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방사선 치료 후 암 환자의 혈관이 노화되고 질병을 유발하는 원인을 밝혀냈다.
사람의 혈관은 방사선에 취약해 암 치료를 받거나 방사선 작업 종사자들이 피폭되는 경우, 혈관의 대사가 변화하고 세포 노화가 진행돼 심혈관 질환 등을 유발하는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많은 연구에도 이같은 변화가 일어나는 이유를 규명하기는 어려웠다.
한국원자력의학원 김광석 박사팀은 방사선에 노출된 심혈관세포에서 GDF15(GDF15, Growth differentiation factor 15, 전립선암 및 직장암 등을 유발하거나 전이시키는 단백질로 알려져 있음)라는 단백질을 많이 생성, 이 단백질이 세포 밖으로 분비돼 주위에 있는 심혈관세포의 활성산소를 증가시키고 노화를 촉진시키는 과정을 밝혀냈다고 4일 밝혔다.
연구진에 따르면, GDF15 단백질의 발현을 억제시킨 심혈관세포에 방사선을 조사하면 세포 노화가 억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 원리를 이용해 방사선에 노출되기 이전 또는 노출된 이후에 GDF15 단백질의 발현을 조절하면 세포의 손상을 줄일 수 있음을 확인했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토대로 정상혈관 손상 마커를 이용한 진단 기술을 임상에 적용할 예정이며, 해당 기술을 국제 특허로 출원한다는 계획이다.
김 박사는 “특히 방사선 치료를 받는 암환자들의 GDF15 발현을 억제시켜 정상혈관은 보호하면서 암세포를 사멸시킬 수 있다”며 “방사선 치료의 효율과 안전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암 생물학 학술지 ‘온코타깃’(Oncotarget) 온라인판에 지난달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