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옵디보 적응증 확대 신청 중” … 알고보니 서류도 미제출 … 신장암 환자들 ‘좌절’
[단독] “옵디보 적응증 확대 신청 중” … 알고보니 서류도 미제출 … 신장암 환자들 ‘좌절’
오노 “적응증 확대 신청했다” … 식약처 확인 후 묻자 뒤늦게 “사실이 잘못 전달됐다”며 사과 … 5월 중 적응증 확대 승인도 ‘불투명’
  • 권현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7.03.28 13:05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헬스코리아뉴스 / 권현 기자] BMS·오노약품공업의 면역항암제 ‘옵디보’(니볼루맙)의 신장암 적응증을 추가하는 내용의 품목변경신청서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아직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헬스코리아뉴스 취재 결과 확인됐다.

지난 14일 매체들은 “식약처가 옵디보 신장암 적응증 확대 허가사항 변경 데이터를 검토 중”이라며 조만간 신장암 적응증 승인이 떨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당연히 이 보도를 접한 신장암 환자들은 곧 옵디보를 처방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졌다.

그러나 실제로 식약처는 적응증 추가 요청 서류조차 받아보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오노 “옵디보 신장암 적응증 확대 신청됐다” … 식약처 “서류 받은 적 없다”

▲ BMS·오노약품공업 ‘옵디보’

이같은 사실은 최근 신장암 환자인 A씨가 식약처와 오노약품공업에 구체적인 확대 승인 시기를 문의하는 과정에서 밝혀졌다.

A씨는 지난 13일 옵디보를 개발한 오노 측에 직접 전화해 옵디보의 신장암 확대 승인 시기를 확인했다.

당시 오노 측의 답변은 “식약처에 적응증 확대 승인 신청을 냈고, 검토 중이라고 알고 있으며, 대략 5월 정도에 허가가 나올 것 같다”며 “신장암에 기존 혈관신생억제제 치료 후 옵디보를 2차 치료제로 처방 가능하도록 하는 적응증 허가가 나올 예정”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식약처의 답변은 달랐다. 오노 측과 통화 전 국회사무처에 제출한 옵디보 신장암 적응증 확대 민원에 대해 식약처 담당자가 “오노 측으로부터 받은 서류가 없다”고 답변한 것이다.

식약처 담당자는 “오노 측은 아직 (식약처에) 옵디보의 신장암 적응증 확대에 대한 허가변경 요청을 하지 않았다”며 “오노 측과 적응증 승인 관련 자료에 필요한 질의 과정인 사전검토는 하고 있지만, 품목변경허가신청을 하지 않았으므로 조속한 허가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담당자에 따르면 적응증 확대를 위한 의약품의 허가변경 과정에는 허가에 필요한 자료를 사전검토하는 질의과정과 공식적으로 허가변경을 신청하는 ‘품목변경허가신청’ 과정이 있다. 24일 기준 오노 측은 아직 품목변경허가신청을 하지 않은 상태였던 것이다.

▲ A씨가 3월 6일 식약처에 제출한 인터넷 민원서, 옵디보의 신장암 적응증 확대 촉구 내용을 담고 있다.

오노 측 “잘못 전달됐다” … 결국 사과

식약처 담당자의 24일 답변은 13일 오노 측이 말한 ‘식약처에 신장암 적응증 확대 신청서를 제출했고 검토 중’이라는 사실과 분명히 상반되며, 그동안 언론들이 보도한 내용과도 일치되지 않는다.

A씨는 “오노와 통화한 다음 날 14일 언론사들이 보도한 ‘식약처, 옵디보가 제출한 신장암 적응증 확대 허가사항 변경 데이터를 심사 중’이라는 내용의 기사도 확인했다”며 “신장암 적응증 확대 신청서가 접수되지 않았다는 식약처의 답변을 듣고 매우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오노측도 식약처의 답변 결과를 제시하자 잘못을 인정했다. 식약처와 오노약품공업 측의 엇갈리는 답변에 대해 A씨가 당일 다시 오노측에 사실을 확인하자 오노 관계자가 “사실이 잘못 전달된 것 같다. 죄송하다”고 답한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이어 품목허가변경 신청서 제출 계획에 대해 “신청에 관한 것은 회사 내부사정으로 말하기 어렵다”며 5월 중 적응증 추가 취득에 대해서도 불확실한 태도를 보였다.

식약처는 제약사가 적응증 확대 신청을 하면 45일 이내에 답변해야 한다. 즉, 5월 중 적응증 확대 승인이 나오려면 오노는 늦어도 4월 중순에는 서류를 접수해야 한다. 하지만 오노 관계자의 발언은 이마저도 확실하지 않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헬스코리아뉴스도 A씨가 제보한 내용을 토대로 지난 27일 옵디보 신장암 적응증 승인과 관련 엇갈린 답변이 나온 것에 대해 오노 측에 물어봤다.

오노측은 “13일 통화에서 담당자가 말한 적응증 확대 승인 신청서라는 것은 사전검토에 해당된다고 생각한다”며 “당사는 FDA가 보유한 다양한 암종 적응증을 토대로 빠른 시간 내 신장암 적응증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오노측은 ‘사전검토’를 진행 중인 것에 대해 ‘적응증 확대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언론과 환자들에게 답변해 왔다는 설명이다. 사전검토란 일반적으로 신청서 제출 전 식약처와 제약사가 필요한 서류 등을 확인하는 과정을 말한다.

그러나 공식적인 과정인 승인 신청서 제출의 전 단계일 수는 있으나, ‘신청서를 제출했다’는 발언은 사실상 ‘거짓말’이었거나, 담당자가 잘 모르고 답변한 것에 불과하다. 물론 담당자가 잘 모르고 답변했다고 해도 외부에 공식적인 답변으로 알려진 만큼 문제가 적지 않다.

“당황스럽고 절망감 밀려와 … 승인과정 투명하지 못해”

이번 오노의 잘못된 발언, 혹은 대응의 가장 큰 피해자는 “처방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에 부풀었던 신장암 환자들이다.

A씨는 “오노 측과 통화 후 신장암 환우회 카페에 옵디보의 신장암 적응증 승인 신청이 됐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자 회원들이 행복감과 기대감에 차 있었다”며 “그러나 식약처의 전화를 받고 당황했고 오노 측이 말을 바꾸자 절망감이 들었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이어 “옵디보의 극적인 치료 효과를 기대하는 신장암 환자가 많다. 신장암 적응증 확대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옵디보는 기존 항암제와 달리 암 환자의 면역 T세포를 활성화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기전을 갖고 있어 치료 효과가 좋고 부작용은 적어 혁신적인 항암제로 평가받고 있다.

긴 항암치료로 인해 내성이 생기거나 다른 대체 치료가 필요한 암 환자들은 옵디보와 같은 면역항암제의 급여화와 적응증 확대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옵디보의 신장암 적응증은 미국·유럽·일본에서 승인받았지만 한국에는 허가되지 않았다.

한국에서는 2015년 3월 흑색종 1차, 2016년 4월 흑색종 2차, 2016년 4월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제로 식약처에서 승인받았으며, 현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급여화가 논의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공덕행 2017-03-29 10:21:55
분명 적응증과 보험등재는 별개의 안건이나 동시에 추진해야 할 긴급한 사항임에도 불구하고 약가를 놓고 줄다리기를 하는 사이 환자들만 엄청나게 힘이 드는군요. 약은 아픈이들을 치료하기 위해 만든거고 정책은 국민을 위해 만든 거 아닌지요? 그 국민속에 암환자들이 있는 거고요.

      • 회사명 : (주)헬코미디어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매봉산로2길 45, 302호(상암동, 해나리빌딩)
      • 대표전화 : 02-364-2002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슬기
      • 제호 : 헬스코리아뉴스
      • 발행일 : 2007-01-01
      • 등록번호 : 서울 아 00717
      • 재등록일 : 2008-11-27
      • 발행인 : 임도이
      • 편집인 : 이순호
      • 헬스코리아뉴스에서 발행하는 모든 저작물(컨텐츠, 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제·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이슬기 02-364-2002 webmaster@hkn24.com
      • Copyright © 2024 헬스코리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hkn24.com
      ND소프트
      편집자 추천 뉴스
      베스트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