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포지오티닙’ 폐암 임상 조기종료 이유는?
한미약품 ‘포지오티닙’ 폐암 임상 조기종료 이유는?
환자 미달 … 당초 계획 47명 중 22명 등록 … “선택과 집중 위한 전략적 선택”
  • 이순호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6.03.14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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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이 국내에서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던 자사의 표적항암제 ‘포지오티닙’의 일부 임상시험을 조기에 종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류상 종료 이유는 ‘환자 미달’이지만, 선택과 집중을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최근 비소세포암환자 대상 1차 치료제로서 ‘포지오티닙’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임상2상 시험을 종료했다.

‘포지오티닙’은 암세포 성장 수용체인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및 EGFR과 같은 유형에 속하는 HER-2의 과발현 또는 유전자 변이에 의해 발생하는 암을 치료할 수 있는 표적항암제다.

한미약품에 따르면, 이 약물은 기존 항암제가 듣지 않는 암세포를 이식한 동물모델에서 우수한 암 억제 현상이 확인됐다. ‘포지오티닙’은 뛰어난 효과를 바탕으로 지난 2014년 중국 제약사 루예, 지난해 미국 제약사 스펙트럼에 각각 기술수출됐다.

스펙트럼은 최근 ‘포지오티닙’의 임상2상 시험을 시작했으며, 루예는 올해 안에 임상1상 시험에 돌입할 예정이다.

한미약품은 그동안 비소세포암과 관련, 1세대 치료제에 내성을 보이는 폐선암 환자 대상 2차 치료제, EGFR 돌연변이가 확인된 진행성 폐선암 환자 대상 1차 항암요법으로 ‘포지오티닙’의 임상2상 시험을 각각 진행했다.

이 중 1차 치료제로서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임상시험이 대상자 미달로 조기에 종료된 것이다. 한미약품은 총 47명의 환자를 모집할 계획이었으나 실제 등록된 환자는 22명으로 절반에도 못 미쳤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현재 동시에 진행 중인 3세대 폐암신약 개발 프로젝트와 맞물려 보다 효율적인 연구개발이 수행될 수 있도록 전략적인 선택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임상시험 조기 종료가 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3세대 표적항암제 ‘HM61713’과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HM61713’는 EGFR 돌연변이만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표적항암신약이다. 기존 항암제 내성이 있는 환자에게 부작용을 낮추면서 투여할 수 있는 차세대 치료제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폐암을 치료하는 표적항암제는 EGFR 억제제가 대표적이다. 아스트레제네카의 '이레사(게피티닙)'와 로슈의 '타쎄바(엘로티닙)' 등이 1세대 EGFR 표적항암제로 꼽힌다.

이들 1세대 약물은 EGFR 중 ErbB1만을 차단하기 때문에 이차 돌연변이로 인한 내성이 생길 수 있다. 이런 이유로 ErbB Family 모두를 동시에 차단, 신호전달을 비가역적으로 완전히 억제하는 2세대 표적항암제 ‘지오트립’(아파티닙)이 등장했다.

그러나 2세대 약물 역시 내성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1·2세대 표적항암제로 치료를 받은 환자 중 T790M이라는 새로운 돌연변이가 발생한 것이다.

최근에는 이런 T790M 돌연변이를 극복한 3세대 표적항암제의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한미약품의 ‘HM61713’도 그중 하나다.

‘HM61713’은 기존 EGFR TKI 치료에 내성을 보인 T790M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1/2상 시험(HM-EMSI-101)에서 환자의 62%가 객관적 약물 반응을 보였으며, 46%는 종양이 감소, 91%는 질환이 조절됐다.

한미약품은 이런 효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베링거인겔하임과 7억3000만달러(한화 8676억500만원) 규모의 ‘HM61713’ 기술수출 계약에 성공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포지오티닙’도 EGFR을 타깃으로 하지만 ‘HM61713’는 T790M 돌연변이를 타깃으로 하는 차세대 EGFR 항암제”라며 “한미약품이 ‘포지오티닙’과 ‘HM61713’ 사이의 불필요한 중복연구를 배제하고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3세대 EGFR 표적항암제가 개발되고 있는 만큼 ‘포지오티닙’의 경우, EGFR보다는 HER-2 관련 연구에 더욱 주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로 한미약품은 비소세포암을 제외한 위암(2상)·유방암(2상)·두경부암(연구자임상) 등에 대해서는 HER-2 표적 요법과 관련해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해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받은 폐암 환자 대상 ‘포지오티닙’의 연구자 임상시험 역시 HER2 돌연변이를 표적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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