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병원제도 13년 동안 ‘정체’ … ‘무관심’ 때문
개방병원제도 13년 동안 ‘정체’ … ‘무관심’ 때문
참여기관 감소 … 부정적 인식 팽배
  •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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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1.16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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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김다정 기자] 개방병원제도가 의료계·정부의 무관심으로 인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개방병원제도는 2·3차 의료기관의 유휴시설(병상)·장비·인력 등을 개원의들에게 개방하는 제도로, 개원의의 초기 투자비용을 줄이고 대형의료기관의 환자 집중을 완화해 국민의료비를 절감하기 위해 도입됐다.

10년 동안 제도 활용 ‘저조’ … 참여기관 감소

이 제도는 2001년 시범운영을 거쳐 2003년부터 전면 시행됐으나, 지난 10여년 동안 제도의 실질적 활용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참여 개방병원·의원 수는 428곳으로, 2006년(520곳)보다 감소했다.

이 중 개방병원은 같은 기간 동안 감소·증가 추세를 반복하다 56곳에서 67곳으로 소폭 늘었으나, 참여 의원급 의료기관은 464곳에서 361곳으로 100곳 이상 줄었다.

▲ 연도별 개방병원 운영을 신청한 기관 수 변화 (단위: 곳, %. 출처 :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사연 오영호 연구위원은 최근 연구보고서를 통해 “개방병원제도는 의사 전문성 활용·의료자원 유휴화·인력 확보 등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대안으로 제기됐으나, 아직 정착되지 못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진료 건수는 2005년 1221건에서 2009년 1470건으로 4.7% 느는 데 그쳤다가 2014년에는 6048건으로 2009년 이후 연평균 32.7% 증가했다.

2009년 개방병원 운영 지침이 시행되면서 개방진료를 시행한 병원 수·진료 건수가 증가한 것이라는 게 오 연구위원의 분석이다.

그는 “참여 기관 수는 크게 늘지 않았으나, 진료실적 양적인 측면에서는 큰 진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참여기관 인식 ‘부정적’ … “의료계·정부의 무관심 때문”

개방병원제도에 대한 참여기관의 인식도 부정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보사연이 개방병원 4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개방병원제도가 병원에 미친 긍정적인 영향에 대해 ‘개원의와의 경쟁으로 전속의의 진료태도 향상’이라고 답한 사람이 68.1%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환자의 진료비 절감(57.4%)’ 등의 순이었다.

반면 부정적 영향에 대해서는, 약 85%가 ‘개방병원 참여 의사와 내부 직원 간 또는 병원 경영진과 내부 직원 간 마찰 발생’이라고 답했다. ‘병원 의사 인력난 발생’과 ‘의료분쟁 증가’라고 응답한 사람은 모두 83%였다.

전반적으로 긍정적 영향에 대한 응답은 저조하지만, 부정적 영향에 대한 응답은 높아, 현행 개방병원제도에 대한 만족도가 낮음을 알 수 있었다는 것이 오영호 연구위원의 분석이다.

오 연구위원은 “2005년 초기보다 효율적 자원이용·개원의와 우호적 관계 구축·진료 질 향상 등과 같은 개방병원제도의 긍정적 효과에 대한 응답이 더 부정적이 됐다”며 “이런 결과는 그동안 제도가 의료계·정부의 관심을 벗어나 있었기 때문이며, 제도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정체돼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행 초기에는 보건복지부를 중심으로 참여 의지가 강한 병원·지역 젊은 개원의들이 하나의 공동체를 형성해 제도 운영의 원동력이 됐으나, 현재는 제도에 대한 의료계의 관심 부족 등으로 정부에서도 개방병원제도에 대한 관심이 낮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그는 “참여기관들은 제도 활성화를 위한 선결과제로 ▲개방진료 절차 간소화 ▲수가 수준 향상 ▲의료사고 책임소재 확립 등을 꼽는다”며 “제도 정착을 위해 필요했던 수가 체계 정비·의료분쟁 규정 등에 대한 정부 대책이 없어, 의료계의 관심이 낮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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