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김은지 기자] 어렸을 때 납 노출이 많았던 성인은 IQ가 낮고 근로 빈곤층이 될 확률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는 유연 휘발유에 노출된 이들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나, 최근 아이들이 접하는 환경에서 납에 노출되는 빈도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국내에서도 납 등 중금속 관리를 더 철저하게 해야 한다는 경고로도 해석 가능하다.
미국 듀크대학교 테리 머핏(Terrie Moffitt) 박사팀은 1970년대에 태어난 500명 이상의 뉴질랜드인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그 당시 뉴질랜드는 유연 휘발유의 납 성분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였다.
연구진은 피험자가 11살, 38살이 됐을 때 혈중 납 농도를 각각 수집했다. 연구기간 동안 그들의 사고력, 기억력 등도 정기적으로 측정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어릴 때 혈중 납 농도가 10µg(마이크로그램) 이상인 경우 성인이 됐을 때 납 노출이 적은 아이보다 IQ가 평균 4.25p 낮았다. 혈중 납 농도가 5µg 증가할수록 IQ 수치는 1.5p 낮아졌다.
어릴 때 납 농도가 높은 아이는 성장 후 근로 빈곤층이 될 확률 또한 높았다. 즉, 유년기에 납 노출이 업무 성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경우 1993년부터 유연 휘발유 판매가 금지됐지만 알제리, 이라크, 예멘, 미얀마 등 일부 아시아 및 중동 국가에선 아직 유연 휘발유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환경부의 9일 발표에 따르면 놀이시설·어린이집 보육실·유치원 교실·초등학교 교실과 도서관 등 어린이 활동공간 1만8217곳을 점검한 결과 시설물 도료나 마감재에서 납과 수은, 카드뮴 등 중금속이 기준치를 초과, 배출된 곳이 13.3%인 2414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즉 유연 휘발유가 사용되지 않더라도 아이들은 주변 환경에서 납에 노출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한편 미국의학협회저널(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에 게재된 이 연구결과는 헬스데이통신을 통해 28일 보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