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 제약업계, 지주사 전환 가속도
세대교체 제약업계, 지주사 전환 가속도
매출 상위 10개 제약사 중 8곳이 지주사 체제 … “공정거래법 개정 전 끝내자”
  • 이순호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7.01.17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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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일약품은 지난 16일 자사의 지배구조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기자] 제약업계가 빠르게 지주회사 체제로 바뀌고 있다. 상위 제약사 대부분은 이미 지주회사 전환을 마친 상태다.

제일약품은 지난 16일 자사의 지배구조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인적분할을 통해 투자회사인 제일파마홀딩스(가칭)와 사업회사인 제일약품(가칭)으로 분리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제일파마홀딩스는 상호를 변경한 뒤 변경상장해 지주사 역할을 맡게 될 예정이다. 신설법인인 제일약품은 재상장해 의약품 수출입과 제조, 판매 사업을 담당할 계획이다. 분할기일은 오는 6월 1일이다.

상위 10위 제약사 대부분 지주사 전환

제일약품은 녹십자, 대웅제약, JW중외제약, 한미약품, 셀트리온, 동아제약, 종근당, 휴온스, 일동제약, 신풍제약, 보령제약 등 11개 제약사에 이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12번째 국내 제약사가 될 전망이다.

이들 12개 제약사 가운데 녹십자, 대웅제약, 한미약품, 셀트리온, 동아제약, 종근당, 일동제약, 제일약품 등 8개 제약사는 2015년 기준 매출액 상위 10위권 안에 드는 회사다. 유한양행과 광동제약을 제외하면 사실상 상위 제약사 대부분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셈이다.

▲ 녹십자, 대웅제약, JW중외제약, 한미약품, 셀트리온, 동아제약, 종근당, 휴온스, 일동제약, 신풍제약, 보령제약 등 11개 제약사는 지주회사 전환을 완료했다.

유한양행은 오너 회사 체제가 아니다 보니 지주회사 전환의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적다.

광동제약은 오너 일가의 지분이 다른 제약사들에 비해 적은 편이지만 자사주 규모가 커 충분한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아직 지주회사로 전환하려는 분위기는 감지되지 않는다.

다만, 광동제약은 경영권이 위협받는 등 필요한 경우에는 빠르게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할 수 있는 구조를 확보하고 있다. 자사주를 많이 보유한 회사는 기업을 분할할 때 자사주만큼 사업회사 지분을 확보할 수 있어 지주사 전환이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12개 국내 제약사 가운데 JW중외제약과 보령제약, 휴온스 등 3개 제약사도 매출액 상위 20위권 안에 포진하고 있다. 상위 20개 제약사 중 60%가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셈이다.

제약업계 세대교체 바람에 지주사 전환 가속도

국내 제약사들의 지주사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는 이유 중 하나는 경영권 승계 때문이다.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지 않고 주식 증여를 통해 후계자의 지배력을 확보하려면 막대한 증여세를 물어야 한다.

그러나 지주사 전환 중 주식교환을 통해 최대주주로 올라설 경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주식 양도차익은 매도 시점까지 과세가 이연되고 자회사 자산 취득세는 면제된다. 지주회사 전환이 후계자 경영 승계를 위한 수단으로 많이 활용되는 이유다.

실제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완료했거나 진행 중인 제약사는 최근 빠르게 2,3세 경영인 체제로 바뀌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은 지난해 3월 한미사이언스를 끝으로 모든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이에 따라 한미약품의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는 임 회장의 장남인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장의 단독 대표이사 체제가 됐다.

보령제약은 오너 3세인 김정균 전략기획실 이사(32)가 지주사인 보령홀딩스의 상무로 최근 승진했다.

김 이사는 창업주인 김승호 보령제약그룹 회장의 손자이자 김은선 보령제약 회장의 장남이다. 지주사의 경영 참여를 통해 지배 구조를 공고히 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강신호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고 오너 3세인 강정석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했으며, 제일약품도 최근 한상철 부사장을 신규법인인 일반의약품 부문 제일헬스사이언스의 대표로 선임했다.

녹십자는 지난 3월 조순태 대표이사의 임기가 만료되면서 창업주인 고(故) 허채경 회장의 손자이자 고(故) 허영섭 회장의 차남인 허은철 사장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됐으며, 일동제약은 지난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오너인 윤원영 회장의 장남 윤웅섭 사장이 단독 대표로 취임했다.

JW중외그룹은 이경하 회장이 지난 2015년 그룹 회장 자리에 오르면서 3세 경영이 시작됐다. 이경하 회장은 창업주 고(故) 이기석 회장의 손자이자 이종호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공정거래법 개정 전에 마무리해야”

▲ 7월부터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시행돼 지주사 자산 기준요건이 현행 1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상향 조정되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국내 제약사 상당수는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혜택을 받기가 어려워진다.

공정거래법 개정도 최근 제약사들의 지주회사 전환이 잦은 이유 가운데 하나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로 전환하면 현물출자나 주식교환을 단행할 경우 양도세 과세시점이 늦춰지는 등의 혜택을 받게 된다.

문제는 오는 7월부터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시행돼 지주사 자산 기준요건이 현행 1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상향 조정된다는 점이다.

이 경우, 다른 산업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국내 제약사 상당수는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혜택을 받기가 어려워진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제약업계가 빠르게 2~3세 경영 체제로 바뀌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는 제약사는 늘어날 전망”이라며 “다만,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시행되는 7월 안에 추가로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는 제약사가 나올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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