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서 부는 ‘간호로봇’ 바람
세계서 부는 ‘간호로봇’ 바람
미국·일본 등 요양기관에 속속 도입 … 국내선 아직 ‘걸음마’
  • 이우진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6.02.17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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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인구가 급증하는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간호를 위한 로봇이 속속 도입,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비슷한 상황임에도 국내 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어 간호로봇 도입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은 간호로봇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국가 중 하나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병원은 지난해 1월부터 연구 샘플, 수술 도구 및 식사, 복용약 등을 운반해주는 간호 보조 로봇을 25대가량 운용하고 있다. 이 로봇은 카메라, 음파탐지기, 레이저, 적외선 등 30여 개 이상의 다양한 센서를 탑재하고 있어 무선 통신으로 병동 문을 열거나 엘리베이터를 사용할 수 있다.

구글은 로봇을 스마트폰에 이은 성장산업으로 지목하고 간호 및 의료에 쓰일 인간형 로봇 개발을 위해 15개의 기업을 인수했다.

 

▲ 일본 이화학연구원이 개발한 ‘ROBEAR’.<출처=일본 이화학연구원>

가장 적극적으로 간호로봇을 개발, 도입하고 있는 곳은 일본이다. 지난 2009년부터 정부가 직접 나서 로봇을 이용한 간호를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 등은 지난해 지난 2012년 11월 지정했던 ‘로봇 기반 간호서비스 중점지원’ 분야를 기존 5개 항목(보호자용 파워어시스트·이승용 파워어시스트·보행지원·이동형 로봇 화장실·간호시설용 외부통신)에 재택간호 및 치매간호, 화장실용 보행로봇을 추가해 2014년 발표하기도 했다.

 

▲ 일본 소프트뱅크 사의 인간형 로봇 ‘페퍼’. <출처=소프트뱅크>

기업의 개발 열기도 뜨겁다.

일본 이화학연구원이 개발한 리프팅 어시스트(환자를 침대에서 들어올리는) 로봇인 로베어, 엔윅(NWic)사가 개발한 배설처리로봇 ‘마인렛 샤와야가’ 등은 이미 일선 의료기관에서 운영되고 있다. 특히 마인렛 샤와야가는 사회보험까지 적용된다.

이같은 추세는 비의료업계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일본 쓰쿠바대학과 학내 벤처기업인 ‘사이버다인’은 근위축성 측색 경화증(ALS)과 근위축증 치료용으로 개발된 ‘HAL’을 오는 3월부터 뇌줄중치료에 확대 적용하기 위해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에 임상시험 계획 신고서를 제출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당초 HAL은 근위축증 환자의 보행을 돕기 위해 착용하는 로봇인데, 이를 뇌졸중 환자의 재활치료까지 가능하도록 적응증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판매에 들어간 소프트뱅크의 인간형 로봇 ‘페퍼’도 주목을 받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달 도쿄에서 개최한 ‘페퍼 월드 2016’ 전시회에서 ‘페퍼’를 간호 보조 업무 사업으로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개호시설(노인요양기관의 일종)에 내원 혹은 입원한 환자들의 체성분과 검진결과를 스스로 분석해 월·연간 누적 결과를 도출하도록 했고, 인간의 형태를 하고 있는 로봇임을 적극 활용해 고객의 현재 건강상태를 직접 설명해주는 카운슬러 로봇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 소프트뱅크 측의 설명이다.

 

▲ 일본 소프트다인 사의 ‘HAL’. <출처=소프트다인사 홈페이지>

# 빠른 노령화에 ‘간호업무’ 도입도 급물살 = 미국와 일본이 간호 로봇에 큰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인구의 고령화 속도가 가파르게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65세 이상 노인이 다른 노인을 돌봐야 하는 가정의 비율이 2014년 전체 가구 수의 절반을 넘어섰다. 일본 정부가 2010년 다급하게 외국인 의사의 진료를 허용하고 간호사 자격 시험의 난이도를 하향조정하는 등 대책을 강구했지만 아직까지도 간호사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미국도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은 2010년 베이비붐 세대가 대부분 은퇴하며 양로원과 양로원 내 인력이 부족해지기 시작했다. 더욱이 미국 간호사들의 평균 연령은 40~45세로 현직 간호사들의 은퇴가 이어지는 반면 신규 간호사 배출 인원은 은퇴 간호사보다 낮아 간호인력 난이 심각하다.

일부에서는 2012년 기준으로 미국 내 간호사가 적정치보다 100만명 이상 부족하다는 연구결과까지 나오고 있다.

# 국내 간호로봇의 현주소는 = 국내에서도 자체 생산한 간호보조용 로봇을 요양기관에 직접 배치한 사례가 있었다.

경주시와 한국로봇융합연구소는 지난 2012년 12월 국내 최초 노인간호보조로봇인 ‘KIRO-M5’를 개발, 2013년 2월 경주시립 노인전문간호센터에 시범 배치했다. ‘KIRO-M5’는 노인 환자의 기저귀 교환시점 고지, 물건운반과 실내 공기살균 및 탈취, 노인의 건강상태 유지 등을 담당하는 간호 보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또 각 병실을 돌아다니며 모닝콜, 식사 및 운동 알림, 로봇 내 내장 카메라를 통한 실시간 환자 상태 파악 기능 등을 가지고 있어 간호사의 업무 부담을 줄일 수 있으리라고 시는 도입 당시 예상했다.

 

▲ 2013년 도입된 국내개발 로봇 ‘KIRO-M5’. <출처=한국로봇융합연구소>

그러나 도입된 로봇은 기저귀 교환시점을 알려주는 인디케이터 센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문제 때문에 불편만 유발했다. 노인 환자들의 기저귀 교체 시점은 대소변으로 인한 짓무름 등을 방지하는 중요한 기능임에도 센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기저귀 교체시기를 놓치기가 일쑤였다.

결국 제대로 된 간호보조가 어려워졌고 해당 로봇은 사실상 가동이 중단됐다. 지역 내에서는 불필요한 로봇 개발로 국민혈세를 낭비했다는 지적까지 나오기도 했다. 이후 다양한 로봇이 개발됐지만 아직까지는 현장에 쓰이는 기기는 없다.

상황이 이렇자 정부는 간호 로봇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지원은 빈약한 수준으로 ‘생색내기’만 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8월 ‘지능형 로봇 2015년 실행계획’을 통해 신규과제로 간호·간병 서비스 로봇을 채택했지만 복지부가 투자하기로 한 금액은 26억원에 불과했다. 전체 투자액인 2076억원의 1.3%에 불과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의 경우 간호·간병통합서비스(포괄간호서비스의 새 이름)의 도입으로 간호사들의 업무 분담률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가 향후 2018년까지 간호·간병통합서비스에 간호인력을 지원하겠다고 밝혀 로봇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간호로봇을 개발하는 대부분의 업체들이 아직 중소기업에 편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히 간호로봇은 로봇의 지능과 중량, 환자와 보호자의 거부감 해소, 핵심 부품 국산화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며 “기술의 개발 및 로봇 도입 후 필요한 수가 책정, 병원 및 의료진의 활용, 정부의 지원 등 여러 기관의 협력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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