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현정석 기자] 간염 환자들이 감염 여부를 알면서도 치료를 받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질환 심각성을 잘 몰라서’ 인 것으로 밝혀졌다.
대한간학회가 ‘제 17회 간의 날’을 맞아 전국 20~59세 성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간 질환에 대한 인식과 예방접종 및 검진 실태, 알코올 관련 간질환 영향력 인식 등을 온라인 조사한 결과다.
B형간염 환자 중 24%는 치료 안하고 방치
B형간염은 다른 바이러스성 간염(A형, C형)에 비해 검사 경험자가 4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문제는 응답자의 약 7%는 본인이 B형 간염 감염자라고 응답했지만 ‘치료를 받았다’는 답변은 67%에 그쳤다는 점이다.
문제는 ‘항체가 생겼다’(15%), ‘보균자, 비활동성 등 보험급여 대상이 아니어서’(30%) 등 진료를 받았으나 치료 대상이 아니었던 응답자를 제외하고 ‘별다른 이유 없다’(11%), ‘증상이 없다’(9%), ‘증상이 심하지 않다’(4%) 등 질환의 심각성에 대한 인지 부족으로 자가적인 판단에 의해 B형 간염을 방치하는 경우도 24%에 달했다.
C형간염 검사를 받았던 경험자는 간염검사 경험자(응답자 중 63%) 중 12.2%에 불과했다. 이 중 2%는 본인이 C형간염 감염자라고 응답했다.
치료를 받은 응답자는 65%였고, 치료를 받지 않은 응답자는 35%였다. 치료 받지 않은 이유로는 ‘심각성을 몰라서’라는 답변이 63%였으며, ‘별다른 이유가 없다’는 답변이 36% 였다.
간암 및 간경변증 발병 원인 1위는 B형간염
응답자들이 간암 및 간경변증의 주요 원인으로 가장 많이 꼽은 것은 ‘음주’(75%)였다. 다음으로 ‘흡연’(40%), ‘B형간염’(40%), ‘비만’(24%)이 꼽혔다. C형간염을 간암 및 간경변증의 원인으로 꼽은 비율은 22%에 불과했다.
학회에 따르면 실제 우리나라 간경변증 환자의 70~80%는 B형간염 바이러스, 10~15%는 C형간염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생하고, 나머지 10~15%는 알코올의 과다섭취와 그 외 여러 질환에 의해 발생한다.
B형간염은 간암 발생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며, C형간염은 한 번 감염되면 70~80%가 만성간염으로 진행하고 이중에서 30~40% 정도가 간경변증, 간암으로 진행한다.
인지하고 있는 간염 종류에 대한 질문에는 B형간염 92%, A형간염과 C형간염은 각각 76%로 인지 수준은 높았지만, 전체 응답자의 86%는 ‘A형 간염, B형 간염, C형 간염의 차이에 대해 인지하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바이러스성 간염은 주로 수혈 및 주사기 사용 등 혈액을 통해 감염되거나 모체로부터 수직 감염되는 경우가 더 많음에도 불구하고, 음식 및 식기 공유를 B형 및 C형 간염 바이러스의 주요 전파 경로라고 인지하는 경우가 많았다.
음주 위험, 인식은 좋아졌으나 음주량은 안줄어
알코올 도수가 낮은 술을 마시거나 소량씩 자주 마시는 것이 간에 무리가 없다는 인식은 각각 7%, 22%로, 2013년 조사 결과인 22%, 34% 대비 낮아져 알코올의 간 질환 영향에 대한 인식은 개선된 것으로 파악됐다.
‘남성이 소주 한두 잔을 마셨을 경우, 간질환에 영향이 있다’는 답변은 지난 2013년 17%였으나 올해는 33%로 약 두 배 증가했다.
음주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 수준의 개선이 예방을 위한 행동으로 연결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의 음주 빈도는 ▲‘전혀 마시지 않는다’는 2013년 25%→ 2016년 18%) ▲‘월 1회 이하’ 23%→27% ▲‘월 2~4회’ 30%→33% ▲‘1주일에 2~3회’ 17%→18% ▲‘1주일 4회 이상’ 5%→8% 등으로 2013년과 비교해 음주 행태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대한간학회 변관수 이사장은 “바이러스성 감염인 B형 및 C형 간염은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높은 확률로 간경변증, 간암 등의 중증 간질환으로 이행할 위험성이 크므로 예방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며 “검진 확대와 더불어 치료 필요성에 대한 인식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