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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중 누군가 아파 병원에 입원했다. 보호자와 간병인이 필요 없다고 한다. 반신반의하며 병을 앓고 있는 사랑하는 이를 두고 집으로 직장으로 돌아간다. 중·소병원에서 시작했던 간호간병통합서비스가 어느덧 상급종합병원까지 확대 시행되고 있다. 아직은 한정적으로 일부 병동에서 저울질 되고 있지만, 훗날 전국 전 병원 전 병동으로 퍼지면 환자들은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간호사들은 전인간호의 실현을, 보호자와 가족들은 높은 삶의 질을 영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헬스코리아뉴스는 건국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병동을 찾아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현장을 둘러보고 간호사, 환자, 보호자의 이야기를 들어본 뒤, 중소병원의 입장을 대변하는 중소병원 간호사회 김영애 회장까지 만나보았다. ① [탐방기] 기자,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실제 현장을 가다 |
[헬스코리아뉴스 / 권현 기자] 상급종합병원의 간호간병통합서비스에 대한 간호사, 환자, 보호자의 만족도는 대체적으로 높아 보인다. 건국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112병동 김현미 수간호사를 만나 좀 더 구체적인 간호간병통합서비스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문제점도 짚어봤다.
-.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시행 전 간호인력 모집은 어떻게 했나?
“간호사의 경우 원내 타과 간호사들을 모집했다.
기본간호 경험이 많은 중환자실의 경력 간호사를 6명 영입하고 내·외과계 병동 경력 간호사 15명을 영입했다.
기존 소화기내과 병동 간호사 20명을 더해 총 41명이 근무하고 있다.
10년차 이상이 11명, 5~10년차가 8명, 나머지는 5년차 미만이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 간호사 중 시니어 간호사의 비율은 약 25%로 이들은 기본간호 경험을 바탕으로 간호 인력의 기본간호 업무를 이끌어 가고 있다.
간호조무사는 원내 보조원 중 간호조무사 자격증 갖고 있는 사람 7명과 외부에서 1명을 더 영입했다. 이들은 병동에서 일한 경험이 있어 업무 이해도가 높은 편이다.”
-. 서비스 시행 전·후 간호인력 교육은 어떻게 이뤄지는지?
“기존 병동 간호사 2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1월말 간호간병통합서비스에 관한 전반적인 교육을 했다. 특히 시니어 간호사들과 함께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벤치마킹을 위해 서울의료원과 인하대병원을 방문하기도 했다.
간호조무사들은 6일 동안 기본간호를 배울 수 있는 중환자실에서 오리테이션을 받고 소화기내과 병동으로 올라와 시니어 간호사들과 병동 교육 간호사들의 지도 아래 간호간병통합서비스에 적합한 기본간호업무를 익혔다.
모든 간호 인력은 간호간병 통합서비스에 관한 정기적인 집체교육, 원내교육, 교육 간호사의 피드백 등을 받고 있다.”
-.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시행으로 전인간호가 이뤄지고 있는지?
“전인간호를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고 생각한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 근무 환경에서는 환자보다 질병의 치료가 중심에 있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서비스 시행 후 환자에게 정서적 지지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환자에 좀 더 집중하고 요구를 받아들일 수 있게 됐다.
예를 들면 매일 침상에서 나오지 않은 격리환자와 매일 충분한 대화를 갖는 시간적 여유를 통해 침상 밖을 나와 걷고 싶은 환자의 욕구를 발견, 신체활동 증진을 유도하는 일이 있었다. 이 환자는 ‘마치 오늘이 내 생일 같네’라며 기뻐했다.
만일 시간에 쫓겨 일하는 상황이었다면 이 같은 결과를 끌어내지 못했을 것이다. 이런 것이 전인간호의 시작이 아닐까 생각한다.”
-. 전인간호에 대한 간호사들의 인식은?
“종합병원 세미나나 워크숍 사례를 들어보면 오히려 신규간호사의 적응도가 떨어진다는 통계가 있다. 시니어간호사들은 환자 케어가 뭔가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편이다.
환자와 관계를 맺고 라포를 형성하는 간호가 전인간호라 생각한다. 간호대학을 갓 졸업한 신규간호사들은 질병을 중심으로 한 접근법에 익숙해져 있고 환자와의 관계를 낯설어하는 신규간호사들이 많다.
질병을 이해하고 적절한 간호를 제공하기 위해 간호학을 배우지만 결국 질병으로 고통받는 환자가 중심이다. 환자를 알아야 질병에 더 잘 접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문학과 사람에 대한 이해를 높여야 한다.
간호대학 수업 중 간호이론·의사소통 및 인간관계 등 학점이 낮고, 질병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고 자칫 소홀히 할 수 있지만, 간호간병통합서비스에 필요한 기본자세는 환자뿐 아니라 모든 사람과의 올바른 인간관계 형성에 있다고 본다.”
-. 보호자 부재 가운데 환자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거나 할 때 어떻게 대처하는지.
“시행 후 2달 동안 아직 관련 문제를 겪지 않았다. 다만 미리 주 보호자의 연락처 3~4개 확보하고 평소 환자의 질병 진행 상태를 세밀히 관찰해 보호자에게 알려주고 있다.”
-. 타과로도 간호간병통합서비스가 확대될 것으로 보나?
“확대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간호사의 업무 강도를 줄여 간호의 질을 높여 환자 중심 케어를 할 수 있다고 믿는다. 개인적으로 외과계로도 퍼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중소병원도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에 따라 간호사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시행으로 상당수의 중소병원이 간호사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다고 들었다. 유휴간호사는 늘어가고 신규간호사는 쏟아지고 있다. 정부나 병원들도 병원으로 다시 올 수 있는 간호사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열악한 근무 환경과 처우 개선으로 간호사들이 유입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 간호간병통합서비스에 대한 환자와 보호자의 만족도가 높다. 앞으로 예상되는 문제점이 있다면?
“암 등 만성질환자들은 간병비 부담을 덜 뿐 아니라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입원 제한 기간인 30일을 넘어서까지 병동에 남는 문제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이 현상이 심화되면 전 국민이 누려야 할 간호간병통합서비스의 공평성이 훼손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