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日 한약제제가 몰려온다 … 시장 침투 가속화
中·日 한약제제가 몰려온다 … 시장 침투 가속화
국내 제약사가 ‘중의학 치료제’ 도입 … 정부 한의약 육성, 골든타임 놓쳤나
  • 이순호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6.08.22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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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기자] 최근 일본이나 중국 한약제제의 국내 시장 침투가 빨라지고 있다. 정부가 한의학 및 한약제제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이제는 국내 제약사까지 중국 의학기술을 바탕으로 만든 ‘중의학 치료제’(Traditional Chinese Medicine, TCM)를 도입하는 실정이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골든타임’을 놓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일양약품은 중국 제약사인 이령약업의 TCM 품목의 추가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회사 측이 이번에 도입하려는 제품은 수면유도 드링크제다. 이 제품은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의 국가에서 편의점·마트 등 2000여곳에서 판매되고 있다.

일양약품은 현재 유통망 확보, 현지화 전략 등에 대해 논의 중이며, 차후 이령약업의 중의학 치료제 10개 중 일부를 도입 판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양약품의 이 같은 결정은 지난해 이령약업에서 도입한 심혈관질환 치료제 ‘통심락’의 매출이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국내 약국에서 판매하고 있는 유일한 TCM 일반의약품인 통심락은 중국 중의학인 풍병이론을 기초로 개발됐다. 동물생약 5종과 식물생약 3종이 함유된 심혈관치료제로, 심장·뇌혈관질환의 선 증상치료와 후 근원예방의 이중효과를 보이는 약이다.

통심락은 혈액 점도를 낮추는 동시에 혈액응고 억제, 혈관 경화 및 내피 기능 개선, 통증 완화, LDL 저하 및 고지혈증 개선 등의 효과를 가지고 있다. 특히 우리 국민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전통의약품은 꾸준히 먹어야 효과가 있다'는 개념을 깨고 즉효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일양약품에 따르면, 지난해 통심락의 국내 매출은 전년 대비 200% 증가한 25억원에 달했다. ‘중의학 치료제’ 중 단일 품목으로 연간 판매액 25억원을 돌파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령약업은 일양약품 외에도 광동제약과 자사의 대표 중의학 치료제 3개 중 통심락을 제외한 나머지 2개 제품의 도입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령약업은 중국 제약사 가운데 중의학 치료제 특허를 가장 많이 가지고 있다. 회사 측은 이를 십분 활용해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크라시에 과립 한약제제, 국내 한약제제 시장서 빠르게 성장

TCM뿐 아니라 일본 한약제제의 국내 시장 진출도 활발하다. 한약제제 전문 기업인 한국크라시에약품을 통해 들어오는 제품들이 대표적이다.

한국크라시에약품은 화장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전문기업인 한국콜마가 지난 2013년 1월 일본 한약제제 2위 기업인 크라시에와 각각 15억원을 투자해 만든 회사다.

갈근탕, 소청룡탕, 작약감초탕 등을 과립(가루)으로 분쇄해 배합한 한약제제를 주요 상품으로 팔고 있다.

참고로 한국은 약재를 끓여 먹는 첩약이 주를 이루고 있으나, 일본은 한입에 털어먹을 수 있는 과립형 한약제제가 보편화해 있다.

이 회사는 중국의 지정된 산지에서 원료를 수급해 청도에 거점을 둔 청도화종제약유한공사에서 1차 생산한 뒤 일본에서 반가공을 거친 후 한국에서 재가공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한약재의 종류에 따라서는 일본약전의 기준보다 더 엄격한 규격을 설정해 적용하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한 한의사는 “일선 한의원에서는 한국크라시에약품의 제품이 효과가 좋다는 인식이 있다”며 “단가는 조금 세지만 품질이 더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업체들과의 관계가 있어 아직 (한국크라시에약품의 제품을) 들이지 않은 곳도 많지만, 사용하는 곳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라며 “(한국크라시에약품은) 생긴 연도에 비해 성장세가 빨라 보인다”고 덧붙였다.

국내 시장 규모 3000억원 … 정부, 한 발 늦은 산업 육성 … 골든타임 놓쳤나

국내 한약제제 산업은 기업 규모가 영세하고, R&D 투자가 미흡하며, 복제품 위주의 생산구조로 인해 가격 경쟁이 심하다. 마케팅 비용의 비중까지 커 전형적인 레드오션으로 꼽힌다.

보건복지부가 최근 ‘제3차 한의약육성발전 종합계획’을 확정하면서 내놓은 국내 한약제제 시장현황 분석에 따르면, 국내 한약제제 생산 규모는 지난 2013년 2866억원으로 2002년(3654억원) 이후 지속해서 감소하는 추세다.

반면, 중의약 세계화를 국가 과제로 정하고 천연물의약품 시장에서 주도권을 키우고 있는 중국은 23조원에 달하는 세계 천연물의약품 시장의 90%(20조원)를 차지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관련 분야에서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기도 했다. 중국전통의학연구원의 투유유 교수는 '개똥쑥'이라는 풀에서 말라리아 치료제 성분을 찾아낸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바 있다.

전통의료인 제도가 없는 일본도 전통약제 산업 규모가 1조5000억원에 이른다.

한국 한약제제 산업이 침체기를 맞은 사이, 이들 국가는 글로벌 경쟁력을 빠르게 키워가고 있는 것이다.

복지부는 3차 한의약육성발전 종합계획을 통해 한약제제 활성화 기반을 마련하고, ‘한약제제 육성·발전 협의체’를 구성해 한약제제의 안전성·유효성 검증,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한약제제 산업 투자 활성화 등의 문제에 대해 논의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국내 한의약 육성을 위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골든타임을 놓친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시장은 이미 중국이나 일본 제품이 잠식해 가는 상황으로, 보다 효과적인 해법을 내놓지 못하면 국산 한약제제들의 설 자리는 더욱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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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제도 2017-03-19 14:30:32
한의사들이 자기들 노하우담긴 처방을 바탕으로 제약사와 같이 한방신약?을 만들면, 한의사는 처방할수가 없고, 의사만 처방할수있게된는 이상한 구조에서 한약베이스 신약?개발이 될까? 이상한제도임..

답답함 2016-09-06 23:07:39
대한민국은 한의약을 육성할마음이없어보임. 한약제제를 한의사들이 적극적으로 처방할수있게 장려해야하는데 보험되는 종류 제형 모두 예전기준으로 못박아두고 발전에 발목만잡고있다. 심지어 처방해도 경영에 도움도안되는 수가인데 어떻게 산업이육성되나. 조만간 미국 일본 중국에서 한의약 역수입되는상황이올것임.

durebak1223 2016-08-23 08:47:05
한약제제 허가를 받으려고 해도 허가를 원천 봉쇄 하고 있어서 도저히 허가를 받을 수가 없어요 제발 허가가 날수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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