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방글라데시에서 희귀질환으로 손발이 마치 나무처럼 변한 남성의 사연이 여러 해외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그가 다시 예전의 손발을 가질 수 있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일 방글라데시 일간 다카트리뷴 등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남서부 쿨나에서 오토릭샤(삼륜차)를 운전하던 아불 바잔다르(26)는 10년전 자신의 손에 작은 사마귀가 난 것을 발견했다.
바잔다르는 스스로 사마귀를 잘라 없애려 했지만 사마귀는 점점 번져나갔고 방글라데시 전통치료사인 '카비라지'를 찾아갔지만 별 도움을 얻지 못했다.
그는 증상이 심해지면서 통증이 발생하자 집 주변과 인근 인도 콜카타의 종합병원 등을 찾았지만 역시 마땅한 치료법을 얻지는 못했다. 한 병원은 수술을 권했지만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웠다.
그사이 그의 상태는 점점 심각해져 양손이 완전히 나무뿌리처럼 변했고 발에도 상당부분 나무뿌리 모양의 사마귀가 번졌다.
5년전부터는 운전을 그만둔 것은 물론 식사와 양치도 혼자 할 수 없게 됐으며 심지어 용변 후 뒤처리까지 어머니와 아내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그는 최근 수도 다카에 있는 다카의과대학병원이 그의 소식을 듣고 무료로 수술 하는 등 치료를 해주겠다고 제안하면서 다시 예전의 손발을 가질 희망을 갖게 됐다.
이 대학 사르만타 랄 센 박사는 “바잔다르의 질환은 ‘사마귀양 표피이형성증’(Epidermodysplasia Verruciformis)으로 ‘나무인간병’이라고도 불린다”고 다카트리뷴에 설명했다.
센 박사는 이 병이 사마귀나 반점을 일으키는 인유두종 바이러스(HPV)에 유전적으로 극도로 취약한 경우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전염성은 없다고 덧붙였다.
다카트리뷴은 바잔다르가 지금까지 이 병에 걸린 것으로 알려진 5번째 환자라고 전했다. 그동안 인도네시아에서 2명, 네덜란드에서 1명, 루마니아에서 1명의 환자가 보고된 바 있다.
아직 이 병의 치료법은 확립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마귀를 외과적으로 제거할 수는 있지만 인도네시아에서 이 병에 걸린 환자는 사마귀 제거후 더 빠른 속도로 재발했다.
네덜란드 환자는 방사선 치료를 했지만 그 부작용으로 암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카의과대학병원은 바잔다르의 치료를 위해 지난달 30일 그의 정밀 검사를 시행했으며 다른 병원의 성형외과 전문의 등을 포함, 위원회를 구성해 그의 진단과 치료 방법을 결정하기로 했다.
센 박사는 “한 미국 의사가 바잔다르의 혈액과 조직 샘플을 요청하는 이메일을 보내 왔다”면서 그의 치료가 세계 의료계의 관심을 끌고 있음을 시사했다.
센 박사는 “수술은 여러차례에 걸쳐 장기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전체 수술 기간이 6개월은 걸릴 것”이라고 CNN에 말했다.
그는 “완전한 치료를 할 수 있다고 장담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바잔다르가 다시 손을 쓸 수 있게는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수술결과에 대해 낙관했다. rao@yna.co.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