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불법 리베이트 ‘뫼비우스의 띠’?
제약사 불법 리베이트 ‘뫼비우스의 띠’?
  • 이순호 기자
  • 승인 2016.05.23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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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기자] 제약업계가 불법 리베이트 악몽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제약업계의 자정 노력이 모자란 탓인지 아니면 리베이트를 요구하는 의사가 늘어난 탓인지 이제는 시도 때도 없이 여기저기서 리베이트 소식이 터져 나온다.

전북지방경찰청은 의약품 도매업체로부터 수십억의 불법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로 전주 J병원 이사장 A씨를 구속하고, 이와 연관된 제약사로 수사를 확대하겠다고 23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11년 6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6개 도매업체로부터 18여억원의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중 2곳은 A씨가 직영으로 관리하는 도매업체로, A씨는 해당업체에 ‘바지사장’을 앉혀놓고 도매업체가 제약사로부터 취득한 리베이트 금액을 자신의 주머니로 슬쩍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6개 도매업체로부터 입수한 리베이트 장부에는 무려 29개 제약사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이번 사건은 이달 초 의사 수백 명에게 56억원의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파마킹 대표가 구속된 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서 일어나 충격을 더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노바티스, 유영제약, 신풍제약 등이 리베이트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으며, 지난해 말에는 고려대안산병원 호흡기내과 의사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한 제약사 여러 곳이 행정처분을 받기도 했다.

▲ 제약업계 리베이트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출처 : pixabay, 헬스코리아뉴스DB>

이처럼 제약사의 불법 리베이트는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반복되고 있다. 적발되는 주기도 점차 짧아지는 모양새다. 지난해 한미약품의 8조원 규모 기술수출 성공 이후 제약업계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불법 리베이트 소식은 ‘다 된 밥에 뿌려지는 재’가 아닐 수 없다.

정부가 ‘리베이트 투아웃제’ 등 보다 강력한 제재 수단을 내놓고 있지만, 아직까지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제약업계 역시 CP강화, 리베이트 의심 업체 명단 공개 등 자정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에도 불법 리베이트는 좀처럼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불법 리베이트 사건이 공개되면 의료인도 지탄을 받지만, 금전을 지급한 제약사 쪽에 더 많은 비난이 쏟아진다. 실제 대다수 의약품 리베이트 관련 보도는 제약업계의 비윤리적인 행태를 꼬집고 있다.

제약사가 정책적으로 리베이트 제공을 허용하는 것은 마땅히 손가락질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자정노력을 더하고 있는 제약업계 자체를 불법 리베이트의 온상으로 몰아갈 필요는 없다.

리베이트는 제네릭 위주의 국내 제약사들이 시장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 만들어낸 자구책이다. 최근 불법 리베이트에 대한 정부의 제재가 강해지고 있으나, 과거에는 정부 역시 제약산업 육성이라는 명목으로 제약사의 불법 리베이트를 눈감아 주기도 했다.

이렇게 ‘온실’ 속에서 자라온 제약사에 리베이트는 아직도 가장 효율적인(?) 영업수단인 것이다. 나름대로 불법 리베이트를 관리하려 해도 영업사원 차원에서 이뤄지는 리베이트를 일일이 감시하기가 쉽지 않다.

리베이트 관행을 용납하자는 것이 아니다. 리베이트는 그 자체로 보험재정에 손해를 끼치는 ‘악’이라는 것에 이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단순히 제약업계를 비난하기보다는 불법 리베이트가 벌어지는 근본원인을 찾아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최근 정부는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제약업계의 융성이 국가적 이익이라는 공감대도 형성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스스로 발목을 잡지 않으려면, 제약업계뿐 아니라 정부, 의료계, 약업계가 함께 머리를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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