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방역체계 개편? 이런 공청회 왜 하나?
국가방역체계 개편? 이런 공청회 왜 하나?
  • 이우진 기자
  • 승인 2015.08.19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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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질본)·의료계·행정학 전문가들이 18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 모여 ‘국가방역체계 개편 방안’을 논의했지만, 서로간의 입장은 좁혀질 듯 좁혀지지 않은 채 공허한 메아리로 막을 내렸다.

특히 의료계의 바람이었던 보건부 독립과 질병관리청 승격에는 의료계와 정부·행정 전문가들의 시각이 엇갈렸다. 의료계는 이날 감염 관리 등을 위한 전문적인 기관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한 반면, 정부와 행정 전문가들은 의료 분야의 힘을 기르기 위해서는 정부 조직 개편보다 ‘맨파워(기관 내 인사의 영향력)’를 향상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주장을 폈다.

양측의 입장 모두가 일견 이해는 된다. 복지부와 질본이 보여준 메르스 초기 대응은 부실했고 의료진들이 원하던 ‘정보 공유’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무엇보다 전문가 양성 부족, 대응 미숙, 역학조사관의 무능력함 등을 보여준 질본의 모습은 현장에서 메르스 퇴치에 힘쓰는 의료인들에게는 큰 실망만을 안겨주었을 것이다.

행정가들이 주장한 ‘질병관리청 승격은 질본의 위치를 상승시키기보다 단순한 집행기구의 전락일 뿐’이라는 논리도 이론상으로는 맞다. 현재 행정 조직 구분상 ‘청’은 정책적 결정권을 가진 기구라기보다 하나의 업무만을 수행하는 ‘행동하는 기구’밖에 될 수 없는 상황이다.

단순히 감염병 예방을 위해 보건부를 독립시키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주장도 납득할 만하다.

▲ 18일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공청회 장면.

그럼에도 양측의 주장이 상대방의 입장을 받아들이기에는 서로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 의료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복지부가 의료기관에 보여줬던 실망감과 의료계의 뜻을 반하는 정책에 대한 불신이 쌓여 보건부 독립을 주장하는 것을 이해해야만 한다.

반대로 행정 전문가들의 입장을 알기 위해서는 의료계 내부에서 ‘정부 조직 개편’이라는 카드가 얼마나 행정인력 낭비와 혼선을 야기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했다. 그러나 이날 공청회는 상대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서로의 할 말만 주장하는 모양새가 됐다는 점에서 아쉽기만 하다.

정부 역시 이날 공청회의 문제원인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공청회’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 정부는 공공 분야의 다양한 전문가를 통해 의견을 듣고 반박과 재반박 속에서 최선의 결과를 도출해야 한다. 그러나 이날 정부 관계자들의 태도는 ‘일방적 주장’을 펴는 데 그쳤다.

실제로 공청회에 참석한 한 의대 교수는 “(전문가들이) 말을 하면 공청회를 주관하는 기관(정부)에서 역제안을 하고 논의를 해야 하는데 오늘 행사는 단순한 토론에 그치고 있다”며 불만을 제기할 정도로 공청회는 의미없는 메아리가 된 듯하다.

우리나라는 지난 5월부터 7월 말까지 ‘메르스’ 사태로 극심한 공포에 시달렸다. 메르스로 인한 직·간접적 손실도 상상 이상이었으며 현재까지 국민들의 ‘의료 공포’, 의료진들의 ‘정부 불신’, 의료계와 정부의 ‘소통 부재’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됐다. 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상호간의 이해와 소통이 절실하게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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