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릭은 미운 오리 새끼가 아니다
제네릭은 미운 오리 새끼가 아니다
  • 이순호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6.06.07 16:4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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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기자] 지난해 한미약품의 대규모 기술수출 이후로 제약업계를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고 있다. 신약이 국가의 신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제네릭 위주의 사업을 탈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제네릭을 제조·판매하는 제약사는 낡은 경영방식을 벗어나지 못한 곳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국민 사이에서도 제네릭 위주의 중소 제약사는 ‘카피약이나 만드는 회사’라고 치부하는 분위기가 적지 않다.

제약사의 불법 리베이트 소식까지 이어지면서 제약업계에서 제네릭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는 분위기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이런 제네릭 덕분에 저렴한 가격에 약을 먹고 병을 치료하고 있다는 사실은 잊은 듯하다.

우리나라는 제약산업이라는 것이 생긴 지가 채 100년도 되지 않았다. 1960년대가 돼서야 처음으로 일부 의약품의 원료를 국산화했다. 당시 국내 제약업계는 다국적 제약사가 장악하고 있었으며, 이들의 값비싼 오리지널 의약품으로 인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정부는 한국 전쟁 이후 국내 제약산업 기반을 마련하기 시작했으며, 1960년대부터는 완제의약품 생산과 원료의약품 국산화 생산기반을 구축하는 등 본격적인 제약산업 육성에 돌입했다.

신약 하나를 개발하는 데 평균 10년, 길게는 20년이 걸린다고 한다. 투자 금액도 1조원 이상이 필요하다. 이마저 기술력을 확보한 다국적 제약사 기준이다. 과거 국내 제약사에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더군다나 국민이 비싼 약값을 부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으므로, 정부와 제약업계는 값싼 제네릭 개발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이런 정책 덕에 현재 국민들이 저렴하게 약을 먹을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제네릭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보니 다양한 문제점이 파생됐다. 내수 위주의 사업을 펼쳐온 탓에 불법 리베이트 등 고질적인 악행이 이어진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제네릭을 버리고 신약에 ‘올인’하자는 분위기는 바람직하지 않다. 국민이 비싼 오리지널 의약품만 먹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 않은가. 건강보험 재정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 제네릭은 버려야 할 ‘미운 오리 새끼’가 아니다. <사진 : 포토애플=메디포토>

제약산업이 미래라고 생각한다면 신약과 제네릭이 상생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국내 제약사끼리 경쟁이 치열한 내수 위주에서 해외로 제네릭 사업을 확장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현재 세계 각국 정부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약가 인하다. 유럽과 일본에서는 의약품 가격 인하 압력이 오랫동안 지속돼 왔으며, 미국에서도 약가 문제가 중요한 정치적 이슈로 떠오른 상태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제네릭 시장을 주름잡던 인도와 중국은 품질 문제 등으로 국제 신뢰도가 많이 떨어진 반면, 국산 제네릭은 가격 대비 품질이 좋아 신인도가 높아지고 있다.

눈치가 빠른 국내 제약사들은 벌써 미국·일본·유럽 등 해외 제네릭 시장의 동태 파악에 나섰으나, 국내 제약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매출액 2000억원 미만 중소제약사에 제네릭 해외 진출의 문턱은 높기만 하다. 정부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정부도 국산 제네릭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지만 아직은 부족하다. 해외 기준 완화, 해외 순방 시 기업 간 계약 체결 등 더욱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제약산업은 국가의 주권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약이 없으면 자국민은 병에 허덕이다 죽을 수밖에 없다. 신약과 더불어 제네릭이 국내 제약산업에 필요한 이유다.

그렇다고 과거의 방식을 유지할 경우, 병폐는 더욱 커지고 사회적 지탄은 끊이지 않을 것이다. 이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과거 제네릭 전성기 시대의 향수에 젖은 제약업계는 새로운 도전을, 제약산업이 국가의 신성장 동력이라고 주창하는 정부는 제네릭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해야 진정한 보건의료 주권을 외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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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ㅁㅁ 2016-06-08 10:33:08
오리지널 약만 찾는 의사도 문제다
성분명처방하면 건강보험재정도 안정 가능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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