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제약사 순위 ‘지각변동’ 조짐
상위 제약사 순위 ‘지각변동’ 조짐
셀트리온·녹십자·대웅·동아ST 등 ‘캐시카우’ 확보 … 광동제약도 무시 못해 … 한미약품 “재도약 노린다”
  • 이순호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7.01.09 18: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기자] 그동안 정체됐던 상위 제약사의 매출 순위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신약 출시, 기술 수출, M&A 등을 통해 실적이 급성장하는 곳이 늘면서 매출 순위가 요동치는 분위기다.

특히 각 회사의 ‘캐시카우’로 꼽히는 제품들의 성과가 기대되는 상황이어서 상위 제약사들의 순위 경쟁은 더욱 치열할 전망이다.

셀트리온 ‘램시마’ 미국 상륙  … 6조원 시장 공략

현재 매출이 급성장할 것으로 가장 주목받는 제약사는 셀트리온이다. 이 제약사는 올해 매출액 8604억 원, 영업이익 4886억 원을 기록할 것이란 실적 전망치를 최근 발표했다.

매출액은 불과 2년 전인 지난 2015년(6034억원)보다 약 2600억원이나 증가한 금액이며, 전망대로라면 영업이익률은 50%를 웃돈다.

회사 측이 이 같은 전망치를 내놓은 배경에는 자사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인플릭시맙)의 미국 진출이 깔려있다.

램시마는 얀센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다. 이미 유럽에서는 레미케이드의 점유율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미국에도 제품을 출시했다.

▲ 셀트리온 ‘램시마’

레미케이드의 글로벌 매출은 약 12조원에 달한다. 이 중 절반에 가까운 5조7025억원이 미국 시장에서 나온다. 램시마가 미국 시장의 레미케이드 점유율을 10%만 뺏어도 5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셈이다.

미국 현지 판매사인 화이자 및 지주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와의 수익 배분을 고려, 셀트리온이 매출의 40%만 가져온다고 가정해도 셀트리온의 매출액은 2000억원이 증가한다.

램시마는 지난해 상반기 유럽 출시 1년여 만에 현지 시장점유율 40%를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월가는 램시마의 시장점유율이 최대 17% 정도를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유럽의 사례를 볼 때 실제 점유율은 더 높아질 수 있다.

여기에 로슈의 비호지킨스 림프종 및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리툭산’(리툭시맙) 바이오시밀러인 ‘트룩시마’와 같은 회사의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트라스트주맙) 바이오시밀러인 ‘허쥬마’도 북미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어, 향후 셀트리온의 매출 증가세는 더욱 가파를 것으로 보인다.

녹십자, 북미 혈액제제 시장 공략 … 국내 1위 제약사 노린다

▲ 녹십자 면역글로불린제제 ‘IVIG-SN’

녹십자는 북미 혈액제제 시장 공략을 통해 국내 1위 제약사 자리를 노리고 있다.

녹십자는 자사가 개발한 면역글로불린 제제 ‘IVIG-SN’(순도 5%) 등 혈액제제의 북미시장 진출도 서두르고 있다. 미국에서 혈액제제의 원료인 혈장 공급처를 확보하고, 캐나다에 혈액분획제제 공장을 설립하는 등 북미 시장에서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준비도 이미 마친 상황이다.

혈액제제는 혈액의 액체 성분인 혈장에서 면역이나 지혈 등에 작용하는 단백질을 고순도로 분획해서 만드는 의약품으로, 백신과 함께 녹십자를 대표하는 사업 분야다.

녹십자는 향후 Shire, Grifols, CSL, Octapharma 등에 이어 글로벌 혈액제제 기업 순위 5위까지 올라선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10년 세계에서 세 번째로 개발에 성공한 3세대 유전자재조합 A형 혈우병치료제 ‘그린진F’로 중국 시장도 조준하고 있다.

녹십자는 당초 그린진F의 미국 진출을 시도했으나, 환자 수가 적은 희귀의약품이다 보니 임상 피험자 모집에 애를 먹었다. 임상시험이 지연될 경우 출시가 늦어질 수 있어 공략 국가를 중국으로 선회했다. 시장성에 따른 판단이다.

녹십자 관계자는 “혈우병치료제는 혈장 유래와 유전자재조합 제제로 나뉘는데, 중국은 유전자재조합 시장은 초기 형성단계”라며 “혈우병치료제 상황이 조금씩 좋아지면서 치료를 받지 않던 환자들도 치료를 시작해 초치료 환자가 매우 많다. 시장성이 훨씬 좋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광동제약, 삼다수 판권 연장 … 의약품 사업 강화 분위기

▲ 광동제약 ‘콘트라브’

최근 매출액 1조 클럽에 가입한 광동제약도 무시할 수 없는 다크호스다.

광동제약은 지난해 말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와 제주삼다수에 대한 위탁판매계약을 1년 연장하기로 했다.

광동제약이 정량평가와 최근 공사 사회공헌위원회에서 진행된 정성평가를 모두 통과해 계약 기간을 1년 연장했다는 것이 제주개발공사의 설명이다.

연장 계약 기간이 끝난 후 광동제약은 다른 업체들과 입찰 경쟁을 통해 다시 한번 계약을 따내야 한다. 농심, CJ제일제당, 롯데칠성음료 등 쟁쟁한 식품회사들과 겨뤄야 하지만, 회사 측은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광동제약은 농심보다 불리하게 계약을 체결했다. 대표적인 것이 대형 마트 유통이 계약 조건에서 빠진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매출 비율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유통사가 들어와도 상대적으로 불리한 계약조건을 받아들이면서 이 같은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광동제약은 백신 사업 부문을 신설하고 전문의약품에 주목하는 등 제약사 본연의 사업도 강화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6월 미국 제약사인 오렉시젠테라퓨틱스로부터 도입한 비만치료제 ‘콘트라브’(부프로피온+날트렉손)는 출시 4개월 만에 1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마케팅이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점과 병원 입고시기 등을 감안하면 월 4억원대 판매액은 높은 실적이라는 것이 업계 반응이다.

최근에는 콘트라브를 사용한 의사들 사이에서 호의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황의진 교수는 “단순한 식욕 문제가 아닌, 뇌의 보상중추에 음식섭취 행동 시 또는 섭취 후 즐거운 감정이 발생해 배가 부른데도 계속 먹게 되는 식탐(食貪)이 문제가 되는 경우에는 콘트라브가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난해 기술수출 계약 해지, 수정으로 다소 침체한 모습을 보이는 한미약품도 언제든지 재도약이 가능한 제약사다.

▲ 한미약품 연구원들이 R&D를 진행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현재 공개한 총 14개 바이오·합성 신약 파이프라인 가운데 13개 신약에 대한 기술수출에 성공했으며, 마지막 남은 바이오신약인 ‘HM10560A’가 다음 기술수출 주자로 꼽히고 있다.

HM10560A는 지속형 성장호르몬 치료 바이오신약으로, 지난해 1조원 규모의 기술수출에 성공한 RAF 표적항암 신약 ‘HM95573’보다 기술수출 가능성이 더 크다고 평가받아 왔다.

한미약품이 독자 개발한 ‘랩스커버리’ 기술이 적용돼 1일 1회 투여해야 하는 경쟁 약물들과 달리 1주일에 1회만 투여해도 효과를 볼 수 있어 환자의 복용 편의성을 크게 높였다.

지난해 2월 유럽에서 임상2상 시험을 완료했으며, 같은 달 세계보건기구(WHO)에 ‘에페소마트로핀(efpegsomatropin)’이라는 국제 일반명(INN)으로 등재됐다.

HM10560A가 기술수출될 경우 한미약품은 1조원 이상의 잭팟을 터뜨릴 가능성이 크다. 특히 그동안 이어져 온 대형 기술수출 성공 사례가 HM10560A의 기술수출 규모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웅제약 ‘나보타’로 美서 2조 매출 기대 … 동아ST, 신약개발 성과 나온다

▲ 동아ST 연구원이 R&D를 진행하고 있다.

이 밖에 대웅제약은 자사가 개발한 보툴리눔톡신제제 ‘나보타’의 미국 임상시험을 모두 끝내고 허가만을 남겨두고 있다. 회사 측은 나보타가 향후 미국시장에서 2조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아ST는 최근 6000억원 규모의 면역항암제 후보물질의 기술수출에 성공했다. 이 후보물질은 동아ST의 혁신신약연구소가 내놓은 첫 성과다. 다수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있는 만큼 추가 기술수출도 기대할 수 있다.

당뇨병성신경병증 치료제 ‘DA-9801’의 미국 임상3상 시험을 앞두고 있어 향후 매출 급성장 가능성이 큰 제약사 중 하나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마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한방을 노릴 수 있게 됐다”며 “그동안 고착됐던 제약사 매출 순위도 언제든지 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회사명 : (주)헬코미디어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매봉산로2길 45, 302호(상암동, 해나리빌딩)
      • 대표전화 : 02-364-2002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슬기
      • 제호 : 헬스코리아뉴스
      • 발행일 : 2007-01-01
      • 등록번호 : 서울 아 00717
      • 재등록일 : 2008-11-27
      • 발행인 : 임도이
      • 편집인 : 이순호
      • 헬스코리아뉴스에서 발행하는 모든 저작물(컨텐츠, 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제·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이슬기 02-364-2002 webmaster@hkn24.com
      • Copyright © 2024 헬스코리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hkn24.com
      ND소프트
      편집자 추천 뉴스
      베스트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