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권현 기자] 남성이 피임약을 쓰는 시대가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영국 울버햄프턴대학 존 하울(John Howl) 박사가 “일시적으로 정자의 움직임을 비활성화하는 새로운 물질을 개발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영국 미러지(誌)가 23일 보도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새로 개발된 물질은 정자의 수영 능력을 떨어뜨려 난자에 도달하지 못하게 하는 기전을 보유하고 있다.
연구팀은 남성 불임은 종종 정자의 운동 불능이 원인인 것에 착안해, 정자의 운동 불능 효과를 유도하는 ‘펩타이드’(peptid)를 만들어 소와 사람의 정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상당한 피임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물질로 남성 피임약이 개발된다면 콘돔과 정관 수술을 대체할 수 있는 피임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남성 피임약은 비강흡입이나 피부 임플란트(skin implant) 형태로 개발될 전망이다.
하울 박사는 “남성 피임약은 성관계 몇 시간 전에 사용할 수 있으며, 효과는 며칠 내로 사라진다”고 말했다.
그는 “3년 이내 동물실험을 진행해 안전성과 효용성이 입증된다면, 남성은 피임에 대해 더 막중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며 “편두통과 혈전 등으로 피임약 복용이 어려운 여성들이 더욱 반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