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김다정 기자] 국내 바이오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재 바이오 기술에 대한 R&D 투자액은 증가하고 있으나, 정보·나노 기술 등 주력 기술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다.
국가과학기술지식정보서비스(NTIS)에 따르면, 바이오 R&D 투자액은 2005년 1조4000억원에서 2014년 4조8000억원으로, 연평균 약 14.6%씩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총 연구개발 투자에서 바이오기술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도 2005년 5.9%에서 2011년 8.0%로 꾸준히 상승했다.
그럼에도 바이오 기술 R&D 투자액은 정보기술(21조9000억원)과 나노기술(8조4000억원) 투자액에 각각 5분의 1(21.9%), 약 절반 수준(57.5%) 밖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현대경제연구원 안중기 선임연구원은 “바이오 기술은 정보·나노 기술 등의 R&D 투자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으므로, 투자 확대를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며 “기초 바이오 연구를 중심으로 정부의 지속적인 투자 확대가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현재 대부분의 바이오 기술의 연구개발은 민간 기업보다 공공부문(공공연구기관 및 대학)의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
NRIS의 조사 결과, 전체 R&D 투자액 중에서 기업이 바이오에 지출하는 비중은 44.7%로, 정보(91.8%)·나노(91.7%) 기술이 차지하는 비중보다 훨씬 작았다. 반면, 공공부문 투자 비중은 55.3%로, 우주항공기술을 제외하고 최상위권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중기 선임연구원은 “바이오 기업의 R&D 투자에 대한 세제 및 금융지원을 강화해, 장기적으로 정부 주도의 연구를 민간 주도로 전환해야 한다”며 “창업 초기 바이오 기업에 대한 투자 활성화 대책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바이오 기업, 성장위해 M&A 적극 활용해야”
안중기 선임연구원은 국내 바이오 기업의 성장 전략으로 인수합병(M&A)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전 세계적으로 글로벌 제약사들은 새로운 분야 진출·신약 개발 역량 강화·인재 확보·신시장 진출 등 다양한 목적으로 M&A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으나, 국내 제약사는 M&A를 통한 성장 추구가 미흡하다는 것이 안 선임연구원의 지적이다.
실제로 2010~2014년 동안 전 세계 제약기업의 M&A 중 한국 기업이 인수주체인 경우는 전체의 3%, 피인수기업인 경우는 4%에 불과했다.
반면, 일본·중국·미국 기업의 M&A는 각각 6%, 11%, 24%에 달했다.
안중기 선임연구원은 “글로벌 제약사는 유망한 바이오·제약 벤처 기업을 인수합병하는 방식으로 투자를 확대한다”며 “국내 기업의 인수합병 실적은 건수나 규모 면에서 미미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기업은 내부 연구개발이나 투자 유치를 통한 성장뿐 아니라 M&A를 통한 성장 전략에도 주목해야 한다”며 “M&A를 통해 외부 역량은 흡수해 혁신적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바이오 경쟁력 확보 방안으로 소수 분야에 선택과 집중, 창업 유도, 윤리적 문제의 대응책 마련 등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