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현정석 기자] 적절한 치료가 이뤄졌는지를 두고 장폐색증으로 입원했던 환자와 수도권의 한 병원이 갈등에 빠졌다.
환자 측 “병원 옮긴 뒤 보니 장 일부 썩어 있어 … 오진 있었다”
지난달 10일 환자 A씨는 복통이 시작되자 경기도 용인 소재 B병원에 가서 ‘장폐색증’이라는 진단을 받고 입원했다.
환자 측에 따르면 입원한 뒤 B병원은 ‘경과 관찰이 필요하다’며 금식 처방을 내린 뒤 진통제주사만 놔줬다. 이후 9일 동안 계속 아팠지만 병원에서 특별한 치료 없이 금식 조치를 지속시키며, 링거 및 진통제 주사만 놔주고, 몸에 호스를 꼽아 가스를 배출하는 등의 조치만 했다.
환자 측은 “며칠 지난 뒤 ‘금식만 할 거면 집에서 있겠다’고 하자 병원 측이 ‘지금은 경과를 봐야 해서 퇴원은 위험하다’고 말렸다”고 설명했다.
결국 증상이 악화돼 환자는 분당서울대병원으로 옮겼다. 옮긴 뒤 환자의 저혈압이 심해 목에 구멍을 내는 등 응급상황이 발생했으며, 장 일부가 이미 썩어서 절제수술을 바로 받았다는 것이 환자 측의 설명이다.
환자 측은 “(병원을 옮기기 전 응급상황이 발생했다는 것은) 이미 문제가 심각했다는 것”이라며 B병원측에서 ‘좋아진다’고 말한 것에 대해 오진이라고 주장했다.
“응급차도 안 잡아줘 … 병원 측이 무성의해”
환자 측은 병원 측의 무성의한 태도도 문제 삼았다.
열흘째인 19일이 되자 통증이 너무 심해서 주치의를 불러달라 했는데 평소보다 늦게 온데다 병원 전원을 희망하자 무성의하게 전원하라고 대응했으며, 분당서울대병원과 협력병원이면서도 응급차를 수배해주지 않아 가족의 일반 승용차를 타고 가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현재 환자는 장파열로 인해 배에 인공항문을 만들어 놓은 상태며, 앞으로 두 번의 수술이 더 남아 있다.
환자의 한 가족은 “좋아지고 있다거나 경과를 지켜보자는 의사의 말을 듣고 누가 다른 생각을 하겠나”며 “믿고 기다린 결과 돌아온 것은 인공항문과 20kg 감량돼 걷지도 못하는 체력”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병원 “환자가 수술 거부 … 최선 다했다”
반면 병원 측은 “호전과 악화를 반복해 계속 관찰을 했고 장과 위를 관장하고 가끔씩 가스도 나오고 배변도 해 심한 통증이 있을 때에 의사의 처방을 받아 통증완화 주사를 놔줬다”며 “마지막 날도 상태가 악화돼 바로 수술하자 했는데 환자 측에서 전원을 강하게 요구해 전원의뢰서를 써줬다”고 반박했다.
병원 측은 이어 “최선을 다해 진료했으며 과정에 대해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장폐색증은 대부분 금식을 하면 3일 이내에 90%가 완치되며 악화와 호전을 반복해 경과를 주의깊게 살펴봤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환자 측은 “병원 측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 가스가 나오거나 배변한 적도 없다”며 “빨리 다른 병원으로 보냈으면 이런 문제는 생기지 않았을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