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현정석 기자] 자칫 방치하면 폐렴, 천식으로 발전할 수 있음에도 방치되거나 감기로 오인돼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에 의한 모세기관지염’에 대해 건강보험 적용 확대 및 백신 개발 지원 등 정부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의료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흔하지만 위험한 RSV, 천식으로 이어지기도
질병관리본부 자료에 따르면, 3개월 이하 신생아가 감염되는 전체 호흡기질환의 원인 바이러스 중 RSV가 차지하는 비율이 77%에 달한다. RSV는 모세기관지염과 폐렴을 일으키는데, 방치해서 악화되면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하기도 감염으로 입원할 경우 사망률은 약 2%다.
영유아의 경우 RSV에 노출되면 더욱 위험하다. 12개월 이하 영유아가 RSV로 사망하는 경우는 인플루엔자 감염의 1.3~2.5배에 이를 정도로 많다. 입원 환자의 80%가 1세 미만이며 이 중 50%는 1~3개월 영아다. 제 때 치료하지 않으면 기관지폐렴 등으로 악화될 수 있다.
반복적으로 모세기관지염에 걸리는 경우 영·유아기 후반이나 초등학교 저학년 때 천식으로 고생할 수 있다.
전염성이 매우 강해 의외로 흔한 질환에 속한다. 과밀한 주거 환경이나 아이들이 모여 있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집단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이용주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RSV에 감염되면 산소공급에 장애가 발생해 저산소증 상태가 되면서 숨이 가빠진다”며 “청결한 생활습관을 준수하고, 담배 연기의 타르 성분은 기관지점막을 손상시켜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을 떨어뜨리므로 호흡기 발달이 미숙한 소아가 있는 가정에서는 금연이 필수”라고 조언했다.
백신 있으나 보험급여 범위 좁고 비싸
이처럼 흔하고, 위험한 질환이지만 아직 표적 치료제가 없고, 그나마 백신 접종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입원 환자의 경우 리바비린 흡입치료를 하거나, 감염 예방을 위한 RS바이러스면역글로불린을 주사하기도 하며, RSV에 대한 표적항체를 주사하는 치료가 주로 이뤄진다.
백신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보험급여 범위가 좁다.
한국애보트의 예방항체(백신) ‘시나지스주’(팔리비주맙)가 유일한 백신인데, 생후 24개월 미만의 기관지폐이형성증(BPD) 환아와 재태기간 32주 미만(31주+6일)의 미숙아들만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기준을 벗어나는 유아는 비보험으로 100만원 이상의 접종비가 든다.
보험혜택 기준이 엄격한 이유는 이 약물이 매우 고가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시선이다. 2015년 2억7500만달러를 판매한 이 제품은 특허가 만료됐으나, 현재 바이오시밀러(제네릭)이 없어 가격이 높게 형성돼 있다.
셀트리온에서 개발 중이지만 출시는 ‘미정’
국내 업체 중 셀트리온만 유일하게 시나지스의 바이오시밀러(제네릭) 개발에 도전하고 있으며, 물질과 공정개발까지 끝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출시일정은 미정이다. 여러 제품을 동시에 개발하다보니 순위에 밀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의료계에서는 빠르게 백신을 개발하도록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현재 노바백스와 메드이뮨의 RSV 백신이 각각 미국에서 신속심사 지위를 취득한 바 있다.
노바백스는 혁신적인 재조합 나노입자 및 매트릭스-엠 항원보강제 기술을 보유해 전망이 밝다. 독감 나노입자는 더욱 폭넓은 중화항체를 끌어내는 보존 항원 부위를 나타내도록 조작될 수 있으며, 매트릭스-엠 기술은 내약성이 우수하고 면역 증진 자극에 효과적이다.
서울 동작구의 한 소아청소년과 원장은 “대학병원에서 의사의 조언에 따라 접종하는 경우가 많지만 소문을 들은 환자 부모들이 접종을 요구해오기도 한다”며 “가격이 비싸 쉽게 권하지는 못하고 있어 국내 제품이 나와 저렴한 가격으로 접종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