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퍼스트인클래스’가 답이다”
“항암제 ‘퍼스트인클래스’가 답이다”
한미·동아·중외 등 개발 열기 ‘후끈’ … “‘베스트인클래스로’는 사실상 힘들어”
  • 이순호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7.01.3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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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기자] 국내 제약사들의 항암제 개발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상대적으로 개발이 쉬운 ‘베스트인클래스’(best-in-class)보다는 ‘퍼스트인클래스’(first-in-class) 약물로 승부수를 띄우는 모습이다.

▲ 한미약품 이관순 사장이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개발 중인 혁신신약 플랫폼 기술 등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제35회 JP모건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가해 북경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면역항암신약 파이프라인을 공개했다.

이 항암제에는 한미약품의 혁신신약 플랫폼 기술인 ‘펜탐바디’(PENTAMBODY)가 적용됐다.

펜탐바디는 하나의 항체가 서로 다른 두 개의 표적에 동시에 결합할 수 있는 차세대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이다.

면역세포와 암세포에 동시 결합해 항암 효과를 극대화한다.

한미약품은 팬탐바디를 활용한 항암신약 2개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전임상 단계로, 생체 안전성과 생산효율 검증이 진행 중이다.

동아ST는 지난해 말 미국계 제약사인 애브비와 MerTK 억제 기전의 면역항암 신약 개발 및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했다. 확정된 계약금만 4000만달러(한화 484억원)이며, 향후 개발·허가·판매에 따른 마일스톤은 최대 4억8500만달러(한화 5866억원)에 달한다.

해당 신약후보 물질은 동아ST의 혁신신약연구소가 자체 개발했다. 현재까지 MSD의 ‘키트루다’, 오노약품공업과 BMS의 ‘옵디보’ 등 PD-1을 억제하는 면역항암제는 시판되고 있으나, MerTK 억제 계열 면역항암제는 아직 출시되지 않았으며, 개발사도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3년 노스캐롤라이나대학의 연구팀이 세계적인 학술지인 ‘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MerTK(C-MER proto-oncogene tyrosine kinase)는 인체의 면역반응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MerTK 신호전달은 면역계의 1차 방어선이며, 죽거나 손상된 조직을 제거하는 대식세포(macrophage)가 평정 상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식세포에서 MerTK는 암세포 주변의 면역반응을 무뎌지게 만들어 암의 성장과 전이를 촉진한다. 대식세포의 MerTK 신호전달을 차단하는 것이 유망한 항암 전략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JW중외제약은 지난해 말 미국 혈액학회에서 자사가 개발 중인 Wnt 표적항암제 ‘CWP291’의 다발골수종 1상 임상 중간결과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CWP291은 혁신적 신약(First-in-class)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신약후보물질로, 암세포 성장과 암 줄기세포에 관여하는 신호전달 물질인 Wnt/β-catenin 기전을 억제한다.

임상1상 중간결과에 따르면, CWP291은 임상시험에서 환자에서 대상 환자 중 약 40%가 질병이 진행되지 않은 안정병변(Stable disease) 상태를 유지했으며, 양호한 안전성 프로필을 보이는 등 유효성에 대해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수준의 결과를 도출했다.

JW중외제약은 CWP291을 활용해 기존 표준요법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방법을 확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베스트인클래스’ 항암제는 한계 존재”

항암제 시장에서 ‘퍼스트인클래스’ 신약이 주목받는 이유는 ‘베스트인클래스’ 신약으로는 의료진의 선택을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의료 현장에서는 중증질환일수록 임상 자료가 풍부한 다국적사의 오리지널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크다.

‘베스트인클래스’ 신약은 기존 치료물질을 개선한 개량형 신약을 말한다. 기존 물질과 작용 기전이 비슷해 제품을 출시하더라도 경쟁이 치열하다.

상대적으로 중증도가 낮은 질환의 경우, 베스트인클래스 신약이 개선된 효과와 강력한 영업력을 바탕으로 시장에서 성공하는 사례가 많다.

그러나 항암제는 부작용이 많기로 유명한 약물이다. 이로 인해 환자가 사망에 이르거나 위험한 상황에 빠지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이런 상황에서 안전성이 입증된 오리지널 제품이 있는데도 상대적으로 자료가 부족한 국산 베스트인클래스 신약을 사용하는 의사는 많지 않다.

실제 베스트인클래스에 해당하는 몇몇 국산 항암제가 출시됐지만, 모두 이렇다 할 실적을 거두지 못했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우리도 과거 베스트인클래스 항암제를 개발했으나, 사실상 실패했다”며 “우리뿐 아니라 많은 국내 제약사들이 그때는 항암제의 특성을 잘 몰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다수 제약사가 퍼스트인클래스 항암제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며 “새로운 기전의 퍼스트인클래스 신약은 기존 치료제에 내성이 있어도 사용할 수 있는 등 장점이 있어 의사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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