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제약, 아프리카 78억원 수출계약의 의미
보령제약, 아프리카 78억원 수출계약의 의미
파머징마켓 유통망 확보 … 후속제품 진출 연결 … 완제약 위주 계약해지 부담 ↓
  • 이순호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6.10.19 19: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기자] 보령제약이 아프리카에 자사의 항암제를 수출한다. 계약 규모는 78억원이다. 작게는 수천억원, 많게는 1조원 이상의 계약 규모를 자랑하는 기술수출에 비하면 미미한 금액이다. 그러나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작지 않다.

보령제약은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제약기업인 키아라 헬스와 총 78억원 규모의 항암제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보령제약은 키아라 헬스를 통해 ▲남아공 ▲나미비아 ▲보츠와나 ▲짐바브웨 ▲우간다 ▲탄자니아 ▲나이지리아 ▲에티오피아 ▲르완다 ▲케냐아프리카 등 10개국에 항암제 ‘에이디마이신’ 등 주사제 3종을 공급하게 된다. 계약기간은 5년이다.

▲ 지난 5일 스페인에서 진행된 항암제 3종 공급 계약체결 후 양사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턱 보령제약 박재록 이사, 키아라 CEO 슈쿠움부조 느고즈와나(Skhumbuzo Ngozwana,) 보령제약 최성원 상무, 키아라 CBO(Chief Business Officer) 앤드류 데 파오(Andrew De Pao), 보령제약 김민섭.

아프리카는 대표적인 파머징 마켓이다. 글로벌 제약 시장의 성장이 둔화·침체되는 상황에서 글로벌 제약업계가 높은 성장을 기록할 수 있는 마지막 지역으로 평가된다.

글로벌 제약시장 조사기관인 IMS 헬스에 따르면 2012년 180억달러(한화 20조2140억원) 규모였던 아프리카 제약시장은 연평균 10.6%씩 성장세를 지속하면서 오는 2020년 450억달러(한화 50조5350억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그러나 다른 국가들에 비해 글로벌 제약사들의 활동은 많지 않다.

보령제약은 국내 제약사들 가운데 가장 먼저 이런 미개척지를 뚫었다. 이 회사는 지난 6월 케냐의 대한제약 및 나이지리아의 뉴에이스 메딕스와 자사의 항생제 ‘맥시크란정’(Maxiclan 625mg) 독점 공급계약을 맺었다. 계약 기간은 5년이며, 수출 규모는 730만달러(한화 82억달러)에 이른다.

한국 의약품이 처음 진출하는 만큼 최소 수준에서 공급량을 정한 것으로, 향후 시장 성장 속도에 따라 공급량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보령제약은 맥시크란 수출계약에 이어, 이번 항암제 공급 계약 체결로 아프리카 시장 공략에 더욱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올 연말을 목표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자사의 대표 고혈압 치료신약 ‘카나브’ 수출도 추진하고 있다.

아프리카·중남미·중동·동남아 등 파머징 마켓 노린 특화 전략

보령제약은 글로벌 시장 중에서도 중남미·아프리카·동남아 등 파머징 마켓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11년 멕시코의 의약 전문기업 스텐달을 통해 중남미 13개국에 카나브의 수출을 시작했다.

이후 2013년에는 이뇨복합제 ‘카나브플러스’로 수출 품목을 확대했으며, 지난달에는 올해 8월 출시한 고혈압 복합제 ‘듀카브’와 고혈압·고지혈증 복합제 ‘투베로’ 수출 계약까지 체결했다.

카나브 패밀리의 중남미 계약금만 8323만달러(한화 920억원)에 이른다.

지난 6월에는 다국적 제약사 노바티스의 제네릭 사업부인 산도스와 CCB계열 고혈압 치료제 '실니디핀'의 동남아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보령제약은 산도즈를 통해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대만, 홍콩 등 6개국에 10년 동안 7300만달러(한화 850억원) 규모의 완제품을 공급한다.

앞서 지난해 6월에는 쥴릭파마와 동남아 13개국에 카나브 단일제에 대한 독점 판매권 계약을 체결했으며, 올해 6월에는 카나브플러스 독점 판매도 체결했다.

이 밖에 사우디 등 중동국가에는 항암제를 수출하고 있으며, 러시아에서는 현재 카나브의 허가 절차가 진행 중이다.

파머징 마켓 곳곳에 유통망 확보 … 수월한 후속 제품 런칭

파머징 마켓이란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의약품 신흥 시장을 말한다. 주로 후진국과 개발도상국으로 이뤄져 있다. 경제 성장에 따른 식습관 변화 및 고령 인구 증가로, 만성질환 및 중증질환 환자가 늘고 있어 제약 시장의 잠재력이 풍부하다.

IMS에 따르면 미국, EU 등 선진국이 평균 2% 성장률을 보이는 것에 비해 파머징 마켓은 2012-2017년까지 연 13%씩 고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보령제약은 글로벌 파머징 마켓 진출을 위해 각국 제약 및 유통 기업과 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각각의 계약 규모는 적게는 수십억원, 많게는 수백억원으로, 흔히 빅딜이라고 불릴 만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회사는 수출 계약을 통해 파머징 마켓의 유통망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기존 수출 계약을 맺은 현지 기업과의 관계를 활용해 개량신약, 복합제 등 후속 제품 런칭도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실제로 카나브 복합제인 투베로와 듀카브는 국내 출시로부터 불과 1~2개월 후 현지에 확보해 놓은 기존 유통망을 통해 중남미 등에 진출했다.

완제약 위주 수출로 개발중단·계약해지 부담 ↓

보령제약이 개발 단계의 약물을 기술수출하기보다는 자사가 개발한 완제약 위주로 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기술수출의 경우, 총 계약 금액은 많지만, 이는 개발 단계에 따라 받는 것으로 중간에 계약이 해지되면 기대했던 만큼의 이익을 거두기 어렵다. 만약 개발이 중단될 경우에는 그에 따른 위험성도 만만치 않다.

보령제약은 이와 달리 자사가 개발한 고혈압치료제이자 국산 신약 15호인 카나브를 앞세워 개량신약, 제네릭 등 완제약 위주로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개발 중단, 계약 해지 등의 위험 부담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제약사들이 어지간한 규모의 기술수출로는 명함도 내밀기 힘들다고 말하는 가운데 보령제약은 카나브를 앞세워 꾸준히 수출계약을 맺고 있다”며 “개별 계약 규모는 작아 보이지만 카나브 패밀리의 전체 수출 총액은 3억7530만달러(약 4150억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그는 “파머징 마켓 수출계약이 물밀 듯 이뤄지고 있으며, 앞서 체결한 수출계약도 얼마 되지 않은 만큼 향후 공급 물량과 수익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회사명 : (주)헬코미디어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매봉산로2길 45, 302호(상암동, 해나리빌딩)
      • 대표전화 : 02-364-2002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슬기
      • 제호 : 헬스코리아뉴스
      • 발행일 : 2007-01-01
      • 등록번호 : 서울 아 00717
      • 재등록일 : 2008-11-27
      • 발행인 : 임도이
      • 편집인 : 이순호
      • 헬스코리아뉴스에서 발행하는 모든 저작물(컨텐츠, 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제·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이슬기 02-364-2002 webmaster@hkn24.com
      • Copyright © 2024 헬스코리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hkn24.com
      ND소프트
      편집자 추천 뉴스
      베스트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