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이식, 나눔 자체가 인센티브 돼야죠”
“장기이식, 나눔 자체가 인센티브 돼야죠”
정구용 이대목동병원 장기이식센터장 “사회적 지지 필요 … 스타보다 팀워크”
  • 이우진 기자
  • 승인 2016.03.13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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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이식은 여러 대형병원에서도 가장 어려운 수술이다. 이식을 위한 몇 번의 검사를 시작으로 적출과 수술, 이식 후 면역억제제 복용과 식생활까지 의료진이 일일이 돌봐주지 않으면 언제 어디서 문제가 생길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많은 병원은 ‘어떤 장기를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등을 자랑하며 환자들을 병원 앞으로 끌어들인다. 하지만 정구용 이대목동병원 장기이식센터장은 이식받은 이를 위한 사회적 지지가 더욱 필요하다고 호소한다.

자신을 ‘마음 여린 외과의사’라고 소개하는 정 센터장을 만나 장기이식을 위해 필요한 것과 그들을 위한 의사는 어떤 존재여야 하는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나눔 자체가 인센티브 돼야… 이식인만을 위한 지지도 필요” = 이대동대문병원(현 이대목동병원) 시절부터 25년째 장기이식을 담당하고 있는 정 센터장은 최근 뇌사자 중 장기기증자 발굴에 방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장기기증자의 마음을 달래고 장기이식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환기시키는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1~2년 전부터 뇌사기증 발굴을 이어온 결과 장기이식 건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습니다. 이를 위해 장기기증사업본부와 협약도 맺고 전 교직원을 대상으로 한 장기기증 프로그램, 장기이식위원회의 활동 등을 더욱 강화할 계획입니다. 이와 더불어 ‘보상’보다 나눔 자체가 인센티브가 되는, 그리고 거기에 따른 보상이 자리 잡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정 센터장은 이식 후 회복을 위한 사회적 지지와 의사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식을 받은 분들은 새로운 ‘인간군’이라고 생각합니다. 매우 특수한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암도 그렇지만 이식은 다른 차원의 관리가 필요합니다. 마곡에 지어질 병원에서는 가능한 한 모든 환자를 다른 진료과로 보내지 않고 통합관리할 예정입니다. 의사가 이식받은 사람을 직접 보고 모든 과정을 최대한 빨리 처리할 수 있게 하려고 합니다. 그런 게 바로 환자 중심이 아닐까 합니다.”

정 센터장은 이와 함께 이식 후의 모든 절차가 환자의 편에 맞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식받은 사람이라고 환자는 아니지 않습니까. 사회생활도 해야 하고 자신의 일들도 해야 할 것입니다. 이식 후에도 환자가 모든 검진과정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합니다. 환자 중심 치료라는 것은 병원에 온 사람이 자신의 일정에 맞춰 병원 이용을 조절할 수 있도록 편하게 해주는 거죠.

무엇보다 이식인을 위한 의료진의 태도가 중요합니다. 이식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앞으로의 일상에 쉽게 적응할 수 있느냐’는 문제입니다. 의료진은 환자가 사회적으로 어려움이 없도록 지지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 정구용 이대목동병원 장기이식센터장

“의사는 환자 낫게 할 리더십 있어야” = 정 센터장이 이처럼 사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본인이 의사가 된 계기 때문이다.

국민학교(초등학교) 시절 복막염을 앓다가 한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았다. 문제는 당시 중산층이던 정 센터장의 가족도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치료비가 비쌌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정 센터장의 부모는 결국 외상을 받아야 했다. 그러나 돈을 벌어 치료비를 갚으러 갔을 때 의원이 다른 곳으로 가버린 상황이었다.

“어찌보면 제가 참 복이 많은 사람이다 싶어요. 지금 생각해봐도 그 의사 선생님과 간호사 분들까지도 다 기억이 나요. 훗날 어머니가 ‘네가 신세진 것을 기억해라’는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저에게 기대하신 건 (부모 자신이) 영광된 것보다 네가 사람들을 위해 뭔가를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병원 직원들의 말에 따르면, 정 센터장은 병원에서 진료부원장을 역임한 ‘고참’임에도 여러 행사에서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르며 자신이 직접 흥을 돋운다. 자신이 솔선수범해 사람들의 호응을 얻고 즐거움을 준다는 것이다.

정 센터장은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그들에게 옳은 의학적 결정을 내려줄 수 있는 ‘메디컬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의사는 환자 앞에서 최선의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때문에 의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를 이끄는 리더십입니다. 의료인이 문학을 배워야 하는 이유도 그런 것이죠. 환자를 보는 의사는 그들이 건강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리더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명의 마케팅, 의료체계 왜곡 부를 뿐” = 그는 최근 몇 년간 병원계에서 너나할 것 없이 강조하고 있는 이른바 ‘명의 마케팅’에도 일침을 가했다. ‘스타 의사’는 브랜드일 뿐 자신이 돌볼 수 있는 환자만큼을 도와야 정확한 돌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 “스타의사보다는 팀워크가 중요하죠.” … 정 센터장은 스타 마케팅은 의사의 적절한 도움을 어렵게 할 뿐만 아니라 의료체계를 왜곡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술기는 확산속도가 있습니다. 고난이도라는 게 우월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우월은 평균화(다른 의사들도 할 수 있는) 시점이 있습니다. 과거 맹장수술을 처음 시행한 사람은 우월했겠지요. 하지만 지금은 맹장수술 술기의 우월함은 없지 않습니까. 국내 의료체계는 시스템과 조직, 그리고 환자수에 따라 달라집니다.

만약 최적의 결과를 낼 수 있는 수술 가능건수가 초과되면 제대로 된 돌봄이 어려워지고 의료체계가 왜곡될 수 있습니다. 스타의사라는 것은 어찌보면 어리석음일 수도 있어요. 이런 차원에서 보면 술기를 가르쳐 줄 수 있는 전공의 등을 육성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도 있다는 거죠.”

그는 결국 스타 마케팅보다 팀의 유기적 움직임이 훨씬 더 좋은 수술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 병원 같은 경우는 뇌사 가능성을 먼저 캐치하는 팀과 장기관리 코디네이터, 중환자실 코디네이터 각 이식팀 내에 (뇌사자를) 설득하는 코디네이터 세 명이 유기적으로 움직입니다. 팀워크가 만들어지면 성장이 이뤄지는 거죠.”

그는 자신이 향후 추구하는 목표를 위해 더욱 끈끈한 팀워크를 다져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우리 병원에서 간이식은 정착단계고 신장이식은 시스템을 집중하는 상황입니다. 신장과 간이 되면 다른 장기의 이식은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추후에는 췌장과 폐·심장, 소장까지 다양한 이식 수술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장기이식팀이 목표를 향해 팀워크를 다져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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