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남성들에게 섹스는 한번 하면 그만인 행동일 수 있지만 미량의 정액이라도 여성들에게는 오래 남아있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다만 동물 연구결과이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즈대(UNSW) 진화생태학자 러셀 본두리언스키(Russell Bonduriansky) 연구진은 정액이 파리의 일종인 텔로스틸너스 안거스티콜리스(Telostylinus angusticolis) 다양한 크기의 수컷과 짝짓기를 한 암컷의 새끼를 연구하여 이러한 결과를 얻었다고 메디컬뉴스투데이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결과 수컷의 크기와 무관하게 암컷이 수태 전에 짝짓기를 한 경우에 정자는 암컷에게 오래 머물러 있었다. 다만 미성숙한 난자는 수정되지 못했다. 두 주 후에 이 파리의 암컷은 다른 두 번째 수컷과 짝짓기를 하게 하자 난자가 성숙하고 정액에 의해 수태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태어난 새끼는 첫 번째 수컷의 크기와 비슷하게 나타났다.
이는 첫 번째 수컷의 정액 내 화학물질로부터 수태되었을 가능성을 보이는 것으로, 그 수컷이 아버지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그러한 잔여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수컷의 정액은 아버지로서의 실제 신체 특성과 무관하게 향후 태어날 새끼에게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면, 암컷은 그 유익성을 가지고 진화를 선택했을 것이라고 연구진은 추정했다.
이러한 가정 하에서 정액이 암컷의 체내에 사정되면 일부 암컷 동물들은 다양한 수컷에게서 받은 정액을 진화상 목적을 위해 체내에 보관하고 있다가 자신의 난자와 수정시키게 되어 가장 좋은 DNA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본두리언스키 연구자는 “암컷들은 자신의 난자가 충분히 성숙하지 않은 상태에서조차도 선택하려는 경향을 보인다”며 “이는 장래에 새끼들의 건강을 위한 것으로 나중에 수태하더라도 이러한 전략을 택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암컷이 정액을 체내에 보관한다는 생각은 수십년간 존재해 왔다. 이는 관찰된 사실을 통해서 어느 정도 파악되어 왔다. 기존 생각만큼 수컷의 체형 크기는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액은 화학적으로 복합한 형태로 단백질과 RNA가 액체상에 부유하고 있다.
본두리언스키 연구자는 “전통적으로 토끼와 수소들은 정액을 암컷에게 미량만 남기지만, 몇 번 안 되는 섹스로도 정액을 통해 생식을 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정액이 수컷의 RNA를 보관하고 있음은 이미 명백해진 사실로 사람과 쥐, 초파리와 선충(nematode worm)에게서는 적어도 이는 확실한 사실이며, RNA가 배아 초기 발달에 역할을 한다는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소량의 사정된 정액도 다양한 기능을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발견사실은 생태학 및 진화 트렌드(Trends in Ecology & Evolution) 3일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