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료 많이 남으니 정부가 ‘돈놀이’를 한다?
건보료 많이 남으니 정부가 ‘돈놀이’를 한다?
  • 이동근 기자
  • 승인 2016.08.01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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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동근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산이 과연 투자금으로서 사용되는 것이 옳은 일일까.

국민건강보험 자산의 투자확대가 가시화되고 있다. 건강보험이 2011년 이후 5년째 당기흑자 기조를 유지해 왔을 뿐 아니라 누적흑자액이 2015년 16조9779억원을 기록하자 이때에 맞춰 건보공단 자산을 경기활성화에 사용하자는 기획재정부의 주장이 결실(?)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29일 서울 팔래스호텔에서 열린 ‘7대 사회보험 재정 건전화 정책협의회’에서 중장기 적립금 추계를 기반으로 가능한 범위 내에서 건강보험의 2∼3년 만기 중기투자 상품군을 확대할 예정을 밝힌 바 있다.

사실 건강보험은 이미 보유 자산을 이용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 다만 그 투자 규모가 매우 소극적이어서 대외적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다.

1일 한 경제지에 따르면 건보공단의 누적적립금 운용을 통한 수익률은 2.2%에 그쳤다. 이는 다른 사회보험의 2.3~4.6%에 비해 낮은 편이다.

기재부의 지적에 따라 건보공단은 낮은 이익률을 올리기 위해 올해 말까지 연구용역을 진행해 적정자산운용 체계를 수립할 계획이다.

수익률을 높이고자 하는 건보공단의 움직임은 더욱 적극적으로 발전할 전망이다. 건보공단은 기획재정부에 추가적인 정원 확대도 요청했을 뿐 아니라 자산을 연기금 투자풀에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문제는 건보공단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의 성격이다. 건보공단 자산은 국민이 ‘돈을 불려달라’고 맡긴 돈이 아니라 ‘국민 건강의 최후의 보루’로 맡긴 돈이다. 쉽게 이야기해 아플 때 약을 사고 병원비를 내는 데 보태기 위해 낸 돈이다.

이같은 돈을 갖고 투자를 한다는 것은 사실상 아무리 손실 가능성이 적다고 해도 국민들의 돈을 갖고 ‘도박’을 하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처음부터 돈을 불려달라고 맡긴 ‘국민연금’과는 다르다.

돈이 많이 남는다는 것도 문제다. 국민건강보험금이 많이 남는다는 것은 그 돈을 국민을 위해 사용하지 않고 모아 놓았다는 의미다.

물론 건강보험금을 모아 놓는 이유는 어렵지 않게 짐작이 간다. 곧 이어 다가올 ‘인구 절벽’ 시기 이후 노인진료비가 급증하게 되면 아무리 많이 모아 놓았다고 해도 빠르게 소진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건강보험법도 건보공단에게 건보료 중 일부를 누적시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건보료가 갈수록 누적돼 가고 있다는데 정작 보장률은 그리 오르지 않고 있다는 사실에 납득할 국민들은 별로 없다.

건보료 보장률은 지난 2009년(65.0%) 이후 이전까지는 수직 하락해 2013년에는 62%까지 떨어졌었다. 2014년 63.2%로 전년 대비 소폭 오르긴 했으나 여전히 2009년보다는 낮은 수치다.

이같은 상황에서 건보료가 많이 모였다고 투자를 확대하고, 연기금으로까지 사용한다는 것은 정부가 국민의 진료비로 쓰여야 할 돈을 가지고 ‘돈놀이’에 쓰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료 분야는 ‘공익성’이 최우선 가치로 여겨지는 분야다. 때문에 건보공단은 다른 어느 조직보다 공익을 강조해야 하고, 높은 청렴도가 요구된다. 이같은 성격을 기획재정부가 파악한다면 건보공단의 돈을 이용해 투자를 확대한다는 계획을 신중하게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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