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툭하면 심평원 때리기
건보공단, 툭하면 심평원 때리기
이번엔 국제행사 두고 시비 걸어 … “심평원 행사는 국제 사기극”
  • 이동근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5.06.15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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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심사평가원 주최로 열리는 국제행사(세계 보건의료구매기관 네트워크 구축)를 두고 국민건강보험공단 노동조합과 심평원이 또다시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  이번에도 시비는 건보공단측에서 먼저 걸었다. 과거 김종대 이사장 시절에도 건보공단은 심평원의 업무 통합 문제를 두고 끈질기게 시비를 걸면서 양자간 첨예하게 대립한 바 있다. 이번 갈등 역시 그 연장선상으로 볼 수 있다.  비록 노조가 전면에 나섰지만, 건보공단측의 심평원 때리기가 재현되는 셈이다. 

이번 행사를 두고 건보노조는 심평원이 건보시스템을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심평원은 ‘보건의료 purchasing’의 역할을 하고 있을 뿐이라고 반박한다.

외부인들에게는 미묘한 문제일 수 있지만 당사자들에게는 각 기관의 역할을 정의하는 내용이어서 양자의 대립은 갈수록 격해지는 분위기다.

◆ 건보노조 “국제사기극” vs 심평원 “모두의 이익이 될 것”

심평원은 15일 내부게시판에 ‘왜 보건의료 Purchasing 이고 국제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한가?’라는 글을 올리며, 직원들에게 ‘세계 보건의료구매기관 네트워크 구축’ 국제 행사 개최의 의미에 대해 설명했다.

심평원은 이 글에서 “국제행사를 통해 우리나라의 의료비용 관리체계를 설명하고 우리의 경험을 국제사회와 공유하는 당사자가 되는 것은 우리원의 이익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오는 8월27,28일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에서 열리는 ‘세계 보건의료구매기관 네트워크 구축’ 행사는 WHO, OECD 등 국제기구, 보건의료 서비스관리기관장 등 100여명이 참여하는 국제행사다. 현재 심평원과 건보공단 공동 주최, 복지부 후원 형식 등이 논의되고 있다.

심평원이 이같이 밝히고 나선 이유는 건보노조가 앞선 10일 성명서를 통해 “심평원장이 건강보험 시스템을 부정하고, 심평원이 (진료비를) 지급하는 것으로 왜곡해서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며 ‘국제 사기극’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강하게 비난한 것에 대해 반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건보노조는 성명서에서 “보험자가 두 개인 것으로 혼돈을 일으키게 하는, 국민의 보험료를 헛되이 퍼붓고 있다”며 “행사장 점거에 이르기까지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행사를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심평원이 이 행사를 통해 건강보험의 관리자인 것처럼 행세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심평원은 “이번 국제행사는 단기간 내에 놀라운 성과를 이루어낸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와 심사평가시스템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 각국에서 직면하고 있는 보건의료 현안들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 심평원 “건보공단은 계약자, 우리는 조정자”

심평원은 이 글을 통해 “심평원은 보건의료 ‘purchasing’의 대부분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사실을 감안하여 국제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심평원의 이와 같은 노하우를 공유하고 각 국가의 현안과 문제점을 논의하는 장(場)을 마련하여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하고자 하는 취지”라고 행사에 의의를 부여하기도 했다.

심평원이 언급한 ‘purchasing’은 사전적으로는 ‘구매(구입)’라고 번역된다. 그러나 심평원측은 “공공 보건의료분야에서 단순히 구매라고 표현하는 것은 Purchasing이 내포하고 있는 여러 기능적 의미를 모두 표현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며 “Purchase에는 ‘Value for money’를 고려하여 서비스를 선택·구입한다는 개념이 내포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대가를 지급하고 재화 또는 서비스를 취득한 결과에 초점을 둔 ‘Buying’과 다른 용어라는 설명이다.

심평원이 굳이 ‘purchasing’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이유는 건보노조가 “심평원이 (진료비를) 지급하는 것으로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한 반박으로 해석된다.

심평원은  Purchasing의 기능과 관련, 건보공단은 건강보험가입자를 모집하고 관리하며, 요양기관에 대해서는 요양급여비용을 지급하는 업무를 수행함으로써 계약자(Contracter)로서의 지위를 갖는다고 보고 있다. 또 심평원은 계약조건을 조정설계, 사후적으로는 계약의 이행과정에서 그 적정성 여부를 심사·평가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조정자(Moderator)로서의 지위를 갖는다고 평가한다.

즉, 단순히 ‘buy’가 아니라 ‘Value for money’(돈의 가치 평가)를 행하는 심평원의 역할이 따로 있으며, 이번 행사는 평가에 방점을 두고 있으므로, 심평원이 이 행사를 주최하는 것은 정당하다는 것으로 읽힌다.

한편, 심평원은 “이미 WHO, OECD 등 국제기구로부터 한국의 보건의료비용·의료의 질 관리의 핵심역할 수행과 이를 뒷받침하는 시스템에 따른 놀라운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보건의료시스템 특히 의료비용 관리체계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심평원은 “(이번 행사가) 세계보건기구(WHO)의 공식 후원으로 개최된다. 건강보험공단과의 공동개최는 현재 협의 중에 있다”며 건보공단과 대립하기 위해 개최하는 행사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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