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나는 영유아, 메르스 걱정에 가정치료? 화만 키운다
열나는 영유아, 메르스 걱정에 가정치료? 화만 키운다
  • 신선희 교수
  • admin@hkn24.com
  • 승인 2015.07.10 1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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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선희 교수.

지난 6월 4개월된 남아가 발열과 설사가 있었으나 메르스 때문에 병원 방문을 두려워한 어머니는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지 않은 채 개인병원에서 지사제와 해열제를 처방받아 먹였다. 그러나 엿새간 열이 떨어지지 않았고 결국 우리 병원을 방문해 검사한 결과 심각한 탈수와 신우신염으로 진단받았다.

또 10살 남아가 고열과 두통이 있었으나 부모가 같은 이유로 병원 방문을 꺼려 약국에서 해열제와 진통제만 구입해 먹이고 지냈으나 이후 병원에서 뇌수막염 진단을 받았다.

올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이슈는 당연 메르스의 발병과 유행이다. 하지만 메르스 감염으로 인한 과도한 공포심과 사회적 불안감은 병원 기피현상을 유발해 질병을 키우고 여러 합병증의 원인이 되고 있다.

특히 메르스에 대한 걱정으로 오랫동안 열이 나는 영유아를 집에서 민간요법으로 치료하거나 방치하다가 뒤늦게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해마다 5월부터 8월까지는 수족구, 포진성 구내염과 뇌수막염이 유행한다.

또 한여름에는 식중독, 살모넬라 장염, 유행성 각결막염 등이 유행한다. 이들 질환은 면역이 약한 영유아가 더 잘 걸리고 증상도 심해 뒤늦게 병원을 방문하는 경우 탈수, 패혈증, 뇌염 등의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영유아에게서 열이 나흘 이상 나거나 기침이 2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 단순한 감기가 아닌 합병증으로 인한 증상일 수 있어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특히 3개월 미만 영아의 경우 단 하루라도 고열이 있다면 병원에서 전문의에게 진단을 받아야 한다.

7월 9일까지 국내의 메르스 확진환자는 186명으로 사우디아라비아 다음으로 가장 많이 발생했다. 대부분 병원감염이었으며 성인병동을 중심으로 환자, 의료진, 간병인들에게 감염이 됐다.

이처럼 메르스가 대부분 성인들에게서 나타났지만 사회적으로는 오히려 아이를 가진 부모들의 걱정이 더 컸고 이러한 우려 때문에 초등학교, 유치원, 어린이집 등이 휴업을 했다.

하지만 실제 이들 연령층에서의 환자 발생은 없었다. 국내 확진환자 중 가장 어린 환자는 삼성서울병원에서 진단된 16세 남자로 기저질환으로 뇌종양이 있었으나 심각한 합병증이나 후유증을 남기지 않고 완치됐다.

지금까지 전세계적으로 1000건이 넘는 메르스 환자가 보고됐지만 16세 미만은 단 14건에 그쳤다. 이 중 9명은 무증상 노출자이며, 2명은 사망했고, 3명은 가벼운 호흡기질환을 앓은 것으로 보고됐다. 사망한 어린이 중 한 명은 신증후군을 앓던 9개월 남아였으며 나머지 한 명은 희귀병인 낭성섬유증을 앓던 2세 남자 환자였다. 가벼운 호흡기질환을 앓았던 환자 중 한 명은 다운증후군이 있었던 환자였다.

이처럼 영유아의 메르스 감염확률은 매우 낮으며 앓더라도 성인보다 증상이 가벼운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중국과 홍콩에서 유행했던 사스 역시 영유아 발병사례는 많았지만 증상이 가벼웠다는 통계결과가 있다.

더욱이 영유아의 메르스 유병률이 적은 것과 증상이 가벼운 것에 대한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음에도 면역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영유아가 메르스로부터 더 위험할 것이라는 걱정은 근거가 없다. 필요한 경우 전문의를 찾아가 영유아의 상태를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 큰 병을 막을 수 있는 길이다.<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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