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정보를 처리하는 대뇌의 시각피질(visual cortex)이 기존 생각과는 달리 자체적인 결정능력도 보유한 것으로 밝혀졌다.
미시건주립대학 심리학부 잰 브래스캠프 교수는 기존 연구 조건을 조금 조정하여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사이언스데일리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결과는 ‘네이처 뉴로사이언스(Nature Neuroscience)’ 저널에 발표됐다.
이번 연구는 MRI 스캐너를 통해 실험대상자들의 뇌 활동을 모니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실험대상자들에게는 프로젝터 영상을 통해 점(dot)이 서로 붙어있도록 고안된 무늬 패턴을 보여주었다.
연구진은 프리즘 세트를 통해서 이들 실험대상자들의 안구가 일반적인 조건과 달리 각각 점 패턴을 주시하고 있었으며, 또한 각각 프로젝터 영상의 서로 다른 부분을 보고 있었다고 보고했다.
두 눈이 다른 패턴을 보고 있기에 두 패턴을 결합시키는 일은 뇌가 눈에서 받아들인 모순된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착시를 유발했고 두 패턴을 인식하는 인식 과정에서 두 패턴이 서로 뒤바뀌는 현상이 나타났다.
기존 연구에서는 이같은 패턴 교환에 관한 결정이 연합령(association cortex)이라고 하는 높은 수준의 기능을 다루는 곳에서 조절한다고 알려진 바 있다. 또 시각피질은 시각 정보 처리 같은 단순한 작용을 담당하는 것으로 언급됐다.
하지만 기존 연구에서는 오리-토끼 이미지 같은 분명한 착시로 인해 인식이 전환되는 순간을 실험참가자들이 경험했다. 이때 실험참가자들은 놀란 반응을 보였다. 놀람(surprise)과 관련된 뇌의 부위와 결정을 내리는 부위는 매우 비슷했다.
이 때문에 브래스캠프 교수 연구진은 실험대상자들에게 두 점 패턴이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의식하지 말도록 요청함으로써 놀람이라는 요소를 실험에서 제거했다. 실험대상자들의 인식이 두 점 패턴 사이를 오가더라도 실험대상자들은 이를 의식하지 못했다. 그 결과 실험대상자들의 연합령에서 나타나는 뇌 활동 증가현상은 사라졌는데, 연구진은 이러한 현상이 시각피질이 자체적으로 인식들을 대상으로 결정을 내린 증거라고 보았다.
브래스캠프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직관에 반대되어 솔직히 좀 놀라운 결과”라면서 “시야를 관장하고 마음 속에 영상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단순한 작용을 담당하는 뇌의 부위가 결정을 내리는 것과 유사한 능력을 가지고 있음이 판명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제 막 뇌의 작용원리를 이해하려는 초기 단계에 서 있는 상태이며 시각계(visual system)는 이 같은 원리를 이해하기 좋은 부위”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