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잡이는 왜 글씨를 이상하게 쓸까
왼손잡이는 왜 글씨를 이상하게 쓸까
[난독증은 왜? ①] 원인은 ‘가로획 긋기’
  • 이성훈
  • 승인 2016.11.30 1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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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이나 지능에 이상이 없지만 글을 읽는데 어려움을 겪는 질환을 ‘난독증’이라고 한다. 난독증은, 학업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 학부모와 학생들 입장에서는 여느 신체적 장애 못지않은 고통을 겪고 있다.

특히 그 원인이 불분명하고 또한 뚜렷한 치료법이 없어 자기만의 치료법을 주장하며 고액의 치료비를 요구하는 업체들이 난립하고 있다. 이에 ‘왼쪽 혹은 오른쪽’ 저자인 이성훈씨가 소개하는 난독증의 원인과 해법을 본 연작 기고를 통해 알아본다.

다만 이 칼럼에서 제시되는 이론은 정론으로 인정받은 바가 없으므로,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이뤄지길 기대해 본다. <편집자 주>

난독증의 원인은 무엇일까?

일반적 견해로는, 대뇌반구인 좌뇌가 우뇌에 비하여 덜 발달하여 나타난다고 한다. 또한 소수 의견으로는 시지각(視知覺)에 문제가 있어 나타난다고도 한다. 과연 그럴까?

간단하게 말하자면 난독증은 쓰기장애에서 파생된 질환이다. 왼손잡이는 쓰기장애를 겪는데, 이에서 난독증이 파생된 것이다.

그럼 왼손잡이가 겪는 쓰기장애를 알아보자.

▲ ‘반대로 쓰기’는 왼손잡이에게 흔히 나타나는 쓰기장애다. 영어 문장을 반대로 쓴 사례.
▲ 왼손잡이인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노트. 개인적인 기록의 경우에, 그는 글자를 반대로 썼다
▲ 왼쪽은 버락 오바마의 필기 자세다. 그는 ‘손을 안쪽으로 튼 자세’로 글자를 쓰고 있다.(아래 동영상 참조) 오른쪽은 배우 김수현의 필기 자세다. 그는 ‘식지를 과도하게 구부린 자세’로 글자를 쓰고 있다. 이런 비정상적 자세도 왼손잡이에게 흔히 나타나는 쓰기장애다.

▲ 왼쪽은 스칼렛 요한슨의 필기 자세. 오른쪽은 제니퍼 로렌스의 필기 자세.

왼손잡이는 글씨를 이상하게 쓴다. 예외는 없다. 문제는 원인을 알지 못해 고치지 못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글씨 쓰기는 왼손잡이의 뜨거운 감자’라고 언급되기도 한다.

▲ ‘아빠’, ‘무지개’를 반대로 쓴 사례

지금도 포털 사이트에서 ‘왼손잡이 글씨’로 검색하면,‘아이가 자꾸만 반대로 쓴다’. ‘아이가 비틀고 앉아 글씨를 써 척추건강이 걱정된다’. ‘글씨체가 안 이쁘다’ 등과 같은 장애 사례들을 볼 수 있다.

위와 같이 쓰기장애는 그 양상이 다양하여 겉으로 보아서는 그 원인을 파악하기 어렵다.

왼손잡이 당사자도 그 원인을 알지 못하여 ‘쓰다 보니 이렇게 쓰게 되었다’, ‘이렇게 쓰는 것이 편하다’ 정도로만 말한다.

‘좌측 측두-두정엽 경색 후에 나타난 왼손의 거울상 쓰기’라는 제목의 논문에서는 우측 편마비 환자에게 나타나는 ‘반대로 쓰기’에 대해 다루는데, 주된 내용은 뇌경색의 후유증으로 ‘반대로 쓰기’가 나타난다는 전제 하에 운동 가설(motor hypothesis)을 비롯한 여러 가지 가설에 대한 것이다.

뇌경색으로 인하여 뇌에 어떤 손상이 발생하여 ‘반대로 쓰기’가 나타난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전제도 왼손으로 글씨를 쓰는 우측 편마비 환자가 무엇 때문에 자신이 반대로 쓰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성립한 것이다. 환자 당사자도 알지 못하므로, 관찰자가 이런 저런 가설을 제기하게 된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북미에서 사용되는 ‘Teaching Left-Handers to Write’라는 교육 치침에서는, 특정 장애를 행하도록 권하고 있다.

▲ ‘Teaching Left-Handers to Write’ 교육 지침에 근거해서 제작된 상품.

‘손이 안쪽을 향하는 자세’의 경우, 북미. 유럽 지역에서는 손목을 갈고리처럼 구부리는 장애라고 하여 후크 스타일(Hook style)으로 지칭한다.

후크 스타일은 몸을 오른쪽으로 과도하게 틀거나 손목을 과도하게 구부리므로 신체적 부담이 큰 장애이다. 그래서 해당 지침은 후크 스타일 대신에 ‘종이 틀어 쓰기’를 행하도록 권한다.

‘세계 쓰기장애 임상의 협회’의 회장이자 프랑스의 심리학자인 마리 알리스 뒤 파스키에 그랄은 “정서적으로 불안하여 왼손잡이가 글씨를 잘 못쓰고 반대로 쓴다”고 주장하며 왼손잡이 아동에 대하여 심리 치료를 행하고 있기도 하다.

왼손잡이의 쓰기장애 원인은 ‘가로획 긋기’

그럼 왼손잡이가 쓰기장애를 겪는 원인은 무엇일까? 이를 알기 위해서는 ‘인간의 가로획 긋기’를 이해해야 한다.

필기구를 기준으로 해서 한쪽에는 엄지가 위치하고, 다른 한쪽에는 식지. 중지가 위치한다. 그래서 가로획은 엄지로 필기구를 밀어 긋거나 식지. 중지로 밀어 그을 수 있다.

엄지는 다른 손가락보다 힘이 월등히 세다. 또한 가로획을 그을 때는 ‘밀기에 좋은 부위’ 즉 ‘손가락의 힘이 잘 전달되는 부위’인 지첨면(指尖面: 손가락의 끝면)으로 필기구를 민다.

반면에 식지. 중지는 각각 엄지보다 힘이 약하다.

또한 가로획을 그을 때 ‘밀기에 좋지 않은 부위’ 즉 ‘손가락의 힘이 잘 전달되지 않는 부위’인 장측면(掌側面: 바닥 옆면). 배측면(背側面: 등 옆면)으로 필기구를 민다.

따라서 식지. 중지 2개의 손가락으로 밀더라도 엄지의 미는 힘에는 미치지 못한다. 엄지의 미는 힘이 식지. 중지의 미는 힘보다 센 것이다.

그래서 인간은 ‘엄지 밀어 긋기’를 편하게 인식하고, ‘식지. 중지 밀어 긋기’를 불편하게 인식한다. 이는 오른손잡이가 왼 팔을 쓰는 경우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오른손잡이가 왼 팔로 공을 던지거나 망치질을 하면 불편함을 느낀다. 왼 팔로 쓰는 것 자체는 불편하지 않으나, 왼 팔의 운동능력이 오른 팔의 운동능력에 미치지 못하므로 상대적으로 불편함을 느끼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식지. 중지 밀어 긋기’ 자체는 불편하지 않다. 다만 그 미는 힘이 엄지에 미치지 못하므로 상대적으로 불편함을 느낀다.

왼손으로 가로획을 긋는 경우를 보자. 왼쪽으로 그으면 엄지가 필기구를 민다. 반면에 오른쪽으로 그으면 식지. 중지가 필기구를 민다. 왼손을 기준으로 하면, ‘왼쪽으로 긋는 동작’이 ‘엄지 밀어 긋기’인 것이다.

그래서 왼손잡이는 왼쪽으로 긋는 것이 편하고, 오른쪽으로 긋는 것이 불편하다.

▲ 왼손잡이가 왼쪽으로 긋는 동작에서는 엄지가 필기구를 밀고 식지·중지는 지탱만 한다
▲ 왼손잡이가 오른쪽으로 긋는 동작을 할 때는 식지·중지가 필기구를 밀고 엄지는 지탱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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