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암 환자의 유전체를 분석하면 종양의 수술전후 악성도를 분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한국인의 전립선암 ‘맞춤치료’를 가능하게 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립선암은 남성암중 발생률 5위 및 유병률 3위를 기록하고 있고 증가폭 역시 크지만 개인마다 치료에 대한 반응이 달라 수술 전후 종양의 악성도 검사를 반드시 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환자 개인의 유전적 변이를 분석하면 악성도 검사 없이도 암의 병리학적 등급을 미리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분당서울대병원 비뇨기과 변석수·오종진 교수팀은 근치적 전립선적출술을 받은 257명의 저위험 전립선암 환자의 DNA에서 24만2221개의 단일염기다형성(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 SNP)을 분석했다.
그 결과, 15개의 단일염기다형성이 저위험 전립선암 환자의 수술 후 악성도 증가를 예측하는데 유의한 인자임을 밝혀냈다. 특히 3번 염색체에 존재하는 단일염기다형성 rs33999879의 변이가 있으면 수술 전 조직검사에서는 암의 악성도가 낮게 확인됐지만 전립선적출술 후에 확인한 조직검사에서는 악성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rs33999879는 세포유사분열시 염색체 응축과 DNA 수선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진행된 간암 및 림프종과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해당 유전체와 전립선암과의 관련성이 제시된 것은 세계 최초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는 전립선암 환자 치료에 중요한 기준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전립선암이 확진되어도 느린 진행 속도를 고려하여 경과를 관찰하면서 치료하는 방법을 선택할지, 아니면 유전자 변이로 인해 암의 악성도가 중등급 이상일 수 있어 수술적 치료를 선택해야 하는지 구분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변 교수는 “전립선암수술을 통해 적출한 조직의 최종 병리검사에서 악성도 증가에 유의한 유전자 변이를 발견함으로써 환자의 상태나 예후에 대한 예측이 가능해 졌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미래 의학의 핵심 중 하나인 개인 맞춤의학의 적용 가능성을 한국인 전립선암 치료에서 처음 보였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공공과학 도서관이 발행하는 학술저널 ‘플로스원(PLOS ONE)’에 게재됐다.