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기획-간호계, 이제는 ‘행복’ 추구할 때 ③] 간호사 ‘행복 추구권’ 외칠 때 … ‘탄력근무제’가 해법?
[신년 기획-간호계, 이제는 ‘행복’ 추구할 때 ③] 간호사 ‘행복 추구권’ 외칠 때 … ‘탄력근무제’가 해법?
중소병원간호사회 김영애 회장 인터뷰
  • 권현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6.12.30 17: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이 말은 간호사에게는 다른 세상 말처럼 느껴질 것이다.

간호사는 비현실적인 간호사 대 환자 비율 속에서 강제성을 띤 조기출근과 오버타임을 하는 처절한 환경에서도 ‘하면 된다’는 식의 구시대적 문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명 ‘태움’이라는 괴롭힘, 군대식 문화, 언어폭력, 임신 순번제 문제에는 만성화됐는지 이제 놀라워하지도 않고 외면할 뿐이다.

간호계가 인지하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는 쳇바퀴가 굴러가듯 과거나 현재나 변함없어 보인다.

헬스코리아뉴스는 신년을 맞아 간호계의 현주소와 함께 간호사의 고충을 분석하고, 전 현직 간호사 대상 인터뷰를 통해 이들이 행복하게 다시 병원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을 찾아봤다.

① “삶의 중심은 ‘근무표’”
② 태움을 아시나요?
③ ‘행복 추구권’ 외칠 때 … ‘탄력근무제’가 해법?

[헬스코리아뉴스 / 권현 기자] 간호계는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압도적이다. 이들은 임신과 출산이라는 인생의 큰 변화를 마주한다. 이들을 보호하는 제도적 뒷받침이 부족해 경력단절이 발생한다. 그 자리를 신규 간호사가 채우지만, 간호의 질 저하를 일으킨다.

지난 6월 간호인력 취업교육센터 한상애 센터장은 “이미 몇몇 공공기관들은 탄력근무제의 시행으로 주 20시간 근무자를 뽑는다”며 “간호계도 탄력근무제 환경을 조성해 유휴간호사를 끌어안아 그들의 경력단절을 막는다면 간호 인력난을 해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탄력근무제를 간호계의 고질적인 문제인 인력난 해소의 열쇠로 제시했다.

헬스코리아뉴스는 현재 탄력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는 서울성심병원의 간호부장인 중소병원간호사회 김영애 회장을 만나 탄력근무제가 일과 가정의 양립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 중소병원간호사회 김영애 회장

-.탄력근무제를 시행한 계기는.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시행으로 간호사 부족 문제가 심해졌다. 당시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로 내과 병동에 27명의 간호사 필요한데 당시 간호사는 12명밖에 되지 않아 간호 인력 충원이 시급했다.”

-.병원도 탄력근무제 도입 필요성을 인지했는지.

“병원 측도 간호사 인력 부족을 피부로 체감하고 있어, 자연히 탄력근무제 도입에 대해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서울의 중소병원은 탄력근무제 도입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는 수가 늘어나고 있지만, 지방 중소병원의 경우 인식 부족으로 활성화돼 있지 않다. 서울·수도권 지역으로 간호사의 쏠림 현상으로 인력난이 더 심화는 가운데 탄력근무제나 유휴간호사 채용에 대한 인식 부족이 있어, 앞으로 홍보가 더 필요하다.”

-.어떤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지?

“오전·오후·야간 근무 전담 및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일하는 낮 근무 전담으로 돌아가고 있다. 신규나 유휴간호사를 채용할 때 탄력근무제에 관해 설명하고 본인이 원하는 근무시간을 정할 수 있게 한다.

입사 후 3개월까지는 3교대 근무를 통해 전반적인 업무를 파악한 뒤 오전·오후·야간 및 낮 전담 근무를 선택할 수 있다. 또한 출산·육아로 인한 근무 시간 조정도 가능하다.”

-.탄력근무제 도입 후 유아휴직 뒤 재취업은 어떤가.

“새로운 사람을 뽑아 교육하는 것보다 일했던 사람이 육아휴직 후 다시 돌아와 일하는 것이 병원 입장에서 더 효율적이다. 야간 근무 전담을 하던 간호사가 임신하면 근무시간을 변경할 수 있게 해준다든지, 주 40시간 근무하던 간호사가 임신 후 원하면 근무시간을 줄이면서도 여전히 정규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탄력근무제를 본격적으로 시행하면서 임신과 출산으로 사직하는 간호사들이 줄어들고 있다. 실제로 현재 3명의 간호사가 분만휴가 중인데 모두 복직예정이다. 탄력근무제를 시행하기 전에는 보기 드문 일이다.”

-.도입 후 간호사 만족도는? 변화를 체감하나.

“탄력근무를 하는 간호사의 만족도는 대체로 높다. 자녀 셋이 있는 간호사의 경우 낮 근무(오전 9시~오후 5시30분)를 전담하면서 아이들을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맡기고 본인은 일할 수 있어, 계속해서 경력을 이어가고 있다. 일과 삶의 균형을 잡은 것이다.”

-.탄력근무제로 인력난 해소 가능할까.

“매년 배출되는 신규 간호사 수는 2만460명이며, 업무 복귀가 가능한 유휴간호사 수는 5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간호대 정원을 늘려 인력난을 해소하는 것보다는 탄력근무제 등 모성보호를 할 수 있는 제도 마련으로 유휴간호사를 다시 병원으로 나오게 할 필요가 있다.

이들이 경력을 이어나가면 환자의 안전을 보장할 뿐 아니라 인력 충원에 들어가는 사회적 낭비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여성이 많은 간호사라는 직업적 특성상 분만과 출산 이라는 인생의 큰 변화 앞에서 뒷받침 되지 않는 여건으로 많은 간호사들이 병원을 떠나고 있다. 이로 인해 간호사 인력난은 심화되고 신규간호사만 늘어나 간호의 질 저하를 야기한다.

매년 배출되는 약 2만여 신규 간호사들의 양성도 중요하지만 현재 일을 하지 않는 10만명이 넘는 유휴 간호사들을 다시 병원으로 올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뒷받침이 절실하다.”

-.간호계의 태움, 군대식 문화 해결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

“전반적인 조직문화 개선이 필요하다. 수평적인 문화를 만들어 의사소통 문제를 해결해야 할 필요가 있다. 간호대는 리더십·인간관계론·간호윤리 등을 실제로 체험하고 적용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도입해야 한다.

힘든 일은 참는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감정을 표현해 옳고 그름을 따지는 자기주장 강화 훈련도 필요하다. 병원에서는 인맥, 학연 등을 따지는 문화를 지양하고 선후배 사이의 유대감을 높이는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시행할 필요가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회사명 : (주)헬코미디어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매봉산로2길 45, 302호(상암동, 해나리빌딩)
      • 대표전화 : 02-364-2002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슬기
      • 제호 : 헬스코리아뉴스
      • 발행일 : 2007-01-01
      • 등록번호 : 서울 아 00717
      • 재등록일 : 2008-11-27
      • 발행인 : 임도이
      • 편집인 : 이순호
      • 헬스코리아뉴스에서 발행하는 모든 저작물(컨텐츠, 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제·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이슬기 02-364-2002 webmaster@hkn24.com
      • Copyright © 2024 헬스코리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hkn24.com
      ND소프트
      편집자 추천 뉴스
      베스트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