무리해서 임상을 진행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파마타임스 등 여러 외신은 최근 보톡스가 2상 임상 시험에서 주요한 평가 항목을 충족하지 못했음에도 3상 임상시험 진행을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엘러간은 여성 우울증 환자 258명을 대상으로 24주 동안 보톡스 30단위 및 50단위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는 2상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이 임상시험에서는 대상자의 우울증 정도를 측정하기 위해 몽고메리-아스버그 우울증 평가 척도(Montgomery-Asberg Depression Scale, MADRS)가 사용됐다.
보톡스 30단위 투여군의 MADRS는 3주차에 –4.2, 6주차에 –3.7, 9주차에 –3.6을 기록해 1차 및 2차 평가 항목을 충족해 위약 대비 높은 유효성을 입증했다.
그러나 보톡스 50단위 투여군의 평균 MADRS는 1.3을 기록해 위약 대비 유효성 우위를 입증하지 못했다.
엘러간은 보톡스 50단위가 유효성 입증에 실패했지만, 30단위는 위약 대비 높은 유효성을 나타낸 ‘수치상 우위’(Numerically superior)를 기록했다는 것을 근거로 3상 임상시험 진행을 선택했다.
엘러간 수석 연구원 데이비드 니콜슨(David Nicholson)은 “우울증을 포함한 중추 신경계질환에 대한 깊은 임상시험 경험을 토대로 3상 시험을 진행해 새로운 치료옵션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투자자 신뢰 받을지 의문”
업계 관계자들은 보톡스의 2상 임상 결과가 성공적이지 않았음에도 3상 임상시험 단계로 진입하는 것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투자은행 에어코어ISI(Evercore ISI) 우머 라파트(Umer Raffat) 애널리스트는 “보톡스의 2상 임상시험 결과는 좋지 못하다”며 “투자자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3상 임상시험 종료에 수년이 걸릴 것으로 보이는데, 어쨌든 보톡스는 오프라벨 형태로 판매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보톡스와 관련해 불길한 일이 발생하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