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대부업·유흥업의 불건전한 삼각관계 ‘성형대출’
병원·대부업·유흥업의 불건전한 삼각관계 ‘성형대출’
할부 개념으로 마케팅 … 못갚으면 결국 유흥업 소개 … 성형 중독 빠지기도
  • 현정석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7.01.31 19: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헬스코리아뉴스 / 현정석 기자] 최근 젊은 여성들을 대상으로 1000만원이 넘는 성형수술 비용을 대출해준 뒤 이자를 챙기고, 병원측에서 수수료를 받은 뒤, 빚을 갚게 도와준다며 유흥업에 종사하게 만드는 대출업자들이 늘고 있어 사회문제가되고 있다.

이들은 당장 돈이 없는 성형 희망자들을 “할부식으로 돈을 갚으면 되고 목돈이 생겼을 때 다 갚으면 더 이상 낼 이자도 없다”고 유혹한다.

개원가 관계자는 “성형대출은 대부분 1000만원 선에서 이뤄지는데, 묘하게도 소개받은 성형외과를 가면 1000만원이 약간 넘는 견적금액이 나오고, 할인해준다는 식으로 가격을 맞춰준다”고 설명했다.

쉬운 환자 모집에 혹했다가 범죄자 될수도

이들은 몇 군데의 성형외과와 계약을 맺고 환자를 알선해주기 때문에 의료기관으로서는 쉽게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일부 성형외과는 환영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불법이다. 의료법 제27조 3항은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적시하고 있다.

실제로 작년 9월 법원은 이들과 짜고 고객을 유치한 성형외과 의사들에게 유죄를 선고한 바 있다. 당시 실형에서 벌금형으로 감형됐지만 유죄 판례는 남았다.

브로커로부터 불법으로 환자를 소개받은 책임을 가장 크게 지는 것은 의료법 위반으로 처벌을 받는 의료기관이다. 대부업체나 브로커에 대한 법적인 책임은 상대적으로 적다.

▲ 브로커를 이용한 뒷거래는 결국 환자에게 피해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사진은 영화의 한 장면.

성형대출이 유흥업과 관계를 맺는 이유

서울 성동구의 한 대부업체 관계자는 “우리도 성형대출이 돈이 된다고 생각해 몇 년 전 시도했었지만 대부분의 여성은 돈을 갚기 싫어서 안 갚는 게 아니라 갚을 능력이 없었다”며 “그래서 우린 성형대출을 그만뒀고 돈을 받기 위해 유흥업에 소개시켜줄 수 있는 몇몇 업체가 이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성형대출은 브로커 등이 병원을 끼고 대출을 알선하고 수수료를 받는 방식으로 음성적으로 이뤄졌던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지금도 강남 일부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성매매인권행동단체인 ‘이룸’ 관계자는 “성형대출의 문제는 유흥업(성매매산업)-대부업-성형산업 간 공모 관계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여성들이 돈을 많이 빌릴수록 대부업자들은 좋다. 대부업자들은 여성들이 ‘몸을 팔아서라도’ 높은 이자와 원금을 갚을 거라고 자신한다”며 “국내 성형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에 달했는데도 새로 개업을 하는 성형외과들은 늘어만 가고 있다. 성형시장 내부의 경쟁이 심해지자, 일부 성형외과가 대부업자들과 결탁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행 의료법상 영리 목적으로 특정 병원에 환자를 알선하는 것은 불법이지만, 성형외과와 대부업체 사이에서 중개 수수료가 현금으로 오가기 때문에 모종의 커넥션이 있었음을 증명하기 어렵다”며 “대부업체는 ‘성매매 하는 줄 모르고 돈만 빌려준 거다’라고 시치미를 떼면 법적으로 처벌을 받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 포털의 한 질문방에서도 성형을 위한 대출에 관한 질문과 많은 답변들이 오가고 있다.

문제는 한번 성형한 사람은 계속 성형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성형대출 때문에 성매매의 늪에 빠진 여성들들 상당수가 추가적인 성형수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성형외과의들은 이를 알고 일부러 유흥주점에 다니면서 직접 상담까지 해주며 호객행위를 하기도 한다.

▲ 유흥업에 종사하는 여성의 경우 돈을 받아내기가 쉬운데다 지속적으로 성형수술을 하게 돼 성형대출업자들의 좋은 표적이다.

서울 강남의 A성형외과원장은 “(성형외과들이) 고교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많이 하는 이유는 졸업할 당시에는 비교적 저렴한 수술을 하지만 사회에 나가서 남들과 비교하게 되면 또 다시 쉽게 성형의 유혹에 빠져든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번 성형을 경험한 이들은 부모님이 안 해주면 자신이 아르바이트를 해서라도 수술을 하게 되는데, 돈을 모아서 하나 대출을 받아서 하나 어차피 비슷하니 먼저 수술부터 받자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유흥쪽에 발을 들여놓게 되면 빠른 시간내에 돈을 갚기 위해 매춘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며 “(매춘업에 종사하면서) 같이 일하는 이가 수술 후 자기보다 더 잘 벌게 되면 이를 이유로 무리해서 성형을 받는 경우도 왕왕 있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회사명 : (주)헬코미디어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매봉산로2길 45, 302호(상암동, 해나리빌딩)
      • 대표전화 : 02-364-2002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슬기
      • 제호 : 헬스코리아뉴스
      • 발행일 : 2007-01-01
      • 등록번호 : 서울 아 00717
      • 재등록일 : 2008-11-27
      • 발행인 : 임도이
      • 편집인 : 이순호
      • 헬스코리아뉴스에서 발행하는 모든 저작물(컨텐츠, 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제·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이슬기 02-364-2002 webmaster@hkn24.com
      • Copyright © 2024 헬스코리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hkn24.com
      ND소프트
      편집자 추천 뉴스
      베스트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