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권현 기자] EU에서 승인을 받은 의료기기가 미국 FDA에서 승인을 받은 의료기기에 비해 안전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하버드의과대학과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연구팀이 “EU에서 승인받은 의료기기들은 충분한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아 안전성과 효용성이 미국보다 떨어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29일 영국 데일리익스프레스가 보도했다.
연구팀은 EU와 미국에서 승인받은 심장외과·정형외과·신경외과 의료기기 206개를 조사했다. 이 중 129개는 EU에서 처음 허가를 받았다.
그 결과, 의료기기 73개에서 리콜이나 시판 후 안전문제가 발생했다. EU에서 처음 승인받은 의료기기의 리콜과 안전문제 발생률이 미국과 비교해 2.9배 높았고, 리콜 발생비율만 따졌을 때는 미국보다 4.6배 높았다.
연구팀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EU는 미국과 달리 오직 인체에 치명적으로 위험한 의료기기에 대해 임상시험을 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연구팀은 “한 예로 지난 2006년 EU에서 승인받은 심장마비 예방치료에 쓰이는 ‘약물 용출성 관상동맥스텐트’(Drug-eluting stent)는 1년 뒤 미국 임상시험 도중 문제가 발생해 리콜조치를 받았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EU는 의료기기의 신속승인보다는 환자의 안전을 생각해야 할 것”이라며 “안전하고 투명한 임상시험절차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는 영국의학저널(British Medical Journal)에 게재됐다.
한편 우리나라 정부의 ‘바이오헬스케어’ 산업 육성 정책으로 각종 규제가 완화되는 가운데 식약처는 첨단 의료기기 허가에 있어 개발하는 동시에 심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심사를 완화할 예정이어서 일각에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식약처는 첨단·융복합 의료기기의 신속한 허가를 지원하기 위해 의료기기 개발 단계에서 심사 자료가 준비되는 대로 미리 심사하고 최종 허가 신청 시 즉시 허가가 가능하도록 ‘단계별 심사제도’를 도입해 허가기간이 기존 80일에서 10일로 단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